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대전을 방문한 친구들


세 명의 초등학교 동창이 귀한 시간을 내어 대전을 방문하였다. 5학년때 같은 반으로 전학와서 중-고를 거치면서 여러번 같은 반을 하였고 지금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작곡가 겸 연예기획일을 하는 BY(사진), 역시 초-중-고를 같이 다녔고 고3때 같은반에서 성적순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하는 절친으로 지내다가 기계설계학을 전공 후 자동차 회사에 오래 근무한 뒤 3년 전부터는 골프 피팅 엔지니어로서 관련 사업을 하는 KY,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때 같은 반이었고 활달한 성격과 친화력, 폭넓은 인간관계, 그리고 미모로 늘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이 되고 있는 JH.

30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다시 이들을 만나게 해 준 것은 네이버의 <밴드> 덕분이었다. 지금은 너무 다양한 동창들이 많이 유입되어 슬슬 잡음이 발생하기 시작하게 되고 짧은 글로만 소통하다보니 오해가 쉽게 발생하며, 자꾸 휴대폰 앱을 들여다보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어서 나를 포함한 몇몇 원년 멤버들은 아예 탈퇴를 해 버리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찾은 동창 커뮤니티를 숨겨진 의도를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 예를 들어 사업 기반을 확장한다거나, 자녀의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뿌린다거나.

무릇 동창 모임이라면 되도록 이런 사심이 없이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고 현재의 걱정을 나누며 공통 관심사를 논하는 자리로서 자리를 잡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발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문 소통 위주의 커뮤티니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너무 자주 모이고 소비적인 술자리로만 이어진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있다. 무슨 동호회처럼 아예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형성된 동문회라면 모르겠지만, 친목 위주의 모임에서는 대면을 통한 상호작용(너무 잦으면 생업에 지장이 생기니 주의)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향 서울을 오래 전에 떠나서 정부출연연구소라는 비교적 단순한 환경에서 업무와 취미, 가족만을 생각하고 살다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새로운 활력을 준 친구들이 너무나 고맙다. 다들 건강하게 이 모임을 오래 지속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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