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3일 목요일

43번 오극관(43 power pentode) 싱글 앰프 프로젝트 - [12] 케익팬에 앰프 꾸미기

언제까지 나무판 위에 얼기설기 배선한 상태의 앰프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다시 앰프를 꾸미기로 하였다. 오늘로써 [43번 오극관 싱글 앰프 프로젝트] 글이 12회째가 되는데, 과연 끝이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소한 개량을 거치면서 몇 년이 지날 수도?

마트에서 구입한 케익팬. 고행의 시작이었다. 이때가 약 보름 전의 일이다.


30 mm 홀쏘로 구멍 뚫기. 홀쏘는 무척 위험한 물건임을 깨달았다.


부품 고정을 시작하였다. 위 사진에서는 출력관 소켓을 내부에서 고정하는 것으로 임시 배치를 하였으나 최종적으로는 바깥쪽에 부착하였다. 초단관도 소켓을 섀시에 고정하고 하드와이어링을 하면 보기는 훨씬 좋았을 것이다. 제작 편의상의 문제 때문에 초단관 회로는 소켓을 통해서 만능기판에 직접 고정하게 되었고 결국은 아래 사진과 같이 매우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 되고 말았다. 드러난 배선에 감전이 되지 않도록 적당히 가리는 일이 숙제이다. 작동 전압은 150 V 수준이다.


임시 배선을 하여 소리가 잘 나는지 확인하였다. 아래의 사진은 어젯밤에 찍은 것이다. 회로는 케익틀에 꾸미기 전과 다를 바가 없는데 소리가 훨씬 커진 느낌이다.


퇴근 후에만 조금씩 작업을 하다보니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케익팬을 쓰도록 영감을 준 것은 다음의 사이트("A Cake Tin Makes A Great Tube Amp Chassis")였다.

출처: https://hackaday.com/2016/06/05/a-cake-tin-makes-a-great-tube-amp-chassis/
보기에도 독특하고 구하기도 쉬운 재료라고 생각하여 케익팬을 선택했는데 실제로 완성을 앞둔 지금의 심경은? 글쎄,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은 재료이다. 가공은 쉬운 편이다. 전동 드릴로 구멍을 내거나 실톱으로 큰 면적을 잘라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 드릴로 구멍을 뚫으면 테두리가 날카롭게 찢어지는 성질이 강해서 손을 다치기 쉽다. 실제로 손가락을 꽤 깊이 찔려서 피를 좀 보았다. 그리고 표면에 코팅이 된 상태여서 테이프나 핫멜트가 잘 붙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 사진에서 보인 배전압 정류부를 아직도 고정을 하지 못하였다. 나무판이라면 핫멜트로 붙여버리면 되겠지만.


다음으로는 히터의 접지를 통해서 험을 제거해야 한다. 출력관은 직류 점화이니 별다른 처리를 할 것이 없다. 정석대로라면 초단관 히터 전원의 중점에 해당하는 탭을 접지를 해야 한다. 중간에 해당하는 탭이 없다면 아래 그림의 방법 중 적당한 것을 택하면 된다.

출처: The Valve Wizard
오른쪽 중간의 그림에서 10R 저항을 넣는 것은 애노드와 히터 핀 사이에 단락이 일어났을 때 일종의 퓨즈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다음은 내가 사용한 전원트랜스이다. 이것은 순전히 히터 점화만을 위한 것이다. 플레이트 공급용 고전압은 12 V 어댑터 => DC-DC boost converter를 통해서 만들어지며, 케익틀 내부에 숨어있다.


히터 전압을 6 V로 한다면(9 - 15 V) 적당한 중간탭(12 V)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12 V로 점화를 하려면 마땅한 중간탭이 없다. 여기서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다섯개의 탭 중 아무거나 접지를 하면 어떻게 될까? 저항을 경유하지 않고 전선을 이용하여 실험을 해 보았다. 험이 사라졌다! 다섯개의 탭 중 그 어느것을 접지하든지 효과는 마찬가지였다. 꼭 히터의 중간 전압에 해당하는 위치에서 선을 뽑아내어 접지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것이 대단히 위험한 시도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정확히 중간지점에서 접지를 하는 것에 비해서는 험 제거 효율이 떨어질까? 실용적으로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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