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6일 수요일

제 역할을 다 하는 구닥다리 IT 기기들

2009년에 구입한 HP Mini 5101 넷북,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어 단돈 2만원에 구입한 중고 스마트폰 스카이 미라크(IM-A690S)가 이역만리 미국 출장길에 따라와서는 기대 이상의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아,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삼성 VLUU ES70 디지털 카메라. 바로 위의 사진을 ES70으로 찍었다. 이제는 출장을 가기 전에 어떤 카메라, 어떤 렌즈를 챙겨갈지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손에 잡히는대로, 가볍고 들고다니기 편한 카메라면 최고다. 요즘은 10만원 대에서 이면조사 및 광학식 손떨림 보정을 내장한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다. 사실 출장을 나오기 전에 휴대가 편한 새 디카를 새로 하나 구입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눈알이 빠지도록 웹을 뒤져가며 스펙을 비교하는 것이 너무 괴롭고 귀찮아서, 그냥 손에 잡히는 카메라를 들고 나온 것이다. 치명적인 단점이랄 것이 있다면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 없이 찍으려면 노이즈가 심해서 화질이 형편없다는 것. 제대로 된 Image Stabilization(소위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고, 그저 ISO와 셔터 스피드를 올리는 것으로 대처를 해야 하는 구세대 카메라라서 어쩔 도리가 없다. 하나를 희생하는 대신, 주머니 속에 들어 있다가 언제든 셔터를 끊을 찬스가 오면 즉각적으로 꺼낼 수 있다는 장점을 득하지 않았는가?

넷북도 마찬가지다. 평소 업무용으로 쓰는 - 역시 구입한지 만 2년이 다 된 - 노트북 컴퓨터와 넷북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였다. 가볍다는 것 말고는 업무용 노트북에 견주어 무엇 하나 나을 것이 없었다. 터치패드의 문제인지 글자를 입력하다 보면 커서가 엉뚱한 곳으로 뛰어다는 현상은 Xubuntu에서는 아직 해결이 되지 않았다(Xubuntu + 윈도우 7 듀얼 부팅으로 사용중이며, 윈도우쪽에서는 HP에서 제공하는 최신 터치패드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것으로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저 짐의 무게를 줄이자는 생각으로 넷북이 낙점되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어차피 강연장에서는 항상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여 사용할 것이기에, 불룩하게 튀어나온 9 cell 배터리 대신 슬림한 6 cell 배터리로 바꾸어 끼운 상태이다.

스마트폰 미라크는 또 어떤가. 선불제 현지 SIM카드를 끼워서는  그토록 뻔질나게 한국에 전화질을 해 대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200분의 통화 시간을 반 밖에 채우지 못했다. 만약 선불제 전화카드를 공항에서 구입하여 왔다면 이미 금액이 부족하여 재충전을 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무곳에서나 전화를 걸 수 있는 편리함도 없지 않은가?

가방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준 나의 오랜 친구들의 노고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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