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손은 단 두개라서 한번에 들고 만족할 수 있는 물건에는 한계가 있다. 욕심을 부리다 보니 가방이라는 물건도 생겨나고 창고라는 시설도 생겨나는 것. 그러나 수납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 잊혀지게 되고, 이를 유지하는 것에도 비용이 든다.
음악을 취미로 하면서 자질구레한 장비를 많이 사 모았다. 구매 당시에는 하루 종일 웹사이트를 들락거리면서 자료 조사도 하고, 이것만 사게 되면 정말 내 음악 작업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항상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생활에 몰두하다보면 기타나 건반과 같이 그냥 가까이에서 손에 잡히는 악기를 가지고 잠깐씩 연주를 하게 될 뿐이지, 복잡하게 케이블을 연결하고 설정을 손봐야 하는 장비는 활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또 돌이켜보면 제대로 집에서 녹음을 해 본 경험도 얼마 되지 않는다. 만약 정말로 레코딩을 할 생각이 있다면 복잡한 PC가 아니라 아이패드를 활용할 생각이다. 앱스토어에서 팔리는 가격은 좀 높지만 Cubasis가 마음에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뭐하러 자리만 차지하는 소품들을 계속 갖고 있을 것인가? 활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물건들을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처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역시 자리만 차지하는 일부 컴포넌트 오디오와 톨보이 스피커도 없앨 생각을 갖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휴대폰에서 밴드 앱을 과감히 삭제하였다. 그 동안 잊혀졌던 친구를 찾게 해 준 일등공신이지만, 너무 휴대폰을 자주 들여다보게 만드는 원흉이기도 하다. 업무 중에는 웹 버전으로 간간이 소식을 확인할 수 있으니, 퇴근 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방해하는 요소를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무엇인가? 탈퇴까지는 하지 않았다.
좀 더 간결히 정리된 환경에서 일과 생활에 몰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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