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일 화요일

오늘도 달린다

마이크로소프트 Copilot이 그린 이미지('A humanoid robot running').

오늘까지 달리기를 하게 된다면 런데이 30분 훈련 도전 프로그램의 7주차 달리기 세 번, 그리고 중간에 심박수 테스트를 위해 설렁설렁 달린 것까지 포함해서 4일을 연달아 뛰는 셈이 된다. 뛸까? 뛰지 말까? 너무 무리하는 것은 아닌가? 잠시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에라, 오늘도 뛰고 내일부터 이틀은 쉬자'였다. 대신 저녁을 먹기 전 아직 바깥이 밝을 때에 운동을 마치기로 했다.

중년에 시작하는 달리기와 심박수에 대한 글을 꽤 많이 찾아 보았다. 넘치는 정보에도 불구하고 아직 명쾌한 결론은 내리지 못하였다. 느리게 달려서 심박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인 것 같은데, 속도를 늦추면서 달리는 흉내를 내려다 보니 몸을 바닥에서 띄우기 위해 어색할 정도로 발목과 장딴지 근육을 과도하게 쓰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리게 되면 무릎이 자연스럽게 몸을 밀어 낸다. 

약간 빨리 걷는 속도로 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가? 다음 동영상('황영조의 즐겁고 건강하게 달리는 방법, 조깅의 시작')의 9분 44초부터 보도록 하자. 한 사람은 걷고 그 옆에서 황영조 감독은 뛴다. 그러나 속도는 같다. 이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하면 될 것이다. 동영상 자체를 클릭하면 처음부터 재생할 것이다. 달리기 초심자에게 매우 유익한 영상 자료이므로 처음부터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 오늘 달리기에서는 심박수 경고(165 bmp)만 나오지 않게 해 보자! 비장한 각오로 집을 나섰다. 오늘 따라야 하는 코스는 10분 달리기 + 3분 걷기 + 15분 달리기. 어차피 존2~3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준비 걷기를 조금 빨리 하는 것만으로도 존3이 되어 버리니. 

날이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달렸더니 날벌레가 많아서 불편하였다. 눈에 몇 마리가 들어간 듯하다.


달리기 앞뒤 각 5분씩의 준비/마무리 걷기 + 알파가 없었으면 중강도 구간에 해당하는 운동의 비중은 정말 낮았을 것이다. 전체 거리는 총 6km(52분)를 채웠다. 런데이 프로그램에 따른 운동 거리는 4.75 km(38분), 달린 거리는 3.56 km(25분)이다.

최대 심박수 경고는 달리기를 끝낼 쯤 한 번 울렸다. 달리는 동안 특별히 힘들지는 않았고, 달리기 구간의 평균 페이스는 6분 58초였다. 자, 이것도 여전히 위험한 수준의 심박수인가? 도무지 모르겠다. 경고가 뜨지 않을 정도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되겠다. 심박수 경고를 유산소 운동의 상한선인 180-나이 = 125(bpm)이 되도록 기기를 맞추어 놓고 운동을 하는 것도 넌센스가 아니겠는가?

집에 돌아와서 발을 높이 두고 무릎 주변에 얼음 찜질을 하였다. 4일을 매일 달렸더니 무릎 주변이 조금 당기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최소한 이틀은 쉴 예정이다.

8월에 달리기를 시작한 뒤 아직 몸에서 특별한 이상 신호를 보내지는 않는다. 척추분리증이 있어서 가끔 요통이 생길 때가 있는데, 달리기가 이를 더 악화시키지 않았고, 컴퓨터를 오래 쓰면서 느끼는 목덜미의 통증도 사라졌다. 아직 약을 먹을 단계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슬슬 올라갔던 혈압 - 달리기를 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 - 도 내려간 것 같다. 두 달째가 되면서 체중도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달리기의 가장 좋은 점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 오늘 저녁 직전 달리기를 하면서 내일 오전에 있을 회의에서 안건을 보고하고 공격에 시달릴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잠깐, 관광지 등에서 하루 종일 많이 걸었을 때 간혹 무릎이 아픈 경우가 있었다. 그런 날 오후에 쪼그려 앉아 보면 무릎 관절이 부은 것 같다는 느낌(이게 소위 '물이 찼다'는 것인지?)이 들기도 하였다. 평소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나는 그러한 이유로 내 인생에 달리기 같은 것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달리기를 시작한 후로 그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달리기가 내 무릎 관절을 충분히 강화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달리기가 무릎이나 발목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고 있다는 증거는 될 것이다.

마무리 걷기 중. 카메라를 들고 달리면서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유튜버가 참 많다. 그걸 따라서 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이미 정보가 차고 넘치는 세상에 내가 특별히 기여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어쨌든 뛰자! 그리고 다음은 오늘 찾은 보석과 같은 글. '제가 항상 적듯이, 피트니스도 트렌드가 돌고 돕니다. 유산소 운동도 마찬가지인데...'로 시작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저강도 유산소의 부활? LSD/존2 운동


한참을 잊고 살았던 음악감상 전용 라즈베리 파이의 전원을 넣고 볼루미오의 버전도 v3.757.로 업데이트하였다. 너무 오랜만에 켜는 것이라서 휴대폰에서 인식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었다. 물론 기우였다.




2024년 10월 2일 업데이트

오후 3시가 조금 지나서 구글에서 '러닝 크루 민폐'라는 키워드로 뉴스 검색을 해 보았다. 서울 파견 근무 시절에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에서 떼지어 달리는 젊은이들을 보며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동호인이 들어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무리를 지으면 질서나 도덕 관념이 희박해지는 현상은 꽤 많이 알려져 있다. 운동은 좋지만 주변에 불편함을 주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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