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동안 오디오 시스템을 가지고 많은 실험을 했다. 가장 최근까지의 세팅은 인켈 AX-9300 세트에 앰프를 제거해 버린 티앤브이 Vertrag의 조합이었다. 그러나 약간 맥이 빠진 듯한 소리가 불만이었기에, 발코니에 방치되어 있던 인켈 스피커 ISP 3000을 다시 연결하였다. 이것은 AX-9300과 원래 한 세트로 되어 있던 것이다. Vertrag(패시브)보다는 당연히 낫다. 이럴 줄 알았으면 Vertrag의 앰프부를 제거하지나 말 것을.
한쪽 우퍼는 수리했던 엣지가 떨어져 있었기에 다시 접착제를 발라서 붙였다.
바닥에 놓아야 할 스피커 시스템을 저렇게 놓은 것은 현재의 공간 상황에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어떤 글을 보니 '장식장 위에 톨보이 스피커가 올라가 있는 "충격적"인 상황'이라는 묘사를 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음악감상을 보장할 수 없는 몰상식한 배치일지는 모르겠다.
ISP 3000의 높이는 71 cm이다. 위 사진과 같이 배치한 상태에서 트위터 중심부 높이는 111.5 cm이다. 소파에 앉았을 때의 귀 높이보다는 십여 센티미터가 높다. 그러면 어떠하랴. 좌우 간격이 좁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또 어떠하랴. 음악은 요리와 비슷한 것이다. 온도계와 전자 저울로 재지 않아도, 경험과 느낌으로 얼마든지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어렸을 적, 우리집의 스피커 시스템은 왼쪽 채널이 냉장고, 오른쪽 채널은 피아노 위에 올라가 있었다. 좁은 중산층 가정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방에서 음악을 듣고 싶었던 나는, 흑백 TV에서 떼어낸 스피커를 구멍을 맞추어 뚫은 종이 상자에 붙인 뒤 방으로 선을 끌고 들어가서 해적판 LP로 음악을 들었다. 영어 카세트 테이프에 FM 방송을 녹음해 들으면서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했었다.
너무 계측하려 들지 말자 :)
발코니에 방치되어 있는, 이보다 곱절은 큰 또 다른 인켈 스피커 HS-950은 어떻게 한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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