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 이후로 사용한 워터맨 필레아가 망가지면서 잉크가 줄즐 흐르는 상태가 되었다. 새 만년필이 필요하기는 한 상태인데 워낙 파커의 카트리지가 많아서 가장 저가품인 벡터 스탠다드를 인터넷으로 구입하였다. 예전에 벡터 스탠다드 스테인레스 만년필을 잠시 쓴 일이 있었는데 쥐는 느낌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플라스틱 배럴의 초저가 모델을 구입했는데 역시 손 안에서 자꾸 겉도는 느낌이다. 결국 퇴근길에 인근 삼화문구몰에서 쉐퍼의 최저가 모델인 VFM NT 만년필(F 닙)를 구입하였다. 포장 내부에 들어있는 설명서의 인쇄처는 슬로바키아, 만년필 제조국은 중국이다. 두 자루의 만년필을 같이 놓고 사진을 찍어본다. 사무실 서랍을 뒤지다가 프레피 카트리지를 발견하여 다 쓴 프레피 만년필에 끼워넣는 즐거움을 누렸다.
그런데... 쉐퍼 VFM에는 여분의 카트리지를 배럴에 넣을 수가 없었다. 배럴의 끝부분을 유선형으로 만들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워터맨 필레아 만년필의 경우 국제 표준 카트리지를 끼울 수는 있지만, 배럴 내에 삽입된 링 모양의 부품때문에 배럴을 아예 닫지를 못한다. 전용 카트리지(약간 슬림함)가 아니면 여분은커녕 아예 사용 불가이다.
갖고 있던 카트리지를 종류별로 하나씩 비교해 보자. 맨 위의 것은 왼쪽부터 쉐퍼, 국제 표준(자바펜), 워터맨, 그리고 아래의 긴 것은 파커의 것이다.
엊그제 서울 나들이를 하면서 종로 1가를 지나게 되었다. 종각 바로 곁의 빠이롯트 제품 전시장이 있던 건물은 임대 광고를 붙인 상태였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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