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1일 금요일

프로바이오틱의 부작용

프로바이오틱스 먹고 패혈증? 50대 女, 20일만에 사망
"프로바이오틱"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오늘 접한 뉴스이다. 사망한 사람의 패혈증이 복용 중이던 프로바이오틱스와 연관이 있음을 입증하려면 패혈증을 일으킨 세균을 분리하여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구성 미생물과 동일한지를 살피면 될 것이다. 유익한 미생물이므로 많이 먹어도 별다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나 역시 심각하지 않게 생각했는데, 부작용이 있다는 보고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살아있는 세균 배양체 덩어리이니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화관 내로 들어간 미생물이 어떻게 하여 혈중을 떠다니는 심각한 감염을 유발하게 되는 것일까? 알지 못하는 사이에 위나 장에 생긴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입할 수도 있을 것이고, 요즘 널리 이야기되는 intestinal integrity(혹은 gut integrity)에 문제가 생겨서 그랬을 수도 있다.

구글에서 학술 논문을 몇 개 찾아보았다.

Lactobacillus rhamnosus administration causes sepsis in a cardiosurgical patient—is the time right to revise probiotic safety guidelines?  Clin Microbiol Infect. 2011 Oct;17(10):1589-92. doi: 10.1111/j.1469-0691.2011.03614.x. Epub 2011 Aug 16. PubMed
심장 판막 수술을 받던 24세 여성 환자가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 혈액에서 검출된 Lactobacillus rhamnosus는 이 환자가 먹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들어있던 것이다. 장기부전, 면역기능 저하 및 gut barrier가 정상이 아닌 환자가 프로바이오틱을 먹으면 감염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안전 가이드를 수립할 때이다.
Risk and Safety of Probiotics. Clin Infect Dis. 2015 May 15; 60(Suppl 2): S129–S134. PMC
프로바이오틱은 일반적으로는 안전하다고 여겨지지만, 다음과 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systemic infections, deleterious metabolic activities, excessive immune stimulation in susceptible individuals, gene transfer and gastrointestinal side effects
The efficacy and safety of probiotics in people with cancer: a systematic review. Ann Oncol. 2014 Oct;25(10):1919-29. doi: 10.1093/annonc/mdu106. Epub 2014 Mar 11. PubMed
암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면 설사가 호전되는 혜택이 있지만 이들은 면역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므로 다른 부작용을 겪을지도 모른다. 1530명의 환자를 포함하는 17 종류의 연구를 통해서 다섯 건에 대해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연관된 감염이 증거를 확인하였다. 이 연구에 대한 쉬운 설명(영문)은 여기에 있다.
최근 나 역시 외국의 전통 유제품에서 분리된 Lactobacillus rhamnosus 균주의 비교유전체 분석을 위해 공부를 하다가 이 종에 속하는 균주들이 임상 시료, 즉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된 경우가 매우 많음을 알고 꽤 놀랐다. 프로바이오틱이 분명히 좋은 점이 있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일부 사람에게는 그 효능보다 해악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식품 형태로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먹어서는 위산과 담즙이 엄청난 공격에도 살아남아 장까지 도달하는 세균의 수는 매우 적다. 대신 배양한 생균을 먹으면 - 요즘은 여러 형태로 제제화를 하여 생존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 민감한 사람에게는 감염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양날의 칼이다.

프로바이오틱은 건강에 좋을 수도 있지만, 그저 식품 상태로 풍미를 즐기며 기호품처럼 먹을 때가 가장 편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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