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2일 월요일

FM 수신용 옷걸이 안테나 만들기



FM 수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다이폴 안테나를 만들었다. 재료는 철사 옷걸이 2개, 랜 케이블에서 잘라낸 동선 조금, 그리고  TV 연결용 동축 케이블이다. 안테나의 전체 길이는 내가 듣고자 하는 방송(KBS 청주 FM 102.1 MHz)의 1/4에 단축률을 고려하여 73 cm로 하였다. 단축률은 0.95-0.96 정도를 적용하는 것으로 안다. 대전에서는  KBS 청주 방송이 더 잘들린다. 송신소는 식장산 정상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옷걸이와 같은 두꺼운 철사에 납땜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TV용 케이블의 한쪽을 잘라서 선을 노출시킨 다음, 이를 그대로 납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여 랜 케이블에서 적출한 동선을 먼저 옷걸이에 납땜하기로 하였다. 옷걸이 철사의 끝부분을 줄로 갈아낸 뒤, 동선을 여기에 둘둘 감은 다음 납땜을 시도하였다. 전혀 납이 붙지 않을까봐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쉬웠다.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위로 솟은 막대기에 동축케이블의 심선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

적당한 크기의 나무판에 부품을 올리고, 글루건으로 대충 붙였다. 그동안 다이폴 안테나는 당연히 수평으로 배열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상업용 FM 방송을 제대로 들으려면 수직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위아래를 뒤집으면 잡음이 늘어난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두꺼운 나무판에 조립을 했더니 안테나를 수직으로 세워 두기가 좋다. 제작을 마치고 보니 가장 어려웠던 과정은 옷걸이 철사를 바르게 펴는 것.

제작을 끝내고 튜너에 연결한 뒤(75옴용 단자가 달려 있어서 케이블을 그대로 연결하면 된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방향을 잡아 보았다. 바닥에서의 높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단, 실험 결과 벽에 너무 붙이면 잡음이 들렸다. 방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수신이 되는 정도가 다르다는데, 케이블이 짧아서 다양한 위치를 실험해 보지는 못했다. 선을 길게 뽑아서 발코니까지만 나간다면 확실히 더 좋아질텐데! 대신 벽을 따라 케이블을 고정하고, 결국은 벽을 뚫어서 선을 내보내야 한다는 대공사가 뒤따르게 된다. 수평 다이폴 안테나의 경우 급전부에 연결된 동축케이블은 최소한 1/4파장 이상 안테나에 대해서 수직으로 유지하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수직 다이폴도 이를 적용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매우 많은 안테나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관상의 문제이다. 집사람에게 좋은 소리를 듣지는 못했다^^ 동축 케이블을 연결하는 부분을 급전부라고 하는데, 여기에서의 위 아래 옷걸이 철사의 간격에도 최적치가 있을 것이다. 제대로 하려면 급전부에  balun이라는 것을 달아야 하지만 수신만 하는 경우에는 별 다른 문제가 없다나? 아래로 향한 막대기를 생략하고 이를 대지로 대신하는 것이 일반적인 로드 안테나라고 한다. 

다이폴 안테나의 길이를 구하는 공식의 하나를 소개한다. 웹을 조금만 뒤지면 공식을 구할 수 있다.

(150 / 방송 주파수) x 0.96 = 이것이 안테나의 총 길이이다. 

이를 반으로 나누면 위/아래 엘리먼트의 길이가 된다. 방송 주파수의 단위는 MHz이다. KBS 대전 FM(102.1 MHz)를 대입하면 1.46미터가 나왔다. 이를 반으로 나누면 73 cm이니, 적당한 두께의 철사나 동선을 골라서 이에 맞게 잘라서 두 개를 준비하면 된다. 세워도 휘어지지 않을 정도의 두께가 필요하니 적어도 2 mm는 되어야 할 것이다. 버니어 캘리퍼로 재어보니 옷걸이 철사는 직경 2.2 mm 정도가 나왔다. (노안이 와서 버니어 캘리퍼 읽기가 너무 불편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워낙 싸구려 제품이라 눈금 마킹이 선명하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안테나의 위치를 영구적으로 고정한 것이 아니고 집사람의 눈치가 보일 때에는 적당이 치워 두어야 한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지만, 들어간 노력에 비해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 어쩌면 내가 오디오와 관련해서 들인 노력 중에 가장 만족스런 일이 아닌가 한다. 과연 진공관 앰프를 들이면 새로운 세계에 눈이 확 뜨이게 될까?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