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이 되니 여기저기서 회의로 불려다니는 일이 많다. 올해 안에 반드시 개최해야 되는 회의라서 피할 도리가 없다. 어제는 동시에 열리는 세 개의 회의에 참석하느라 정말 난감하였다. 다행스럽게도 IT 기기소프트웨어말이 가까이 되니 여기저기서 회의로 불려다니는 일이 많다. 올해 안에 반드시 개최해야 되는 회의라서 피할 도리가 없다. 어제는 동시에 열리는 세 개의 회의에 참석하느라 정말 난감하였다. 다행스럽게도 IT 기기·소프트웨어와 늘어난 요령(?) 덕분에 허겁지겁 뛰어다닐 일은 없었다. 일정을 조정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달력 일부를 보내면서 '참석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모두 체크해 주세요'라는 회의 일정 조율 요청이 온다고 치자. 실제로 요즘 부쩍 늘어난 방식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요청에 대해 솔직하게 아직은 모든 날짜와 시간이 다 가능하다고 체크하여 즉시 보낼 것인가? 이러한 태도는 너무 솔직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요즘 많이 깨닫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는 먼저 온 손님에게 가장 빠르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중요도'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답변을 늦게 보낼 수 있는 사람이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일부러 늦게까지 답장을 보내지 않은채 붙들고 있을 자신이 없다면, 모든 참석 가능한 시간을 일부러라도 정직하게 적지 않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생긴 더 중요한 회의를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시간이 없다고 바쁜 척 하는 것이 필요한 것도 같다.
나중에 참석 요청이 들어왔지만 미리 잡은 다른 회의를 밀어낼 정도로 중요한 회의를 어떻게 결정할까? 그 회의에서 내가 차지하는 위치 또는 중요성? 아니면 그 회의에 참석하는 다른 최고 '권력자'의 위치(그러나 그에게 나의 참석 사실을 확인해 주어야 하는...)? 사실은 회의 자체의 중요성이 그 결정 요인이 되어야 하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부서에서도 비슷한 사연을 담고 외부인에게 회의 참석 요청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회의 참가 수당이나 자문료 형식으로 사례를 할 수 있어서 미안한 마음을 덮으려고 애쓰기도 한다.
이렇게 돌아가는 회의는 대개 절차적 정당성 때문에 열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를 개최하는 조직의 외부인이 필수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속내를 잘 들여다 보면 절차적 정당성을 지켰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한 목적이 더 강하다. 사전에 회의자료를 꼼꼼히 읽어서 숙지하고, 회의에 참가하여 올바르게 의사를 전달하고 토론에 임하며, 의결이 이루어지는 경우 그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책임을 지려는 자세를 갖고... 이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책잡힐 거리를 회의를 했다는 기록에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전부인 것 같다. 회의 기록은 이러한 목적에 맞추어 이루어진다. 말 그대로 형해화된 정당성이다.
요즘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조차 없이 영향령을 행사하는 '것들'이다. 소위 넛지(nudge)라는 용어로 잘 알려진 '부드러운 개입'은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사람이 느끼는 정도가 매우 달라진다. 규정을 따지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례를 언급하기 어렵지만(나 역시 권력의 굴레에 갇힌 사람이므로) 조직의 자율성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려는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근거도 없이 이런 일을 왜 했어요?'라는 물음에 대해 '하지 말라고 하지도 않았잖아요?'라는 대답을 용기 있게 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궁극적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비록 실천 과제 형식으로 문서화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체적으로 필요성을 인정하고 현실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일을 하는 행위를 반드시 제지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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