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7일 목요일

가볍게 3 km 달리기

어제 퇴근 후 딱 3 km가 되도록 조정한 동네 한 바퀴 코스를 달렸다.

원 안의 숫자는 킬로미터 표시이다.


3 km 달리기의 나쁜 점은 '이거, 매일 해도 되겠는데?'라는 자신감을 쓸데없이 불어넣는다는 것. 보통 하루를 달리면 그 다음날은 쉬라고 한다. 그러나 3 km라면 아침을 시작하면서 매일 하는 습관으로 삼아도 별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지금 그 가능성을 점쳐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일주일 동안 5-3-5-3-0-[자유롭게 달리기]-0을 반복하는 일(숫자는 km)이 나의 신체적 상태에 무리를 주는 일은 아닐지 모르겠다. 왜 일주일은 홀수라서 이틀에 한 번 무엇을 하려고 해도 주 단위로 딱 떨어지지 않게 만들어 놓은 것인지... 주말에는 반드시 쉬라는 의미인지?

주 5회와 3회, 운동 시간은 각 30분 정도라 하였을 때 무엇이 가장 적당한지 결정해야 한다. 주 5회 30분보다는 주 3회 50분이 더 낫다는 글도 꽤 보인다. '매일 달리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볼 일이다.

2024년 10월 14일 월요일

회의가 너무 많다

안건을 제출하고, 발표하고, 단순 배석을 하고... 왜 이렇게 협의체, 회의가 많은 것인지 모르겠다.


바이오·헬스 데이터 협의체

바이오 분야 공공연구기관 협의체 

디지털바이오 관련 민관협의체

과학기술연구 분과 협의회

전담기관 실무협의회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 실무협의체/운영위원회/데이터·시스템위원회


여기에 계속 밀어닥치는 온갖 서류 평가와 면접 참석까지... '금일 퇴근 전 회신 요망'이라는 문구가 정말 두렵다.

너무 의가 많아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의적으로 변하기 전에덮밥이라도 먹으러 가야 되겠다. 지난주 제주도 출장길에 서귀포시 중문단지에 위치한 작은 일식집 원스시에서 회덮밥을 먹었었다.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음 기회에도 이용하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포중앙로 122에 위치한 원스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2024년 10월 13일 일요일

런데이(휴대폰)와 레드미 워치의 거리 측정치가 매우 다른 것은 레드미 워치의 GNSS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동했기 때문?

런데이 휴대폰 앱에서는 페이스가 7분으로 나오는데 레드미 워치에서는 8분으로 나온다. 누가 더 정확한 측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 이를 정확히 알아보기로 하였다. 오늘까지 달리면 나흘을 연속으로 달리게 되는 것이라 약간은 무리일 수도 있어서 지난 사흘 동안의 30분 달리기보다 약간 운동량이 적은 '3 km 달리기'를 택하였다.

나흘 연속 달렸다.

런데이 초반에 이용했던 동네 한 바퀴 코스를 오랜만에 다시 택했다. 카카오맵에서 둘레 거리를 측정해 보면 2.5 km에 해당하므로 주변부를 조금 더 돌아다녀야 3 km를 채울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 세로선으로 표시한 유성대로 1689번의 언덕(사이언스전민스포츠센터 입구) 때문에 늘 힘들었던 이 코스를 오늘은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면서 집을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평균 심박수 155 bpm, 최대 168 bpm으로 약 21분에 걸쳐 언덕을 그대로 지나면서 위 코스를 잘 달렸다. 그런데 같은 코스를 미워치/Mi Fitness앱에서는 2.39 km로 측정하였다. 두 기기의 측정치가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Mi Fitness에서는 요즘 계속 '경로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표시가 뜨는데 혹시 이것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미워치에서도 야외 달리기를 실행할 때 GNSS 표시가 계속 깜빡이면서 개방된 위치로 이동하라는 메시지가 나오는 것도 석연치 않다. 레드미 워치는 심박수 체크 용도로만 쓰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달리기를 하러 밖으로 나갔을 때에도 항상 이 메시지가 나온다. 나는 그냥 '운동 시작'을 터치하여 기록을 시작한다.

오늘까지 나흘을 연속으로 달려 보니 '3 km 달리기'가 매일 하기에 별로 부담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밤 늦은 시간에 30분 달리기를 하면 다음날 아침까지도 살짝 피로가 덜 풀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오늘의 3 km 달리기를 마친 뒤 정말 몸이 가뿐하고 상쾌함을 느꼈다. 이러한 수준의 달리기라면 매일 아침에 해도 되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2024년 10월 15일 업데이트

밴드 연습을 마치고 밤 8시가 넘어서 동료들과 함께 늦은 저녁을 먹었다. 집에 늦게 왔다고 해서 달리기를 빼먹고 그냥 잠자리에 들면 여분의 칼로리를 어떻게 하겠는가? 10시 반이 지나서 집을 나섰다. 오늘은 5 km를 달려 보기로 한다. 전후의 걷기를 제외하고 5 km를 연속해서 달린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이것만으로도 큰 성과이다. 30분을 달리는 동안은 4 km를 조금 넘게 채우는 정도였으니 말이다.

신기하게도 오늘은 레드미 워치와 런데이의 거리 기록이 딱 일치한다. 페이스는 여전히 신통치 않고, 심박수는 높은 상태였다. 별로 언급할 수준이 아니다!


Mi Fitness에서도 위치 정보가 제대로 잡혔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넓은 곳으로 가서 레드미 워치의 '야외 달리기'를 실행하였기 때문에 GNSS 신호를 제대로 잡은 것인지?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실내에서도 '야외 달리기'를 실행한 뒤 약간만 기다리면 GNSS 신호가 잘 잡히기 때문이다. '야외 달리기'를 실행하면 오른쪽 위의 GNSS라는 녹색 표시가 깜빡인다. 이 상태에서 GO는 회색으로 표시된다. 조금 기다리면 GNSS의 깜빡임이 멈추고, GO가 노란색으로 바뀐다. 이때 GO를 터치하면 제대로 거리가 기록되는 것이다.

사무실 책상에서 GNSS 신호 수신에 성공한 상태. GNSS가 깜빡이지 않고 계속 들어오면서 GO 표시는 회색에서 녹색으로 바뀐다. 이제부터 정확한 위치 및 거리 기록이 된다.

GO 표시가 회색인 상태에서 터치하면 위 세번째 사진과 같이 '개방된 곳으로 이동하여...' 메시지가 나온다. 이런 상태에서 '운동 시작'을 터치하면 측정 화면으로 넘어가지만, 거리는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를 터치하여 GNSS 수신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린 뒤 GO 표시가 노란색으로 바뀌면 그때 터치하여 달리기 기록을 시작하는 것이 옳다.레드미 워치의 작동법을 이제 겨우 완벽하게 이해하였다.

뜻하지 않은 부상(상완골 근위부 골절) 후 꼭 1년이 지나다 - 상체 근력 운동의 필요성

작년 10월 12일, 서울역 북쪽 지하도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오른쪽 상완골(위팔뼈) 근위부 대거친면(또는 대결절)에 골절상을 입은 일이 있다. 영어로는 'a right greater tuberosity fracture'라고 한다. 수술 없이 회복을 하느라 내 인생에서 약 11주 혹은 그 이상의 시곗바늘을 뒤로 되돌린 대사건이었다. 당시 부상 및 치료 기록은 내 블로그에 '뜻하지 않은 부상' 및 뜻하지 않은 '부상의 뒷이야기'라는 일곱 편의 글로 남겨 두었다. 영상의학 자료 모음은 여기에 있다.

부상 직후 찍은 엑스레이 사진. 위팔뼈 머리 부분이 터져 나가듯 부러졌다.

그래서 완벽하게 회복되었는가? 그렇지 않다. 너덧 개의 갈비뼈 골절은 후유증 없이 완벽하게 나았다. 실은 갈비뼈 골절이 더 심하게 아팠었다. 그러나 오른쪽 어깨는 그렇지 않다. 가동 범위가 완벽하게 돌아오지도 않았고, 어깨 관절을 돌릴 때 소리나 나며, 어깨 관절의 앞 부분이 아프다. 몇 달이 지나면 통증이 가실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매우 불편하다.

왜 아플까? 뼈가 붙으면서 모양새가 이상해졌을까? 수술을 통해서 부러진 조각을 원래 위치에 붙여 놓은 것이 아니라 보존적 치료를 하였으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어깨 관절부의 연조직(뼈와 연골을 제외한 것)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은 것일까?

정형외과나 통증 클리닉에 가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십중팔구 비싼 MRI를 찍어 보자고 할 것이 뻔하다. 팔의 힘도 많이 약해진 것 같다. 다치지도 않은 왼손 손목에 찬 시계가 자꾸 돌아가는 것을 보면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어든 것도 같다. 40대 이후부터 근육량은 매년 1~2%씩 줄어든다고 한다. 달리기를 하면서 피하 지방이 줄어서 그런지도 모른다고 위안을 해 보지만.

근원적인 치료는 되지 않겠지만 어깨 및 팔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8월부터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러한 결심을 부추긴 요인이 되었다. 근력 운동이 동반되지 않으면 달리기를 좋은 기록으로 지속하기 어렵다. 평소 달리기 와 약간의 스트레칭 외의 운동은 하지 않으므로, 상체를 위한 근력 운동이 필요한 상태이다.

발코니에 20년은 족히 팽개쳐 둔 5 kg 아령 두 개를 꺼냈다. 요즘 나오는 각진 아령이 아니라 둥근 형태라서 자꾸 굴러다니고, 녹이 잘 스는 크롬 도금 재질이라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쿠팡에서 거치대를 구입하여 그 위에 올려 놓았다.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하면 크롬의 녹을 제거할 수 있다니 참고해 보자(위키하우 링크).

거치대에 아령을 올린 모습.

집에서 하는 아령 운동 자료를 찾아서 따라 해야 되겠다. 예를 들어 다음의 자료가 유용해 보인다. 특히 '덤벨 슈러그' 같은 운동이 좋을 것이다.

이것 만은 꼭! 집에서 끝내는 덤벨 운동 총정리

홈짐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예를 들어 운동용 벤치까지 살 생각은 없다. 집안에 두는 운동기구는 실내용 자전거 하나로 족하다. 내 블로그에는 스웰덤 헬스 자전거의 중간 텐션 롤러를 직접 교체했던 기록도 있다(2022년, 링크1, 링크2).

2024년 10월 12일 토요일

제주도 출장 기념품은 모나미 153 네오 만년필 '네온'

제주도를 떠나던 날, 공항 면세점에 들러 보았다. 나를 위한 여행 기념품으로 무엇을 살까? 선글라스, 화장품, 시계 등 면세점에서 흔히 구입하는 물건이 아닌 독특한 것을 고르고 싶었다. 문득 눈에 들어온 것은 국산 문구 브랜드인 모나미였다. 고급 필기구 브랜드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 면세점에 입점해 있다는 것이 매우 신선하였다. 

모나미 153 네오 만년필로서 색깔이 다른 캡이 추가로 들어있는 제품을 할인가에 팔고 있기에 구입해 보았다. 검색을 해 보니 '네온'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데, 면세점에서 파는 값보다 훨씬 싸게 파는 곳이 있었다. 역시 면세점이란...

2018년에 출시된 네오 만년필은 대략 라미 사파리와 비슷한 수준의 제품으로 알고 있다. 처음 나올 때는 독일 슈미트사의 F닙 한 가지였는데, 언제부터인가 EF닙을 쓴 것도 나오기 시작하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정가로 덥석 사기에는 네오나 사파리 전부 약간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손가락 끝으로 쥐는 부분에 각이 져 있는 것이 아주 적절하다. 라미 사파리는 '여기를 이렇게 손가락으로 잡아야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 과도하게 파여 있어서 매장에서 잠깐 그 만년필을 잡아 본 나의 경험으로는 조금 불편하였다. 완전히 둥글게 원통형으로 되어 있는 만년필도 나쁘지는 않은데, 직경이 가늘 경우에는 자꾸 헛돌아서 불편하다. 3·OYSTERS HUNTERS 만년필이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취향에 따라 캡을 바꾸어 끼울 수 있도록 두 개가 들어 있다. 병잉크를 어디에 두었더라? 

블로그에 아주 드물게 만년필과 관련된 글을 쓰고는 하였었다. 요즘은 손글씨를 잘 쓰지 않아서 그동안 쓰던 만년필은 대부분 예전에 근무하던 사무실의 서랍장 속에서 긴 휴지기를 보내는 중이다. 약 1년 반의 외부 파견 근무를 한 데다가 보직을 맡으면서 예전 사무실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사무실로 오게 되니 활용 빈도가 떨어지는 물품을 전부 챙겨오기가 곤란하였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음악을 들을 여유도 거의 없어서 앰프와 스피커는 아예 분리해 놓았다. 가끔 온라인 회의용으로 쓰는 헤드셋만 놔 둔 채로.

모나미 153 네오 '네온'보다 더 나은 만년필을 몇 개나 더 갖고 있으면서 괜한 지출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워터맨의 Phileas 및 Expert II, 파커의 IM Premium Vacumatic Pink, 쉐퍼 VFM, 3·Oysters Hunters, 그리고 펠리칸 트위스트에 이르기까지. 망가져서 버린 것까지 헤아리면 적지 않은 만년필을 경험한 셈이다. 하지만 나의 만년필 경험은 20년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중고생 시절에는 만년필을 쓰지 않았었다. 

EF닙. 상당히 가늘게 나온다. 사실 나에게 더 편한 것은 F닙이다.

만년필은 여러 개를 갖추고 있으면서 '오늘은 이걸 써 볼까'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출근을 준비하면서 넥타이나 시계를 고르듯이 할 수가 없다. 매일 쓰지 않으면 잉크가 말라서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 수준으로 필기를 한다면 다른 색깔의 잉크를 채운 만년필을 하나 더 갖고 다니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만년필 하나를 택해서 몇 달을 쓰다가 잘 세척해서 보관해 두고, 또 다음 것을 꺼내서 잉크를 채워 쓰는 것이 올바른 사용 방법이다. 

카트리지를 끼우고 글씨를 써 보았다. 내가 지금까지 접한 만년필과 비교해 본다면 필기감이 썩 좋은 편에 속하지는 않는다. EF닙이라서 그럴까? 내 필기 스타일에 맞게 자연스럽게 '닳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글씨체는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변한다. 글씨 자체가 커지는 것은 노안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과연 얼마나 만년필을 쓰게 될까? 필기구를 정해 놓고 쓰려면, 가방 속에 항상 필통을 넣어서 다니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학창시절 이후 한참을 잊고 살았던 습관이다. 

2024년 10월 10일 목요일

제주도에서 달려 보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리는 학회(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2024 국제컨퍼런스)참석을 위해 제주도를 찾았다. 저렴하면서도 행사장까지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았다. 달리기 초보자로서 제주도 바닷가에 잘 조성된 산책로를 달리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숙소인 중문 오션블루호텔(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이어도로 67)을 나와서 북서쪽으로 향하여 컨벤션센터 직전까지 간 뒤 좌회전하여 주상절리대를 향하여 내려가면서 준비 걷기를 하다가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이어서 다시 좌회전을 하여 해안가 길을 따라 동쪽으로 달렸다. 아마 이것은 올레길 8코스의 일부일 것이다. 30분 달리기가 목표였기 때문에 너무 멀리 가지는 못하고 적당한 곳에서 되돌아 왔다. 표고차가 제법 있어서 페이스는 형편 없는 수준이었다. 7분 대로 달리면 심박수에 별 무리가 없을 줄 알았으나 이번에도 심박수는 최대 174 bpm! 30분을 달리는 동안 4 km는 채우지 못했다. 평탄한 갑천변 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기록은 자랑할 것이 전혀 못되나 멀리 제주도까지 와서 달린 흔적을 남겼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2주 뒤에는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 달리기를 할 것이다. 4 km에 해당하는 적당한 순환 코스를 물색해 두어야 되겠다.


2024년 10월 6일 일요일

런데이 30분 달리기 도전 프로그램 종료

8주차의 2회 및 3회 달리기를 어제와 오늘 이어서 완료해 버렸다. 오늘은 이슬비를 맞으며 마지막 훈련인 30분 연속 달리기에 성공하였다. 페이스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심박수는 165 bpm 미만으로 유지하는데 실패하였다(최대 심박수는 170 bpm). 페이스는 7분 5초. 인터벌 훈련을 하는지 초시계 소리(아마도 휴대폰으로 작동하는 앱일 것임)와 함께 어떤 러너가 내 곁을 휙~ 하고 스쳐 지나가더니 걷기와 뛰기를 반복하였다.

오늘 기록한 7분 5초의 페이스는 시속 8.47 km에 해당한다. '달린다'의 정의에 겨우 부합하는 수준. 시속 8 km의 페이스는 7분 30초이다. 



속도는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중간에 지쳐서 걷거나 하지 않고 꾸준하게 달렸다. 30분 동안 달린 거리는 4.22 km이다. 준비 및 마무리 걷기를 합치면 총 5 km를 넘게 달려서 이런 기록증 비슷한 것을 하나 받았다. 스타트 라인에서 웅크리고 있는 모습은 좌절한 사람의 모습인 'OTL'을 닮았다. 


8월 5일부터 10월 6일(오늘)까지의 달리기 기록. 체중은 1.0~1.5 kg 정도 줄어든 것 같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두 달 동안 달리기를 진행하면서 신체적으로 별다른 무리는 없었다.
 

앞으로는 무엇을 할 것인가? 더욱 훈련에 매진하여 5분대 페이스로 올리거나, 10 km 이상을 달리는 대회에 도전하겠다는 등의 거창한 계획은 없다. 주 3~4회 정도 달리기를 계속 하되, 오늘의 기록을 기준점으로 하면 된다. 런데이에서는 후속 훈련 프로그램으로서 '시간 달리기 도전'이나 '거리 달리기 도전'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시간은 35분 내외, 목표 거리는 3.5~5 km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이어서 사용할 훈련 프로그램은 '시간 달리기 도전' 또는 '거리 달리기 도전'이 될 것이다.


만약 오늘의 마지막 달리기가 힘들었다면, 7주차 훈련부터 반복을 하라는 안내 메시지가 있었다. 앞으로 날씨나 컨디션, 출장 등의 이유로 삼사일 동안 달리기를 하지 못한다면 이 방법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린 자전거 출퇴근을 제외하고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나에게 달리기란 정말 '위대한 도전'이었으므로 블로그에 기록을 하느라 유난을 좀 떨었다. 달리기가 나에게 도파민의 쓰나미를 가져다 준 것은 아니었지만, 달리는 동안은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는 달리기가 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을 믿으며,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에만 기록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





원미면옥, 식장산, 그리고 가오동

2024 파리 올림픽의 펜싱 금메달리스트인 오상욱 선수가 즐겨 찾는다고 방송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대전의 냉면 맛집 원미면옥을 가 보았다. 본점에 해당하는 곳은 대전동신과학고등학교 입구(비룡동)에 있고, 방송에 소개되었던 곳은 판암동에 있다. 이곳은 대전광역시 소속 운동선수들의 숙소인 판암 선수촌에서 걸어서 30초도 걸리지 않을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카카오맵에서 거리를 측정하면 60미터 정도에 불과하다.

1953년부터 대전역 앞 원동에서 냉면집을 시작하여 2003년에 비룡동으로 옮긴 원미면옥은 원래 대전에서는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오상욱 선수 덕분에 판암점이 최근 더욱 유명해졌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판암점이 언제 문을 열었는지는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없었다.

아내와 나는 면류 요리를 좋아한다. 나는 칼국수·짜장면·라면·막국수 등 면 종류는 특별히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며, 아내는 냉면 종류를 더욱 즐긴다. 아내는 함경도 출신인 부모님 영향을 받아서 회냉면(함흥냉면)을 좋아하지만, 대전에서는 이를 맛있게 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 수라면옥이 대흥동에 있던 시절에는 서울 중구 오장동에서 먹던 함흥냉면의 맛과 흡사하다고 느꼈으나, 둔산으로 옮긴 뒤부터는 잘 찾지 않게 되었다.

대전은 원래 평양냉면집이 많은 편이다. 이에 대해서 매우 최근인 지난 8월에 대전일보에 실린 기사가 있어 소개한다.

[줌인] 대전 시민 입맛 사로잡은 北 실향민들의  '시원한 손맛'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육수가 아니라 면수를 주전자에 담아서 준다. 원미면옥은 닭고기 육수로 만든 냉면을 만든다. 삶은 계란 반쪽이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계란지단을 부쳐 썰어서 풍성하게 얹어 내는 것이 특이하였다. 메뉴판에는 보이지 않는 닭날개를 주문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마 술안주로 먹는 듯.

특별히 전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아서 주변 골목을 이용하였다.

뒤에 보인 사진이 없는 곳은 원미면옥이 아니라고 한다.

아내는 물냉면을, 나는 비빔냉면을 시켰다. 

맛을 묘사하는 글을 쓰는 실력은 부족하니 간단히 표현하자면 다시 와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쇠고기 육수를 써서 '밍밍하게' 만든(매니아만이 이해한다는 깊고도 어려운 맛) 평양냉면과는 많이 다르다. 나는 오늘 먹은 것과 같은 스타일의 평양식 냉면이 더 좋다.

아내는 몇 년 전에 대전의 지인과 중앙시장 안에 있던 '원미냉면'을 간 일이 있다고 한다. 이곳과 오늘 글에서 다룬 '원미면옥'의 관계는 알 수 없다. 비룡동이나 판암동에 있는 원미면옥은 알지 못하던 지난 5월 중앙시장을 가 보았으나 그 식당은 찾을 길이 없고 바로 곁에 있다던 흥미냉면에 들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중앙시장의 원미냉면이 관한 글이 눈에 뜨인다. 예를 들어 대전 중앙시장 맛집 - 원미냉면 짜장면(2018년)을 보면 나란히 붙어있는 두 가게를 찍은 사진의 기록이 남아 있다. 면 종류 식사 중에서 골라 먹고 싶다면 흥미면옥을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24년 5월 하순 흥미냉면집에서.

만족스런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식장산 전망대로 향했다. 아마도 이번이 세 번째 방문? 해발 596미터인 식장산은 대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늘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입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무려 4 km나 된다는 것에 매번 놀란다. 식장루는 안전을 위해 폐쇄중이라서 옆의 헬기장에 올라가서 대전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보수 중이니(또는 보수 예정이니) 안전을 위해 접근을 금합니다'가 아니고 보강이 필요하니 이용을 금지한단다. 지자체도 예산 사정이 어려운 모양이다. 


옆에서는 한 가족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빠!) 요즘 누가 사진을 가로로 찍어!'라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는 세로 사진 또는 영상이 대세이니...

정상에는 군사시설 표지판이 있었다.  대전 전역에서도 식장산의 방송 송출용 안테나가 뚜렷하게 보인다. 이것을 지키기 위한 군사시설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내가 듣는 KBS 청주 FM 방송도 식장산 중계소에서 송출되는 것으로 안다.  대전에 살면서도 클래식FM을 듣기 위해 KBS 청주 FM을 들어야 하는 현실이란. 발코니에 설치한 FM 수신용 안테나에 관한 글은 FM 수신용 안테나의 보수 및 재설치를 참조하라. 안테나 설치 및 수신 상태는 이 글을 썼던 2021년 여름 이후 변하지 않았다.

군사시설이니 사진을 찍지 말하는 경고문과 함께 Richmond Site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Richmond Site

USANEC-CP Humphreys

41st Signal Battalion

1st Signal Brigade

안내판 옆의 경고문을 보면 시설 촬영은 물론 위치를 노출하지 말라는데... 2016년에 작성된 어떤 글에서는 안내판의 숫자가 조금 다르다. 한국군이 아니라 주한미군에서 운용하는 시설인 모양이다. 놀랍게도 이 시설의 과거를 상세히 소개한 글이 있었다. 글쓴이는 1960년대 초반에 대전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늘 식장산 정상에 있던 미군 통신부대에 대해 궁금해 하였는데, 실제 이 시설에 근무했던 Richard E. Obrey씨의 앨범을 소개하였다. 이 크지 않은 군사시설에도 오랜 역사가 깃들어 있었다. 과거에는 Richmond Relay(중계소?)라고도 불렸던 것 같다. 

그때 그시절 - 대전 식장산 미 통신부대(Richmond Relay) - 2012

8th Army Radio Relay Stations in South Korea라는 글에서는 Richard Obrey를 비롯하여 한국에서 근무했던 미군의 풍성한 기록이 나온다. 이런 자료가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다.

우리나라 곳곳에 미군이 주둔한 흔적이 있고 일부는 아직 진행형이다. 딸아이가 어렸을 적에 계족산을 갔다가 유성구 장동 지역을 둘러보면서 미군과 같이 공존했던 과거 흔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구경한 일도 있었다. 주한미군은 1992년 이곳에서 철수하면 현재는 육군 탄약지원사령부 제1탄약창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식장산에 위치한 세천공원을 찾아보려 한다. 대청호 드라이브코스를 따라서 차를 몰고 집으로 되돌아 오려다가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아보기로 하였다. 검색에 걸린 곳은 가오동(加午洞)의 스타벅스였다. 가오동은 아주 오래전에 산내 운전면허시험장을 가거나 금산쪽을 오갈때나 지나던 아주 한적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아파트촌으로 변해 있었다. 

은어송 네거리에 위치한 스타벅스 대전가오점에서. 같은 건물 1층에 위치한 '뽀뽀뽀 분식'에도 사람이 많았다. 그냥 갈 수가 없어서 몇 가지 간식거리를 구입하였다.


가오동의 명칭 유래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동네 지형 모습이 가오리와 닮아서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가오동 주민에게는 좀 미안한 노릇이지만 자꾸 코믹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가오', '가오리' 전부 그러하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 영화 <베테랑>의 대사  

여기서의 '가오'는 원래 일본어에서 유래한 것인데, 보통 센 척하다, 허세를 부리다 정도의 의미를 갖는 '가오잡다'라는 동사로 쓴다. 

가오리는 아마 한국 땅에서는 가장 억울한 어류일지도 모른다. 전국민이 다 아는 어떤 유머와 관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겠다.

냉면 먹으러 집을 나섰다가 대전광역시 동구의 인문학 나들이를 하고 돌아왔다.


런데이 '30분 달리기 도전' 훈련이 곧 끝난다

런데이 초급 코스의 8주차 두 번째의 달리기(25분 연속 달리기)를 마쳤다. 금요일에 구입한 QCY의 넥밴드 이어폰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유선 이어폰 케이블을 치렁치렁 늘어뜨리고 달릴 필요가 없었다. 오늘(10월 5일 토요일)도 심박수가 165 bpm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게 살금살금 달렸다. 그래서 달리기 구간의 페이스는 7분에 불과하다. 




금요일 퇴근길에 출입문의 돌출부에 오른쪽 허벅지를 세게 부딪히는 바람에 약간의 부상을 입었다.겉으로 보아서는 알기 어렵지만 손으로 더듬어 보면 근육 속에 부은 것이 잡히면서 통증이 있다. 그러나 달리기를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달리는 25분 동안 달린 거리는 3.56 km이다. 7분 페이스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35분 동안 5 km를 달리게 된다. 오늘 김대중 박사가 카톡으로 보내온 운동 기록은 21.19 km, 페이스 5분 27초, 1시간 55분이다. 나는 여기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지난 7월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라. 내 인생에 '운동'이나 '달리기'라는 낱말은 전혀 존재하지 않을 줄로만 알았는데, 지금은 주 3회에 몇 km를 달릴지 즐겁게 계획을 하고 있지 않는가?

달리기를 하고 돌아와서 베이스 기타 연습을 하는 나에게 아내가 한마디를 건넨. '참 열심히 산다!'



2024년 10월 4일 금요일

혼란스러운 USB 충전기 생태계

요즘은 휴대폰과 랩탑 컴퓨터의 충전기 단자가 USB-C 타입으로 거의 통일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태계에 아직 반기를 들고 있는 모바일 기기들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미워치와 쿠팡에서 구입하여 오늘 아침에 배송된 QCY-T22APP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이 두 개의 기기에 딸려온 충전 케이블 한쪽 끝에는 USB-A 타입의 커넥터가 달려 있다. 집에서 굴러다니는 충전기는 전부 USB-C 타입의 케이블을 꽂거나 또는 USB-C 타입의 커넥터가 달린 케이블이 아예 고정되어 있는 여행용 충전기가 전부이다. 두 가지의 USB 커넥터를 다 꽂을 수 있는 충전기가 딱 하나 있었지만 출장을 자주 다니면서 어느 가방 속에 넣었는지 찾지 못하고 있다.

골전도 이어폰의 모양만 흉내낸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은 야외 달리기를 할 때 런데이 앱에서 지시하는 소리를 듣기 위함이다. 원래는 USB-C to 3.5 mm 젠더를 써서 유선 이어폰을 연결하여 사용해 왔지만 오래 사용하면서 접촉이 좋지 않아졌다. 

USB-A 형태의 충전 케이블을 이용하려면 컴퓨터의 USB 단자를 쓸 수밖에 없다. 배터리 용량이 크지 않은 기기들이라서 충전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어쩌면 케이블과 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필요한 경우 사무실의 컴퓨터에 꽂아서 충전을 하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2012년 초반에 출시된 3세대 아이패드에(KCC-CMM-APA-A1416, iPad 모델 식별하기) 쓰던 충전기(Apple USB 전원 어댑터에 관하여)에 USB-A 단자가 있었다. 여기에 충전 케이블을 꽂아서 블루투스 이어폰의 충전을 마쳤다. 이렇게 써도 될까? 일반적인 휴대폰의 고속 충전은 어렵겠지만, 미워치나 블루투스 이어폰의 충전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급한대로 아이패드 충전기를 사용해 본다.

DC 출력은 5.1V 2.1A이므로 10와트 정도에 해당한다.


혹은 OTG 어댑터를 쓰면 USB-C 단자만 있는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USB-PD(Power-Delivery)에 관한 정보까지 공부를 해야 한단 말인가... 허용 가능한 전력과 신호 전달 방향까지! 

(IT월드) 알쏭달쏭한 USB C타입 충전기의 세계 파헤치기 


2024년 10월 3일 목요일

아침에 달려 보다 - 그리고 최근 자작곡 "The KRIBBtonite Song"

아침이 밝아오는 갑천변. 정면은 북쪽이다. 촬영 시각은 달리기를 마쳐가는 오전 7시 10분. 

2024년 10월 3일 개천절, 대전 지역의 일출 시각은 오전 6시 27분이었다. 공휴일이므로 아침에 여유 시간이 많으니 오늘은 아침에 달리기를 해 본다. 4일을 연속하여 달렸으므로 이틀은 쉬려고 했으나 어제 하루만 쉬고 오늘도 달려 보기로 했다. 오후 5시 반보다 더 이른 시각에 달리기를 해 본 것은 처음이다. 아침 6시 반의 기온은 11도라서 긴팔 상의를 입고 집을 나섰다. 달리면서 바람을 맞닥뜨리니 손과 귀가 살짝 시려온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갑천변을 걷거나 달리고 있었다.

오늘의 과제는 런데이 30분 달리기 도전의 8주차 첫 번째 것(5분 달리기 + 3분 걷기 + 20분 달리기)이다. 심박수가 160 bpm이 넘으면 페이스를 줄였다. 고심박수 경고(165 bpm)가 전혀 울리지 않게 하는데 겨우 성공하였다. 달리기 페이스는 안타깝게도 7분을 넘겼다.



8월에 접어들어 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이제 101 km 정도를 달렸다. 허벅지가 약간 당기는 느낌이 드니 내일은 반드시 쉬도록 하자.

런데이 8주 훈련은 25분 연속 달리기와 30분 연속 달리기의 단 두 차례가 남았다. 현재의 수준으로는 두 번의 달리기가 아주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 한두 번의 ~20분 달리기를 추가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식물은 돼지감자(뚱딴지)일 것이다. 학명은 Helianthus tuberrosus. 국화과에 속하는 해바라기의 한 종류이다. 밝을 때 달리니 이런 들꽃을 볼 기회도 생긴다. 한번 심어 놓으면 없애기 어려울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고 한다. 상세한 설명 자료는 여기(농업연구사 송정흡)를 참조하라.

8주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3 km 정도를 나의 정규 운동 코스로 삼을 생각이다. 운동 빈도는 주 3회 정도면 적당할 것이다. 매일 10 km를 한 달, 100일 또는 1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달렸다는 놀라운 경험담이 유튜브에 적지 않게 올라오는데 사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는 없고 나에게는 말도 되지 않는 도전이다. 마라닉TV의 '초보도 부상없이 10km를 달리게 되는 과학적 방법'에 흥미를 갖는 날이 올까? 글쎄... 내년쯤 5 km 건강달리기 대회 같은 것에 나가서 부상 없이 완주나 하면 다행일 것이다.

운동할 때 쓰려고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도 주문해 놓았다. USB-C to 3.5 mm 젠더에 유선 이어폰을 연결하여 두 달 가까이 사용했더니 연결부위의 접촉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귀가 답답한 것이 싫고 잃어버리는 것도 염려되어서 요즘 누구나 쓰는 커널형 블루투스 이어폰은 구입하기 않기로 했다.

최근 달리기와 관련한 글을 자주 쓴다고 해서 여기에만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벤트성 자작곡을 하나 만들면서 가상 악기(드럼)인 BFD Player의 확장(expansion)의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 무료 프로그램인 BDF Player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Groove'(MIDI preset drum pattern)이 약간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BFD Player Extension(출처 링크).

오늘까지 작업한 버전은 여기에 있다. 곡의 전체적인 구성도 다 끝나고 가사까지 다 써 두었으나 악기 연주가 전반적으로 엉망이고 더군다나 남성 보컬 녹음도 해결해야 한다.


2024년 10월 1일 화요일

오늘도 달린다

마이크로소프트 Copilot이 그린 이미지('A humanoid robot running').

오늘까지 달리기를 하게 된다면 런데이 30분 훈련 도전 프로그램의 7주차 달리기 세 번, 그리고 중간에 심박수 테스트를 위해 설렁설렁 달린 것까지 포함해서 4일을 연달아 뛰는 셈이 된다. 뛸까? 뛰지 말까? 너무 무리하는 것은 아닌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에라, 오늘도 뛰고 내일부터 이틀은 쉬자'였다. 대신 저녁을 먹기 전 아직 바깥이 밝을 때에 운동을 마치기로 했다.

중년에 시작하는 달리기와 심박수에 대한 글을 꽤 많이 찾아 보았다. 넘치는 정보에도 불구하고 아직 명쾌한 결론은 내리지 못하였다. 느리게 달려서 심박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인 것 같은데, 속도를 늦추면서 달리는 흉내를 내려다 보니 몸을 바닥에서 띄우기 위해 어색할 정도로 발목과 장딴지 근육을 과도하게 쓰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리게 되면 무릎이 자연스럽게 몸을 밀어 낸다. 

약간 빨리 걷는 속도로 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가? 다음 동영상('황영조의 즐겁고 건강하게 달리는 방법, 조깅의 시작')의 9분 44초부터 보도록 하자. 한 사람은 걷고 그 옆에서 황영조 감독은 뛴다. 그러나 속도는 같다. 이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하면 될 것이다. 동영상 자체를 클릭하면 처음부터 재생할 것이다. 달리기 초심자에게 매우 유익한 영상 자료이므로 처음부터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 오늘 달리기에서는 심박수 경고(165 bmp)만 나오지 않게 해 보자! 비장한 각오로 집을 나섰다. 오늘 따라야 하는 코스는 10분 달리기 + 3분 걷기 + 15분 달리기. 어차피 존2~3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준비 걷기를 조금 빨리 하는 것만으로도 존3이 되어 버리니. 

날이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달렸더니 날벌레가 많아서 불편하였다. 눈에 몇 마리가 들어간 듯하다.


달리기 앞뒤 각 5분씩의 준비/마무리 걷기 + 알파가 없었으면 중강도 구간에 해당하는 운동의 비중은 정말 낮았을 것이다. 전체 거리는 총 6km(52분)를 채웠다. 런데이 프로그램에 따른 운동 거리는 4.75 km(38분), 달린 거리는 3.56 km(25분)이다.

최대 심박수 경고는 달리기를 끝낼 쯤 한 번 울렸다. 달리는 동안 특별히 힘들지는 않았고, 달리기 구간의 평균 페이스는 6분 58초였다. 자, 이것도 여전히 위험한 수준의 심박수인가? 도무지 모르겠다. 경고가 뜨지 않을 정도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되겠다. 심박수 경고를 유산소 운동의 상한선인 180-나이 = 125(bpm)이 되도록 기기를 맞추어 놓고 운동을 하는 것도 넌센스가 아니겠는가?

집에 돌아와서 발을 높이 두고 무릎 주변에 얼음 찜질을 하였다. 4일을 매일 달렸더니 무릎 주변이 조금 당기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최소한 이틀은 쉴 예정이다.

8월에 달리기를 시작한 뒤 아직 몸에서 특별한 이상 신호를 보내지는 않는다. 척추분리증이 있어서 가끔 요통이 생길 때가 있는데, 달리기가 이를 더 악화시키지 않았고, 컴퓨터를 오래 쓰면서 느끼는 목덜미의 통증도 사라졌다. 아직 약을 먹을 단계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슬슬 올라갔던 혈압 - 달리기를 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 - 도 내려간 것 같다. 두 달째가 되면서 체중도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달리기의 가장 좋은 점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 오늘 저녁 직전 달리기를 하면서 내일 오전에 있을 회의에서 안건을 보고하고 공격에 시달릴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잠깐, 관광지 등에서 하루 종일 많이 걸었을 때 간혹 무릎이 아픈 경우가 있었다. 그런 날 오후에 쪼그려 앉아 보면 무릎 관절이 부은 것 같다는 느낌(이게 소위 '물이 찼다'는 것인지?)이 들기도 하였다. 평소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나는 그러한 이유로 내 인생에 달리기 같은 것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달리기를 시작한 후로 그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달리기가 내 무릎 관절을 충분히 강화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달리기가 무릎이나 발목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고 있다는 증거는 될 것이다.

마무리 걷기 중. 카메라를 들고 달리면서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유튜버가 참 많다. 그걸 따라서 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이미 정보가 차고 넘치는 세상에 내가 특별히 기여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어쨌든 뛰자! 그리고 다음은 오늘 찾은 보석과 같은 글. '제가 항상 적듯이, 피트니스도 트렌드가 돌고 돕니다. 유산소 운동도 마찬가지인데...'로 시작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저강도 유산소의 부활? LSD/존2 운동


한참을 잊고 살았던 음악감상 전용 라즈베리 파이의 전원을 넣고 볼루미오의 버전도 v3.757.로 업데이트하였다. 너무 오랜만에 켜는 것이라서 휴대폰에서 인식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었다. 물론 기우였다.




2024년 10월 2일 업데이트

오후 3시가 조금 지나서 구글에서 '러닝 크루 민폐'라는 키워드로 뉴스 검색을 해 보았다. 서울 파견 근무 시절에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에서 떼지어 달리는 젊은이들을 보며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동호인이 들어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무리를 지으면 질서나 도덕 관념이 희박해지는 현상은 꽤 많이 알려져 있다. 운동은 좋지만 주변에 불편함을 주면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