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Pentax Q10 구입

연말 여행을 앞두고 간편하게 들고 다닐 카메라를 알아보다가 최종적으로 펜탁스 Q10을 선택하였다. 4년간 주력으로 쓰던 올림푸스 E-620은 최근 '손떨방(Image Stabilization, IS)' 기능이 수명을 다하였고 결정적으로 동영상 촬영이 되지 않는다. 발매 당시는 매우 작은 DSLR이었지만 요즘 기준으로는 그렇지도 않다.

삼성 WB350F, 후지 파인픽스 S8600, XF1, 그리고 XQ1 사이를 저울질하다 우연히 근처 전자제품 매장에서 본 펜탁스 Q10이 눈에 뜨였다. 이미 단종되어 후속 제품이 나오고 있고 성능으로도 최고는 아니지만 튼튼한 만듦새와 독특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더군다나 인터넷 최저가보다 약간 싼 가격으로 팔고 있었기에 약 3일간 고민한 끝에 어제 구입을 완료하였다. 02 Standard Zoom(5-15 mm 2.8-4.5)과 8GB SD 카드가 포함된 키트이다. 이 제품에서는 렌즈에 01, 02..의 번호를 붙인다. 펜탁스 Q 마운트 렌즈는 현재 여덟 가지에 불과하지만, 이것으로도 일반적인 용도는 충분하다 생각된다. 가격도 출시 당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내려갔기에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어차피 예산을 20만원으로 한정하면 고를 수 있는 카메라가 많지는 않다.



펌웨어 업데이트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PC에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케이블을 연결하여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저장용 SD카드에 다운로드한 파일을 복사하여 카메라에 장착한 다음 업데이트를 실시하게 되어 있다. 업데이트 결과 버전 1.03이 되었다.

40.5 mm 렌즈보호용 필터와 D-Li68 호환 배터리만 추가로 장만하면 여행 준비는 끝이다. 약간  워낙 작고 가벼워서 파우치나 케이스 같은 것은 필요가 없겠다. 표준줌은 35 mm 환산으로 27.5-83 mm에 해당한다. 예전에 유행하던 28-85 mm 정도로 견주어 볼 수 있다. 20만원대의 가격에서도 망원쪽이 한참 당겨지는 수퍼줌 카메라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욕심을 조금만 버린다면 이것 하나로 대부분의 용도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펜탁스 카메라를 소유한 것은 평생 처음이다. 대학원 시절, 실험실에 굴러다니던 유* 교수님의 Spotmatic SLR, 그리고 강* 선배의 ME Super, 옆 실험실 신* 선배의 Program plus를 만져본 기억이 새롭다. 필름 카메라 시절의 전설이 LX는 사진과 진열장 너머로만 구경한 바 있다.

펜탁스는 이제 브랜드명으로만 존재한다. 최초로 펜타프리즘과 미러-리플렉스 시스템을 만들고 채용한 회사가 이제는 호야를 거쳐 리코에 인수되었으니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Q 시스템이 과거 펜탁스의 철학은 반영한 것인지는 알 수 없고, 전문가나 하이 아마추어의 욕심을 채우는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제품이다. 그러나 '부족함'이 아니라 '다른 길'로 갔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찾아보니 펜탁스 Auto 110이라는 초미니 SLR이 있었다. 35 mm 필름이 아니라 110 포맷을 쓰던 카메라였다. 올림푸스에서는 Pen F라는 하프사이즈 SLR도 있었다.

Q 시리즈의 최신 모델은 BSI CMOS 센서를 1/2.3"에서 1/1.7"로 키운 Q-S1이다.2014년 8월 무렵에 출시되었다. 판형이 커지면서 기존 렌즈의 화각은 조금씩 광각쪽으로 이동한 셈이 되고, 08 wide zoom이 새로 나왔다. 물론 그 외에도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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