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6일 일요일

시계는 사도 시간은 살 수 없네


백화점에서 여름맞이 세일을 한달 동안이나 실시하는 중이다. 몸에 두르고 다니는 물건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인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Foce 손목시계를 하나 구입하였다. 시계 구입을 기념 삼아서 갖고 있는 시계를 전부 꺼내 보았다. 요즘 손목시계는 수리를 해 가면서 오래 간직하기보다는 장신구나 소모품처럼 고장난 것은 버리고 내키면 새로 사는 물건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왼쪽부터 소개를 하자면 먼저 결혼 예물시계인 론진 Flagship이다. 너무 험하게 차서 상처도 많고 밴드의 도금도 많이 벗겨졌다. 유리에 너무 흠집이 많이 나서 교체를 한 일이 있다. 두번째는 삼성에서 만든 돌체. 처제가 결혼할 때 덩달아 우리 부부도 같이 장만하였다. 역시 엄청난 상처를 자랑하고 있다. 당시 근무하던 직장의 책상 위에 유리가 깔려 있었는데,  여기에 하도 닿아서 밴드의 둥근 단면 일부가 평평하게 닳았다. 그러나 유리에는 상처가 전혀 없다.  세번째는 유일한 스포츠 시계인 타이맥스 Ironman이다.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최근 몇년 동안 거의 이 시계만 차고 다녔다. 보통 이런 시계의 우레탄 밴드는 일이년이 지나면 끊어져서 교체를 해야 하는데, 이 타이맥스 시계는 표면의 칠이 다 벗겨졌을지언정 밴드는 수년이 지나도록 멀쩡하다.

마지막, 그러니까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각형 모양의 시계가 바로 오늘 구입한 포체의 세일 상품이다. 저렴한 국산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무브먼트와 사파이어 글래스를 쓴다고 하였다. 포체는 최초 1회(1년 이내였던가?)의 배터리 무상 교체를 서비스해 주는 것으로 알고있다.

나는 요즘 유행하는 크로노그래프 타입의 큰 시계보다는 얇고 가벼운 것을 선호하며, 관리가 비교적 쉬운 메탈 밴드를 좋아하는 편이다. 금도금이 벗겨졌다고 해서 재도금을 함부로 할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 시계가 많아지면 배터리 교체를 게을리해선 안된다. 멈춰 있어도 다른 것을 차면 되니까 그냥 서랍속에 방치하기 쉬운데, 배터리에서 누액이 일어나면 시계를 버리는 지름길이다.

시계는 맘대로 살 수 있지만 시간은 그렇지 아니하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자가 진정 부유한 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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