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4일 일요일

대청호와 신탄진 장 구경

멀리 가지 않아도 가슴이 시원하도록 탁 트인 곳에서 가을 단풍을 즐길만한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대청호다. 대전 시민에게 계룡산과 더불어서 탁월한 경관을 제공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비록 댐이나 방조제가 갖는 부정적 의미에 대해서도 이제 관심을 가져야 할 시대가 되었지만 말이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으나 우리 부부의 얼굴 사이에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면 결코 낭만적이지는 않은 문구가 적혀있다. 내용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긴다.
호수 건너편인 북쪽 약간 높은 곳을 바라보면 팔각정 휴게소가 있다. 그쪽은 지대가 높아서 아마 호수를 바라보는 경치는 더 아름다우리라. 시선을 약간 왼쪽으로 옮기면 가파른 산비탈에 절집이 하나 보인다. 이름은 현암사. 기회가 되면 한번 가 보고 싶다. 계단이 많아서 평소에 등산으로 다져진 체질이 아닌 우리 부부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리라.

마침 나들이를 나섰던 어제는 신탄진 장날이었다. 큰 도롯가에서 파는 단감을 사려다가 아예 본격적으로 장을 보기로 하였다. 유성장(4일/9일)은 꽤 여러 차례 다녀 보았지만 신탄진장(3일/8일)은 처음이었다. 김치가 다 떨어져서 깍두기 거리를 사기로 했다. 장이 서는 골목은 유성장보다는 약간 넓어서 다니기는 수월하였다. 작정을 하고 장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서 발품을 팔면서 어디에서 무엇을 파는지를 파악하려고 애쓰지는 않았다. 유성장은 워낙 많이 다니다보니 골목 입구에서 얼마를 들어가면 모시 송편을 팔고 어느 골목을 돌면 돼지 껍데기 무침과 닭강정이 있는지를 아는 정도는 된다.

잔치국수와 김밥을 곁들여서 약간 늦은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섰다. 무, 쪽파, 생강, 오이, 양파, 양념닭발, 고춧가루, 그리고 홍시를 샀다. 닭발과 돼지껍데기 무침은 집에서 먹은 적이 없는데 딸아이는 그 맛을 알아서 너무나 좋아한다.

광역시에서 열리는 정겨운 장터는 사람들의 사는 내음이 흠씬 풍겨나는 곳이다. 검정 플라스틱 봉지의 사용을 조금만 더 줄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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