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계획에 없던 일을 저지르는 재미, 그것이 인생이다. 경상북도 김천이란 도시는 나에게는 그저 직지사, 또는 최근에 회의 참석을 위해 들렀던 농림축산검역본부로만 기억되는 곳이었다. 가끔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면서 길가에 위치한 김천대학교와 경북보건대학교를 무심히 바라보고는 했었다. 바로 그 근처 삼락동에 위치한 공동음악구역이라는 곳에서 연합 공연을 하게 될 줄이야. 모든 악기와 음향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어서 기타/베이스만 들고 가면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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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미리' 크리스마스(MIRRY CHROCKSMAS) |
이 행사를 주관한 곳은 공동음악구역과 오원장TV(유튜브 채널)이다. 김천과 대구 등에서 밴드 음악을 하거나 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여 연말에 이런 공연을 한다. 내가 활동하는 밴드 KRIBBtonite의 드럼 주자가 이곳과 연결이 되어 있어서 참가를 권유받고 어렵게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밴드는 올해 결성되어 연구소 내부 행사만 몇 차례 치른 경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멤버를 추가 모집하여 현 체제를 갖추기 전인 작년부터 조금씩 내부 행사를 해 왔지만, 밖에 나가서 연주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최근의 밴드 활동 경험은 소규모 공연을 위한 음향장비 세팅이라는 별도의 글에 기록해 두었다.
바쁜 연구소 업무 중에도 첫 외부 공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업무 시간을 쪼개어 연습에 매진해 준 멤버들이 정말 고맙다. 아래 영상은 공연장 분위기를 휘어잡았던 록밴드 No Limit Amazing의 리허설 모습을 내가 직접 찍은 것이다.
전체 공연 실황 영상(4K, 무편집)은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다. 이른 저녁에 시작하는 공연을 위하여 음향 엔지니어링, 동영상 촬영, 본 행사 진행 및 연주까지 담당하느라 공연 후 뒤풀이가 있을 때까지 하루 종일 아무것도 잡숫지 못하고 애쓰신 '오원장'님 덕분에 좋은 기록이 남았다. 본 행사를 기획하고 장소 제공은 물론 맛있는 음식으로 출연진들을 대접해 주신 공동음악구역 김태홍 대표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출연진 중에는 전문 음악인도 있지만 대부분 직장생활이나 학업을 병행하면서 음악에 뜻을 두고 있는 순수한 사람들이었다.
방구석 음악인에서 머물지 않고 실제로 세상과 교류하는 접점을 김천시에서 경험하게 되다니. 너무 늦게 '사회'에 나선 것이 억울할 지경이다. 이 값진 경험을 앞으로 더 키워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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