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7일 토요일

독서 기록 -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외 네 권

이번에는 대출 기한을 일주일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한 책을 다 읽지 못하였다. <처음 읽는 일본사(전국역사교사모음 지음)>, <불평등의 역사(발터 샤이델 저|조미현 역)>, 그리고 <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을 이롭게 하는가(우르스 빌만 저|장혜경 역)>는 다음 기회에 꼭 읽도록 한다.

사진 퀄리티가 영 좋지 못하다. 거실 바닥에 놓고 찍으면 조명이 늘 문제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 부제: 문화치유전문가 박상미의 인생특강
  • 박상미 지음(더공감 마음학교 링크)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한 사람의 힘으로 인하여 풍성한 삶을 이어나가는 10 인을 심층 인터뷰하고 쓴 책. '시련을 극복한~', '성공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이 척박한 세상에 향기를 드리우며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풍성한 삶을 누리는 사람이라고 하면 딱 좋을 것이다. 참여한 사람은 김혜자, 박동규, 이병복, 표재순, 신경림, 인순이, 황현산, 조벽, 김현영, 그리고 섀넌 두나 화이트. 맨 마지막은 저자 박상미가 자신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마무리하였다. 문학평론가 황현산이 현명한 어른이 되는 길에 대하여 말한 것을 인용해 보았다.
나이가 들수록 듣는 연습을 해야 하고, 토론을 해야 합니다... 배우기를 멈추지 말고 참신하게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게 책을 읽는 것입니다... 나보다 어린 애들이 쓴 글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가 시작됩니다... 나이의 향기를 풍길 수 없는 사람들이 나이의 권력을 탐하는 것 같다(박상미) 
교수법 전문가 조벽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부부가 이혼에 이르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말'입니다... 멀어지는 말이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 마음 문을 아예 닫아버리게 하죠... 그 말에 네 가지 독이 존재해요. '비난, 경멸, 방어, 담 쌓기'라는 독이에요... 이 독을 마음에 품는 순간 얼굴에 다 나타난대요.

어떻게 바꿀 것인가

  • 부제: 비정상 정치의 정상화를 위한 첫 질문
  • 강원택(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지음
긴 고난의 터널을 뚫고 대한민국 민중은 드디어 5년 단임 대통령제를 핵심으로 하는 1987년 체제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이제는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슈퍼맨 대통령에게 강력한 힘을 위임하는 것으로 더 이상 국가의 변혁이 어려움을 설파하고, 제도적 대안으로서 내각제를 주장한 책이다,

미래중독자(The Invention of Tomorrow)

  • 부제: 오늘을 버리고 내일만 사는 별종, 사피엔스
  • 다니엘 S. 밀로 지음
  • 양영란 옮김
"내일 보자!" - 인류가 떠올린 가장 혁명적인 문장.
인류는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저자 역시 인간 사회에 만연한 과잉에 대한 '과잉된 강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정속 주행은 퇴보로 여기고 '가속도'를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왜 5만 8천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별안간 아프리카를 떠났을까? 이것은 바로 인간이 발명한 '내일'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가 주장했듯이 추상적 개념·상상력이 인류의 협동을 이끌어내어 현재의 문명을 만들어냈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이 '빌어먹고도' 찬란한 내일에 중독된 것이 인류이다. 내일을 위해 기꺼이 오늘을 포기하는 유일한 생명체가 인간이다. 기대는 곧 불안·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가 아닐까?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 부제: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친절한 미술 이야기
  • 안휘경, 제시카 체라시 지음
  • 조경실 지음
예술가의 똥(Artist's Shit; Merda d'artista; 피에로 만초니, 1961)

어떠한 작품이 현대미술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작품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려 있다. 현재라는 순간을 해석하는 작업은 좀처롬 쉽지 않고, 현대라는 사회를 이해하는 일 역시 혁신적인 기술과 새로운 접근방식을 요구한다(30 쪽).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성품 변기를 가져다가 작가의 사인만을 추가한 마르셀 뒤샹의 샘('Fountain', 위키피디아)을 현대미술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는 식으로 지나친 단순화라고 생각한다. 현대미술의 이단아 마르셀 뒤샹의 "샘"이야기(링크)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작품은 사라지고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찍은 사진과 복제품만 남았다.

때로는 어떤 작품은 미적 가치보다 아이디어, 정치적 관심, 감정의 자극으로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31쪽).
작가 혼자서 공들여 만들여야만 작품이 되는 것이 아니다. 현대 미술은 이미 여러 스태프에 의해 구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심지어 개념만으로도 작품이 되며, 퍼포먼스 아트도 이미 흔하다. 다음에 현대미술관을 방문하게 되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감상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현대미술은 항상 변화하고 있는 현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 아니라 작가이다.

99%를 위한 경제학

  • 부제: 낮은 곳을 향하는 주류 경제학 이야기
  • 저자: 김재수(미국 인디애나퍼듀대학 경제학과 교수) 허핑턴포스트의 김재수 블로그 글목록 링크
보이지 않는 손, 비교우위, 기회비용, 비용-편익 분석, 경제적 인센티브에 반응하여 행동하는 인간... 우리가 알고 있는 주류 경제학은 단지 상위 1%를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시장은 '기업'과 동의어가 아니다. 시장이 올바르게 작동하려면 모든 경제적 판단을 위한 정보가 전부 투명하게 공개된 상태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인센티브를 믿사오니, 공공부문과 정부규제에 고난을 받으사 복지 예산에 못박혀 죽으시고, 민영화와 규제완화를 통해 다시 살아나시며, 산 기업과 죽은 기업을 심판하러 오시리라. 성과급을 믿사오며 부자감세와 기업 프렌들리 정책의 효과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영원히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129쪽)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옹호·세계화의 파도에 휩쓸려 경제적 약자인 을('乙')의 위치는 날이 갈수록 열악해져만 간다.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논리와 함께 이들은 계속 나락으로 떨어져만 간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권력과 결탁한 거대 기업의 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아직도 주변에는 "박정희 대통령 덕분에 우리가 이정도 먹고 사는거야"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많다.
선택이 야기하는 기회비용을 본다는 것은 경제학도가 반드시 지녀야 할 반골 정신을 의미합니다. 권력과 권위, 또는 관습에 의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에게도 잃고 있는 것을 찾아내야 합니다.(11-12쪽)
이번에 읽은 다섯 권의 책 중에서 가장 울림이 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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