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무렵 밴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가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꽤 몰두를 한 적이 있다. 다시는 못만날 것으로 생각했던 추억 속의 친구들을 34년만에 찾게 되어 정말 신기하고도 반가운 마음이 그지 없었다. 그러나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새글 및 덧글 알림이 점점 피곤해지고 자꾸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일도 번거롭게 느껴져서 이제는 앱을 지우고 가끔 웹 브라우저로만 접속한다. 대부분 휴대폰 정보가 공개되어 있으니 필요하면 밴드 앱을 통하지 않고 직접 연락을 하면 된다. 부끄러운 이야기가 되겠지만 배우자 이외의 이성을 다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되니 다들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남자 학교였던 중고교 밴드에 비해서 초등학교 밴드가 월등하게 잘 운영되는 것을 보면 이러한 면이 없다고 볼 수 있겠는가? 밴드 활동에서도 어떤 흐름이 있어서 가입 초기에는 꾸준이 글이나 사진을 올리고 열심히 활동을 하다가 그러한 열정은 슬슬 사라지고 또 새로운 회원이 등장한다. 물론 해를 넘겨서도 열심히 활동하는 친구도 있고, 사무실까지 차려주는 사업가 친구도 있다.
번거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카톡도 마찬가지. 카톡이 아니면 연락이 잘 안되는 친구가 있어서 지우지를 못하고 있다가, 이것 역시 사람의 신경과 정성을 빼앗는 노예라는 생각이 들어서 탈퇴하고 다시 깔고를 반복하곤 하였다. 그러다가 어제 누군가 남긴 글,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구나"를 보고 기분이 별로 안좋아져서 다시 탈퇴를 해 버렸다.
문자 메시지는 비용도 많이 들지만 고해상도 사진을 보내기가 나쁘다. 그런 면에서 카카오톡이 유리한 면이 있지만, 휴대폰 주소록에 있는 모든 사람이 친구로 뜨는 것은 불편하다. 예전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주소록 이름 앞에 무슨 특수문자를 삽입하면 친구로 등록되지 않는다고 하였었는데, 그게 무엇이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 찾았다. 바로 '#'이다...
그러나 이것도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난 휴대폰 주소록을 구글에서 동기화하여 사용한다. 따라서 이메일을 쓸 때 수신자명을 입력하면 #이 삽입된 경우 이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메일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별로 즐거운 노릇은 아니다. '내가 카카오톡 친구 리스트에 등록되는 것이 싫어서 #을 붙였구나'하고 단번에 알아차리게 되므로.
조인(joyn)이 한때 카카오톡에 대항을 해 보겠다고 야심차게 개발된 앱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영 힘을 쓰고 있지 못하다. 좀 더 쓸만한 모바일 메신저가 나와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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