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주차장에서 만난 후투티(영문: Eurasian hoopoe, 학명: Upupa epops). 이미지 이어붙이기는 여기(bbom.org)를 이용하였다. 화려한 모관을 자랑하는 후투티를 휴대폰으로 찍었다. 모자 혹은 댕기로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관모는 씨앗에 붙어 바람에 잘 날아가게 만든 솜털과 같은 구조물을 말한다.
뽕나무 숲에 잘 나타나서 오디새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후투티는 순 우리말로서, '훗 훗'하고 우니까 서울대학교 동물학교실에서 1950년에 발간된 한국조류명휘(韓國鳥類名彙, A Hand-List of the Korean Birds)에서 이런 이름을 제안한 것이 그대로 정착했다고 한다. 彙('휘')는 '무리, 고슴도치라는 뜻을 갖는다. 잘 쓰지 않는 한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휘(語彙)'라는 용례가 있다.
국내 최초의 조류 종목록은 1948년 남태경 박사에 의한 「한국조류명휘」로 431종이 기재되었습니다.. (국가생물종목록 발간사 링크)
1948년과 1950년, 어느 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첫 번째 링크에서 보인 영문 책자에는 1950년), 해방 후 전란이 일어날 때까지 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런 역작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놀랍다.
후투티는 한국 중부 이북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여름 철새이나 흔치는 않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로 점점 내려와서 텃새가 되고 있다니, 기후 변동은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게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겨울 대구서 발견된 여름 철새 후투티…텃새가 됐나! 연합뉴스 2021년 12월 5일
벌써 9월 초순이니 예년 같으면 조석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고 여름 철새도 남쪽으로 슬슬 이동을 해야 할 터인데 여전히 기온이 높으니 한반도에 남아서 겨울을 나기로 한 모양이다. 원래는 4월 말에 한국을 찾아 새끼를 키운 뒤 6~7월에는 남쪽으로 날아가야 한다. 방향을 잃지 않고 수천 km를 날아가야 하는 큰 일을 당장 하지 않고 한 곳에 머물게 된다면야 철새에게는 큰 이득이겠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으랴. 이에 따라서 멀리 날아가는 능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인류도 인공지능 때문에 깊게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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