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The Clumsy Venovist] 연습, 또 연습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에 2-3회 열심히 베노바를 연습하고 있다. 하루에 연주하는 총 시간은 아마 2시간을 조금 넘을 것이다. 케인 리드로 바꾼 이후 소리를 내기가 한결 수월해졌고, 최근 이삼일은 열심히 텅잉('tonguing')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아랫입술을 살짝 물듯이 한 상태로 마우스피스를 문 다음 혀를 놀려서 음을 끊는 것이 왜 이렇게 어색한지 모르겠다. 암부슈어 - 여기에는 혀를 잘 놀리는 것도 포함한다 - 를 완성하는 데에만 몇 년이 걸린다고 하니 조급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

악기 연습을 마치면 바닥에 떨어진 침을 닦아서 뒷정리를 해야 한다. 평소에 내가 침이 좀 많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관악기 연습을 하니 약간 과장을 보태어 모든 구멍에서 침이 흘러나옴은 물론이요, 바닥에도 뚝뚝 떨어져서 그 흔적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남는다. 별도로 수건을 갖고 다니면서 바닥에 깔고 연습을 해야 될 것 같다. 베노바는 악기의 길이를 줄이기 위해 관을 구불구불하게 만든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지만, 왼쪽 엄지손가락으로 막는 뒷편 구멍(아래 사진에서 빨강 화살표로 표시한 곳)이 구부러진 돌출부에 위치해 있어서 이쪽으로 침이 흘러나오기 쉽다. 그러면 높은 음을 불기 위해 이쪽 구멍을 열었을 때 소리가 예쁘게 나오질 않는다.



어차피 캐주얼 관악기를 표방하고 있으므로, 이런 사소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재설계를 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베노바로 연주한 정식 음반이 나올 정도로 이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또 모를까. 요즘에는 음반을 내는 것이나 유튜브에 연주 동영상을 올리는 것이나 감상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기는 하다. 유튜브에 베노바 연주 동영상은 꽤 많으니 말이다. 이것이 연주자에게 얼마나 수익을 가져다 주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말이다.

아직 피치도 불안하고 음이탈('삑사리')이 자주 일어나 고전하고 있지만 간단한 곡은 연주할 수준이 되었다. 케인 리드의 탄력이 처음보다는 조금 줄어든 것 같다. 기타줄을 갈듯, 관악기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이 있다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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