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1일 금요일

트랜스포머의 직렬 연결

나는 어제까지 단권 변압기를 이용하여 진공관 앰프에 B전원을 공급하고 있었다. 대단히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단권 변압기(autotransfomer)란 하나의 권선에서 1차와 2차 전압을 연결하는 변압기를 말한다.

Autotransformer의 구조(출처)
110V용 가전제품을 220V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대부분의 감압용 트랜스가 바로 단권 변압기이다. 크기가 작고 제작 비용이 적게 들며 효율이 좋다. 그래서 용량이 30VA나 되지만 크기가 57mm에 불과했던 것이다(아세아전원 AT1BS30-34120S로 추정). 운이 좋아서 감전 사고를 당하지 않고서 작동을 잘 하는 것을 확인하였지만 문제는 1차와 2차가 전기적으로 연결이 된 상태라는 것이다. 일반 가전제품이라면 별 상관이 없으나, 오디오 앰플리파이어처럼 커넥터, 볼륨 조절용 놉, 섀시 등 금속으로 부분이 외부에 노출된 상태라면 기기 사용 중에 감전이 될 위험성이 크다. 그래서 진공관 앰프의 B전이 220V를 필요로 한다고 해도 반드시 1-2차가 분리된 트랜스를 사용해야 한다.

1-2차가 분리된 220V:220V 트랜스가 없다면 보통 흔히 사용하는 220V:12V(2차 전압이 꼭 얼마라고 정해지지 않아도 좋다) 두 개를 마련해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직렬 연결을 하면 절연된 220V를 얻을 수 있다. 다음 그림을 통해서 확인해 보자. 여기에서는 동일한 트랜스 두 개를 서로 반대로 연결한 경우를 상정하였는데, 이론적으로는 최종단에서 220V를 뽑을 수 있어야 하지만 손실이 있어서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부하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거의 220V가 측정되나 부하를 연결하면 더욱 낮아지게 된다.

출처: https://electronics.stackexchange.com/questions/230245/connect-two-transformer-in-series
최종적으로 뽑을 수 있는 전력은 두 트랜스 중 작은 것의 용량으로 결정이 된다.

자, 그러면 다시 트랜스 가게를 가지 않고 어떻게 상용전원에서 전기적으로 절연된 220V를 얻을 것인가? 6N1+6P1 싱글 앰프 보드의 판매자가 제공한 정보에 의하면 220V:230V 120mA 트랜스를 쓰라고 했지만 220V를 연결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다. 지난 주말에 장사동에서 구입한 트랜스를 이미 갖고 있던 것에 연결하면 된다.


왼쪽이 220V:13-0-13V(2.3A), 오른쪽이 이번에 구입한 220V:12-0-12V(40VA) 트랜스이다. 상용 220V를 연결하게 될 왼쪽 트랜스는 커버가 씌워져서 그렇지 오른쪽 것과 코어 크기는 76mm로 동일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두 개의 트랜스를 2차끼리 서로 연결할 때 중간의 0V 탭은 쓰지 않았다. 첫번째 트랜스가 출력하는 26V가 두번째 트랜스의 24V 탭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최종 전압은 220V를 약간 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앰프 보드가 요구하는 전압에 더욱 가까워진다.

B 전원은 이상의 방법으로 공급하고, 진공관 히터는 별도로 갖고 있던 6V 1.2A 전원트랜스를 연결하였다. 출력도 얼마 되지 않는 싱글 앰프에 트랜스는 무려 세 개이다. 튜너를 연결하여 음악을 들어 보았다. 매우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두 시간 가까이 전기를 먹였지만 전원트랜스의 발열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히터에서 필요로 하는 전류는 총 1.6A라고 하였지만 히터 점화용 트랜스(1.2A) 또한 발열 정도가 크지 않았다. 규정된 6.3V보다 낮은 전압(측정치로는 5.8V)이 걸리게 되어서 전류 또한 줄어든 때문으로 생각된다. 진공관의 작동에 문제가 될 히터 전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활용처를 찾지 못한 전원 트랜스가 너무 많다고 울상이었는데 한꺼번에 세 개를 다 쓰게 되었다. 대신 앰프의 무게는 크게 늘어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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