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6일 목요일

J. H. Clippinger의 강연 <제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산업 트렌트>와 그 뒷이야기

어제 개최되었던 2017 바이오 미래 포럼에서 미국 MIT 미디어랩 '교수'인 J. H. Clippinger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Clippinger(클리핀저? 클리핑거? 클리핑어?)는 대전광역시에서 주최하는 세계과학 문화포럼 2일차 글로벌 강연에서도 가장 먼저 강연을 했었다. 강연 내용은 요즘 국내에서 꽤 주목을 받는 주제에 관한 것이라서 기억이 남는 슬라이드를 몇 장 촬영해 보았다. '제4차산업혁명'은 잘못된 용어이고, '바이오혁명'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면서 강연을 시작하였다. 아마도 모임의 성격에 맞춘 서비스를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인상깊었던 슬라이드. '데이터는 물이다'




MIT 미디어랩은 워낙 유명한 연구소가 아니던가. 그래서 그 곳에 한국인 학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최연소 박사가 배출되었다는 것으로도 화제가 되지 않던가(뉴스). 그래서 과연 그 웹사이트에는 Clippinger가 어떻게 소개되어 있는지 궁금하였다. 그런데... 그저 Human Dynamics 그룹의 방문 연구자라고만 나온 것 아닌가(링크). 그것 한 줄 말고는 연구 분야나 약력에 관한 아무런 소개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를 MIT 미디어랩 교수라고 소개하는 것은 과장이 심한 것이 아닐까?

도대체 그는 어떤 사람인가? 구글에서 Clippinger, J.H. Clippinger 또는 J. H. Clippinger로 검색을 하였으나 마땅한 정보가 나오질 않았다. 그러나 이미지 검색 결과로 들어가니 그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를 클릭했더니 John Henry Clippinger, Jr.를 표제어로 하는 위키피디어의 페이지(링크)가 나온다. 그런데 여기를 보면 맨 위에 '이 글은 고아(orphan)다'라는 설명이 있다. 위키피디아 내 다른 페이지에서 이 페이지를 연결하는 링크가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이건 좀 이상하다. 저명한 석학이라면서 위키피디아 안에서 Clippinger라는 인물을 언급한 다른 페이지가 하나도 없다니! 그리고 인물을 소개하는 위키피디아 페이지라면 맨 상단에 있어야 할 한 줄 요약('그는 ...이다')가 없이 그저 초기 생애, 학력 그리고 경력만 소개된 상태이다. 위키피디아는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므로 해당 문서가 완벽하지 않은 것에 대해 누구에게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레이 커즈와일을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 보자.

Raymond "RayKurzweil (/ˈkɜːrzwl/ KURZ-wyl; born February 12, 1948) is an American author, computer scientist, inventor and futurist.

아니면 작년에 돌아가신 앨빈 토플러를 찾아보자.

Alvin Toffler (October 4, 1928 – June 27, 2016) was an American writer, futurist, and businessman known for his works discussing modern technologies, including the digital revolution and the communication revolution, with emphasis on their effects on cultures worldwide.

바로 첫 문장에서 해당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명쾌하게 정의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구글 검색창에서 그의 full name인 John Henry Clippinger를 치니 꽤 많은 페이지가 나온다. 그의 저서 중 A crowd of one: the future of individual identity(2007)이 가장 잘 알려진 것 같고, 서평도 나쁘지는 않다. The biology of business: natural laws of business(1998)에는 John Henry Clippinger III로 나온다. 영미권의 이름에서 2세, 3세는 살아있는 직계 가족 기준이라고 한다. 그래서 3세였던 그가 같은 이름을 쓰는 조부의 사망 후 2007년에는 2세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을 참조하라(How to use Jr, Sr, II, III, etc). 행사장에서 배부한 자료집의 이력사항을 보니 여러 조직을 설립하고 자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나 있었고, He is also a Research Scientist at the MIT Media Lab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관사 'a'가 빠져서 내가 삽입하였다). LinkedIn의 프로필을 보면 그의 현재 경력 사항을 가장 자세하게 볼 수 있다.

내가 보기에 그는 대학에서 인공지능(예일대학교, 학부)과 컴퓨터 공학(펜실베니아 대학, 석사 및 박사)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미래 기술 예측에 식견을 갖춘 사업가 - '스위치 토큰(swytch token) 사업에 힘을 쏟는 - 및 저술가라고 보는 것이 더 적당하다. 그의 이번 방한은 (사)유엔미래포럼 박영숙 대표가 힘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현장에서 그를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는 것을 보았으므로). 미래예측포탈 '인데일리'의 공지사항을 보면 Clippinger의 국내 강연 일정이 빼꼭하게 소개되어 있으니 말이다. 다른 기사를 찾아보니 파이낸셜 코리아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6월에 공동개최한 모바일코리아 포럼에서도 강연을 한 것으로 나온다. 세계적 미래학자께서 일년에 두차례나 한국을 방문하여 강연을 한 것을 보니 어지간한 지한파가 아닌지 모르겠다. 그가 설립자로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Token Commons Foundation에는 박영숙 대표도 보인다(링크).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구글에서 swytch tocken으로 검색을 하면 나오는 정보는 극히 적다. 그런데 '클리핑거' '클리핀저' 또는 '스위치토큰'이라는 국문으로 검색을 해 보라. 그의 국내 강연 소식, 다음달에 ICO(initial coin offering)을 앞두고 있는 스위치토큰 사업 설명에 관한 국문 페이지가 줄줄줄 나온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를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가 내세우는 가상화폐 시스템의 가치를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알아보고 있다는 뜻인가? 그래서 수원시는 (사)유엔미래포럼과 공동으로 신재생에너지의 확산 및 보급을 위해 스위치토큰을 추진한다는 것인지?(수원 소식 링크).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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