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4일 금요일

새로운 만년필, 3·OYSTERS HUNTERS

2-3만원 정도의 만년필을 1년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구입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큰 사치를 부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작년 이맘때에 구입한 파커 IM - 이것은 5만원이 넘는 제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는 여전히 손에 잘 익지를 않고, 지난 가을부터 쓰던 워터맨 Expert 만년필은 떨어뜨려서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Expert를 수리하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부담 없이 쓸 만년필을 하나 더 구입하고 싶어졌다. 사실은 그런 목적으로 Sheaffer VFM을 샀었던 것이었으나...

광화문 핫트랙스에서 국산 브랜드인 3·오이스터스의 헌터스 모델(제조국은 대만)을 하나 구입하였다. 브랜드의 의미, 제품 소개 등은 네이버의 블로그(링크)에 소개가 되어 있는데 포장용 상자에는 http://www.firstmate.co.kr이 인쇄되어 있다. 여기를 클릭해 들어가면 3·오이스터스에 대한 정보는 없다.

헌터스 만년필(제품 소개 링크)에는 다음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내가 구입한 것은 중간의 포레스트 그린이다. 일부러 흔하지 않은 색깔을 고른 것이다. 닙은 F(0.6 mm) 단일 사이즈이다. 크기와 손에 잡히는 느낌은 꽤 오래전에 쓰던 자바펜의 아모레스를 연상시킨다. 지금은 업그레이드 버전인 아모레스II로 바뀌었다. 자바펜의 만년필에는 여분의 카트리지를 하나 더 넣을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헌터스는 그렇질 못하다. 이는 쉐퍼 VFM도 마찬가지이다. 필기구도 소형 경량화를 추구하다보니 이렇게 되고 말았다.

자료 출처: 3·OYSTERS 블로그
행사 중이라서 찬란한 색상의 10색 카트리지를 덤으로 얻었다. 기본 구성으로는 검정색 카트리지와 컨버터가 각각 하나씩 들어 있다. 3·오이스터스는 I·COLOR·U나 훈민정음 등 한국 독자 브랜드의 병잉크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매장에서는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으로 대만 IWI의 핸드스크립트라는 제품도 보여주었다. 이것은 헌터스보다 조금 더 짧아서 캡을 뒤에 꽂아서 써야 하고, 촉도 더 가늘며, 무엇보다도 인조가죽 마감이 얼마 쓰지 못하고 벗겨질 것만 같았다. 3·오이스터스 헌터스를 고른 것에 일단 만족한다. 손에 적당히 잘 잡히고 필기감도 좋다. 

독일제 이리듐 닙이다.
본체 끝에는 'TAIWAN'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매장 직원이 새로 나온 Parker Jotter도 소개해 주었다. Jotter 예전 모델과 Vector Standard는 오래 사용했더니 배럴이 플라스틱이라서 돌려서 닫는 나사 부분에 금이 가고는 했었다. Jotter 신상품은 금속 배럴 모델도 있는 것 같았다. 

독일 KAWECO라는 브랜드의 만년필도 만져 보았다. 오늘은 전혀 모르던 만년필 브랜드를 세 종류나 접한 셈이다. 언젠가는 본체 가득 잉크가 들어가는 펠리칸 M205를 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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