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직장이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법인회원으로 가입해 있어서 대전시향의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종종 주어지고는 한다. 퇴근길에 아내와 만나서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고 공연을 보는 것이 일상 생활에서 누리는 작은 즐거움이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안에는 음반점이 있어서 가끔씩은 가볍게 클래식곡 CD를 구입하여 듣고는 한다.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바르톡의 피아노 소나타가 기억이 나서 음반을 구해 보고자 했는데 이제는 노안이 와서 안경 없이는 CD에 인쇄된 작은 글씨를 읽기가 편하지가 않았다. 바르톡과 라벨의 곡이 수록된 CD를 하나 골라 들고는 공연을 관람하였다. 지휘자의 해설이 곁들여진 공연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마지막에 연주된 라벨의 <어미 거위>는 매우 듣기에 편안하였다. 이 곡은 평생 독신으로 산 라벨이 친구의 자녀들을 위하여 원래 피아노 연탄곡으로 만든 것으로, 나중에 관현악곡으로 편곡되어 발레 음악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 오늘 구입한 음반을 오디오에 걸어 보았다. 앨범 자켓을 살펴보던 나는 뒷편의 곡들이 바로 <어미 거위> 모음곡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저 눈에 뜨이는대로 구입한 음반에 오늘 공연에서 들은 곡은 들어있다니!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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