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31일 토요일
요즘의 손목시계 크기란...
가장 최근에 산 시계 위에 갖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결혼 예물 시계를 얹어 보았다. 과거에 비하면 너무 크다. 아마 직경이 1 cm 정도는 늘어난 것 같다. 손목이 두껍지 않은 남자에게는 과하게 크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나는 시계 디자인 요소 중에서 시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노안이 무척 심하게 왔기 때문이다. 큰 사이즈의 디자인은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시계 케이스의 지름 자체보다는 바늘과 인덱스의 크기·디자인, 다이얼과 바늘의 색깔 대조 등이 시인성에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안경을 쓰지 않고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날짜 및 요일 창이나 크로노그래프용 작은 다이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인성 측면에서는 다이버 시계만 한 것이 없다. 일반적인 다이버 시계는 그대신 무겁고 크다는 것이 문제다.
2019년 8월 30일 금요일
QIIME 1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
QIIME 2가 2018년에 공개되면서 QIIME 1에 대한 공식 지원은 중단되었다. 16S rRNA 염기서열에 의한 미생물 군집 분석을 처음 공부하는 입장이라면 당연히 QIIME 2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QIIME 1에 관해서는 워낙 많은 공부자료가 인터넷에 널려있고, SRA에서 raw data를 받아서 실제로 따라서 해 보니 의외로 16S rRNA 염기서열에 기반한 microbial(요즘 유행되는 용어로는 microbiome) taxonomic profiling의 분석 과정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QIIME 2는 편의성과 일관된 인터페이스(물론 명령행 기반이지만) 안에 기본 원리가 살짝 숨겨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부속 스크립트(전체 목록)가 매우 풍부하여 다른 용도로도 사용하기에도 좋다. conda environment가 아니라 CentOS 7에 원래 깔려있는 파이썬 환경에 설치하기를 잘했다고 느끼고 있다. QIIME 1을 사용할 때에는 FastTree와 USEARCH를 최신 버전이 아닌 것으로 잠시 되돌리는 트릭을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말이다.
며칠 동안 QIIME 1을 다루면서 어렵다고 느낀 점은 다음의 두 가지였다. QIIME 2에서는 전부 편리하게 개선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Denoising이란 오류를 교정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genome assembly를 위한 일루미나 데이터의 전처리에서는 error correction이라고는 불러도 denoising이란 말은 잘 쓰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동인할 일을 서로 다른 분야에서 약간 다르게 부르는 것인지, 혹은 16S rRNA amplicon에서 오류 정정을 하는 방법이 독특하기 때문에 별도의 용어로 칭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령 SPAdes assembler의 error correction 모듈을 16S amplicon data에 적용해도 될까?
Alpha 및 beta diversity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metagenomics wiki에 수록되어 있다. OTU table을 만든 다음에 해야 할 일에 해당한다.
며칠 동안 QIIME 1을 다루면서 어렵다고 느낀 점은 다음의 두 가지였다. QIIME 2에서는 전부 편리하게 개선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 입력 파일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 OTU picking과 chimera 제거의 과정에서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chimera 제거를 언제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나의 시퀀싱 경험은 전적으로 미생물 단일 유전체에 대한 것이다. 커다란 유리판에 손으로 부어서 만드는 시퀀싱용 polyacylamide gel에서부터 ABI 3700을 거쳐 Roche/454 Illumina, Ion Torrent, PacBio, 그리고 약간의 MinION까지... 1991년부터 시퀀싱을 해 왔지만 많아봐야 일루미나 장비 기준으로 하나의 레인에서 생성된 최대 12개 정도 샘플에 대한 paired read - 이미 demultiplexing이 되어 샘플 수 x 2에 해당하는 - fastq 파일을 가지고 분석을 시작하는 것이 전부였다. 전형적인 파일 이름의 형태는 L2S357_15_L001_R1_001.fastq.gz와 같다. QIIME 2에서 쓰는 용어로 말하자면 Casava 1.8 paired-end demultiplexed fastq에 해당한다(QIIME 2 documentation - Importing data 링크). 동시에 처리했던 데이터 중 최대 규모였던 것은 150개 정도의 박테리아 균주 유전체에 대한 일루미나 결과였다. 인간 유전체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수준이 아닌가.
QIIME '2'의 튜토리얼을 따라가며 공부를 하다가 제일 먼저 놀랐던 것은 바코드를 읽은 fastq 파일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SRA에 raw data를 제출할 때에는 어떻게 하지? 실제로 천랩에서 sequencing only service를 요청하면 어떤 결과를 제공할까? 다음주에 곽 박사에게 물어봐야 되겠다. QIIME 1 공식 문서의 Preparing raw Illumina data in different formats for use with QIIME에도 포맷에 따른 일루미나 파일 처리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많다. Single-end read와 barcode read로 구성된 한 쌍의 파일은 EMP(Earth Microbiome Project) protocol의 multiplexed single-end fastq라 부른다. 이것을 처리하는 QIIME 1 script는 split_libraries_fastq.py이다. Paired-end fastq는 join_paired_ends.py로 처리한다. 341F와 805R 프라이머로 16S rRNA의 V3-V4 region을 증폭한 산물의 크기는 중간값이 421 bp이다(링크). Amplicon을 만들어서 MiSeq으로 2 x 250 cycle pair end sequencing을 하면 중간을 연결하기에 매우 적당하다. Join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확인하고, 부속되는 바코드 read 파일을 업데이트하는 일이 필요하다. Input read 전부가 성공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으므로, 후속 분석 작업을 하려면 원본 바코드 read로부터 join된 read의 것만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바코드 입력 데이터 파일 처리 방법은 QIIME 2가 좀 더 일관적이며 합리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QIIME 1에서는 다음과 같이 파일 타입(일루미나)에 따라 다른 방법을 취해야 한다.
- EMP multiplexed SE fastq: split_libraries_fastq.py(quality filtering 가능: -q 19)
- EMP multiplexed PE fastq: join_paired_ends.py + split_libraries_fastq.py
- Casava 1.8 PE demultiplexed fasqt: join_paired_ends.py + add_qiime_labels.py 이것은 이해하기가 조금 까다롭다. Edamame course의 교육 자료를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EDAMAME(Exploration in Data Analysis for Metagenomic Advances in Microbial Ecology)에서 개최하는 교육 코스이다.
2018년 Science에 실린 Gopalakrishnan 등의 논문 'Gut microbiome modulates response to anti–PD-1 immunotherapy in melanoma patients'에서 ENA에 등록한 FMT 실험 마우스의 16S sequencing data(study accession PRJEB22895)를 다운로드하여 보았다.
서열 ID(Wargo.R2d7_45029)를 보면 이미 demultiplexing이 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아마도 split_libraries_fastq.py를 --store_qual_scores 인수와 함께 실행하여 FASTA 및 .qual 파일을 함께 만든 다음, convert_fastaqual_fastq.py을 실행하여 fastq로 전환한 것 같다. 외견상으로는 single end fastq이지만, 논문에서는 paired end sequencing 결과를 join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시퀀싱 결과물을 제출하기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전환을 한 것임에 틀림없다. 저러한 형태의 파일은 절대로 일루미나 장비에서 생산된 직후의 모습이 아니다. Wargo는 이 논문의 교신저자 이름이니 말이다.
Chimera 제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천랩의 자료에 의하면 16S rRNA의 454 sequencing 데이터에서 약 15-20%가 chimera였다는 논문을 인용하였다. 그러나 Illumina Overview Tutorial에서는 이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이 의외였다. Chimera 제거는 OTU picking 전에 모든 read(seqs.fna)에 대해서 할 수도 있고, 그 후에 할 수도 있다. 공식적으로는 identify_chimeric_seqs.py를 이용하여 제거하지만(ChimericSlayer 또는 USEARCH 6.1 사용; 설명 링크) QC 과정의 일종인 usearch quality filter(pick_otus.py -m usearch로 작동; 설명 링크)를 사용할 수도 있다. Reference sequence가 필요한 방법도 있고 de novo로 검출하는 방법도 있다. OTU picking을 마친 뒤 각 클러스터에서 뽑은 대표 서열을 가지고 chimera를 검출한 경우 phylogenetic tree와 alignment 등에서 이를 제거해야 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UCHIME을 사용하는 usearch quality filter로 모든 read를 먼저 처리한 다음 이것을 가지고 OTU picking, 대표서열 추출, taxonomic assignment 및 tree building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pick_open_reference_otus.py를 실행하면 단 하나의 스크립트로 이 모든 것을 다 진행할 수 있다.
서열 ID(Wargo.R2d7_45029)를 보면 이미 demultiplexing이 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아마도 split_libraries_fastq.py를 --store_qual_scores 인수와 함께 실행하여 FASTA 및 .qual 파일을 함께 만든 다음, convert_fastaqual_fastq.py을 실행하여 fastq로 전환한 것 같다. 외견상으로는 single end fastq이지만, 논문에서는 paired end sequencing 결과를 join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시퀀싱 결과물을 제출하기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전환을 한 것임에 틀림없다. 저러한 형태의 파일은 절대로 일루미나 장비에서 생산된 직후의 모습이 아니다. Wargo는 이 논문의 교신저자 이름이니 말이다.
Chimera 제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천랩의 자료에 의하면 16S rRNA의 454 sequencing 데이터에서 약 15-20%가 chimera였다는 논문을 인용하였다. 그러나 Illumina Overview Tutorial에서는 이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이 의외였다. Chimera 제거는 OTU picking 전에 모든 read(seqs.fna)에 대해서 할 수도 있고, 그 후에 할 수도 있다. 공식적으로는 identify_chimeric_seqs.py를 이용하여 제거하지만(ChimericSlayer 또는 USEARCH 6.1 사용; 설명 링크) QC 과정의 일종인 usearch quality filter(pick_otus.py -m usearch로 작동; 설명 링크)를 사용할 수도 있다. Reference sequence가 필요한 방법도 있고 de novo로 검출하는 방법도 있다. OTU picking을 마친 뒤 각 클러스터에서 뽑은 대표 서열을 가지고 chimera를 검출한 경우 phylogenetic tree와 alignment 등에서 이를 제거해야 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UCHIME을 사용하는 usearch quality filter로 모든 read를 먼저 처리한 다음 이것을 가지고 OTU picking, 대표서열 추출, taxonomic assignment 및 tree building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pick_open_reference_otus.py를 실행하면 단 하나의 스크립트로 이 모든 것을 다 진행할 수 있다.
OTU picking의 여러 방법, biom 파일의 구조 등 공부할 것이 너무나 많지만 워낙 양이 많아서 여기에서 다 기술하기는 어렵다. QIIME 2에서는 개념이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QIIME 1에서는 454 데이터에 대해서만 쓰이는 denoise라는 용어가 QIIME 2로 와서는 아주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도 같고, OTU cluster는 feature라는 말로 바뀐 것 같으며, 모든 데이터가 .qza라는 'artifact' 파일로 다루어진다는 것이 외견상 깔끔해 보이기는 해도 마치 두꺼운 포장재로 둘러싸인 상자 속 물건을 다루는 것 같아서 아직은 좀 어색하다.
Denoising이란 오류를 교정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genome assembly를 위한 일루미나 데이터의 전처리에서는 error correction이라고는 불러도 denoising이란 말은 잘 쓰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동인할 일을 서로 다른 분야에서 약간 다르게 부르는 것인지, 혹은 16S rRNA amplicon에서 오류 정정을 하는 방법이 독특하기 때문에 별도의 용어로 칭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령 SPAdes assembler의 error correction 모듈을 16S amplicon data에 적용해도 될까?
Alpha 및 beta diversity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metagenomics wiki에 수록되어 있다. OTU table을 만든 다음에 해야 할 일에 해당한다.
일주일 정도 더 QIIME 1을 주물러 봐야 일정 수준의 이해도에 오를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설치만 해 놓고 방치했던 QIIME 2를 다시 시작해 봐야 한다.
QIIME 2의 특징(논문에서 인용)
- Interactive spatial and temporal analysis and visualization tools
- Support for metabolomics and shotgun metagenomics analysis
- Automated data provenance tracking to ensure reproducible, transparent microbiome data science
참고 자료
- QIIME 1 공식 웹사이트
- QIIME 2 공식 웹사이트
- [GitBook] An introduction to QIIME 1.9.1 [Read] 버튼을 클릭할 것!
- Baochen Shi(UCLA)의 Metagenomics Analysis 워크샵 자료(2017)
- EDAMAME course: Amplicon analysis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용한 정보가 많다. 예를 들어 여러 pair의 fastq 파일을 join할 경우 Merge_Reads_Script.sh를 사용하면 한번에 작업을 할 수 있다. 물론 파일 이름(base)의 목록이 필요하다. 5년 동안 진행된 EDAMAME workshop의 성과에 대한 논문('Strategies for Building Computer Skills To Support Microbiome Analysis: a Five-Year Perspective from the EDAMAME Workshop', mSystems 2019)이 나올 정도이니 꽤 유명한 교육 강좌인 것 같다. merge_paired_fastq.sh는 내가 Merge_Reads_Script.sh를 고친 것이다. list.txt 파일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병합한 fastq 파일을 남겨서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게 하였다. 병합한 fastq file은 vsearch 파이프라인에서 쓰려고 한다.
- EZBioCloud(천랩) tutorial - Discovery biomarkers facilliating anti-PD-L1 efficacy
- [The mothur blog] mothur and QIIME
2019년 8월 28일 수요일
QIIME 1 어렵게 설치하기
이미 대세는 QIIME 2(공식 웹사이트)라고 생각되는데 왜 이제와서 QIIME 1인가? 사실 내가 쓰는 서버에도 qiime2가 conda environment(v2019.1) 및 docker image(v2018.11)로 설치된 상태라서 이런 수고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요즘 읽고 있는 논문 "Microbiota and cancer immunotherapy: in search of microbial signals"(Gut 2019 Vol 68 No 3)에 큰 흥미를 느껴서 여기에서 수행한 분석 방법을 따라서 연습을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근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PD-1 억제제)를 사용한 항암 치료가 개인에 따라서 다른 치료 성적을 보이며(R: responding vs NR: non-responding), 그것은 microbiome과 연관이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어 큰 주목을 끌었다. 다음은 사례로 든 논문 세 가지. 전부 2018년 Science에 연달아서 발표된 논문이다. 나는 이 중에서 Gopalakrishnan et al이 쓴 논문의 16S sequencing raw data를 가지고 연습을 할 생각이다.
[12] Routy B, Le Chatelier E, Derosa L, et al. Gut microbiome influences efficacy of PD-1-based immunotherapy against epithelial tumors. Science 2018;359:91–7.
[13] Gopalakrishnan V, Spencer CN, Nezi L, et al. Gut microbiome modulates response to anti-PD-1 immunotherapy in melanoma patients. Science 2018;359:97–103.
[14] Matson V, Fessler J, Bao R, et al. The commensal microbiome is associated with anti-PD-1 efficacy in metastatic melanoma patients. Science 2018;359:104–8.
2019년도 Gut 논문에서는 이상의 세 가지의 연구 사례에서 공통적인 'microbial signal'이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같은 분석 파이프라인을 적용하여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16S 데이터는 QIIME 1.9.1을, shotgun metagenome data는 MetaPhlAn2를, R과 NR 집단에 연관된 바이오마커 동정에는 LEfSe를 사용하였다. 결론에서는 taxonomic profiling으로는 두 집단을 가르는 '미생물 시그날'을 찾아내긴 어려우며, function의 차이를 유의해서 보아야 될 것이라 하였다. 그러려면 shotgun 방색의 metagenomics가 앞으로는 더욱 중요하다는 뜻이 된다. 예전에는 assembly 기반의 shotgun metagnomic에 관심이 많았었지만 용도에 따라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느껴진다.
QIIME Installation Guide에 따르면 Miniconda에서 환경을 만들라고 하였다. 파이썬은 2.7을 쓰라고 하였다. 나는 Anaconda를 설치해 두었으니 여기에서 시작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matplotlib의 버전(1.4.3)이 너무 옛날 것인가? 채널에 해당되는 버전이 없다는 에러 메시지가 나왔다. 그래서 matplotlib 뒤에 지정된 버전을 지우기도 하고, 파이썬만 있는 qiime1 conda environment만 먼저 만들어서 여기에 진입하여 qiime1을 설치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Package XYZ conflicts for:'에러가 수십개나 발생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alternative installation methods document를 확인하였다. 시스템에 원래 설치된 python 2.7에서 관리자 권한으로 pip를 사용하여 최소 설치를 하면 될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회사 환경은 SSL 인증서 문제로 프로그램 설치가 참 까다롭다. conda, git, pip... 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pip를 쓰려면 명령행에 누더기처럼 --trusted-host pypi.org --trusted-host files.pythonhosted.org를 덧붙여야 한다.
문서를 보면 먼저 numpy를 설치하란다. 이는 이미 설치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QIIME 1.9.1을 깔아보자!
이건 또 뭔가? setuptools, dnspython, 그리고 python-ldap만 수동으로 설치하면 되려나? pip install로 하나씩 설치를 해 나가는데 또 이런 에러 메시지가 나왔다.
ERROR: Cannot uninstall 'XYZ'. It is a distutils installed project and thus we cannot accurately determine which files belong to it which would lead to only a partial uninstall.
구글을 뒤져보니 이 에러는 distutils가 설치한 프로그램이라서 정확히 어떤 파일이 제거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라는 의미라고 한다(distutils는 uninstaller 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distutils로 설치하면 지우기가 어렵다고 함). 이런 경우에는 --ignore-installed 옵션을 쓰라고 한다. 즉 다음과 같이 하여 별로 필요하지 않은 requirement를 일일이 점검하지 않고 다시 QIIME을 설치하게 만들었다.
설치가 끝났으면 테스트 스크립트를 실행한다.
이것은 또 뭔가? Tkinter라는 Tcl/Tk 파이썬 인터페이스 패키지가 없다는 에러이다. 전에도 본 일이 있다. yum으로 tkinter를 설치하면 된다. 우분투용 패키지 이름은 python-tk, python3는 python3-tk라고 한다. 내 환경은 CentOS 7이다.
자, 그러면 다 되었겠지?
아이고, 별게 다 속을 썩인다. FastTree-2.1.3 소스 코드를 가져다가 컴파일하였다.
방금 빌드한 fasttree 바이너리가 가장 먼저 인식되도록 PATH 변수를 수정한 다음 다시 print_qiime_config.py -t를 실행하였다. 드디어 에러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다. 얼마나 반가운 OK 사인인가!
다음으로는 도커 이미지도 다운로드해 두었다.
pip를 이용하여 개별적으로 설치하느라 괜히 고생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2] Routy B, Le Chatelier E, Derosa L, et al. Gut microbiome influences efficacy of PD-1-based immunotherapy against epithelial tumors. Science 2018;359:91–7.
[13] Gopalakrishnan V, Spencer CN, Nezi L, et al. Gut microbiome modulates response to anti-PD-1 immunotherapy in melanoma patients. Science 2018;359:97–103.
[14] Matson V, Fessler J, Bao R, et al. The commensal microbiome is associated with anti-PD-1 efficacy in metastatic melanoma patients. Science 2018;359:104–8.
2019년도 Gut 논문에서는 이상의 세 가지의 연구 사례에서 공통적인 'microbial signal'이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같은 분석 파이프라인을 적용하여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16S 데이터는 QIIME 1.9.1을, shotgun metagenome data는 MetaPhlAn2를, R과 NR 집단에 연관된 바이오마커 동정에는 LEfSe를 사용하였다. 결론에서는 taxonomic profiling으로는 두 집단을 가르는 '미생물 시그날'을 찾아내긴 어려우며, function의 차이를 유의해서 보아야 될 것이라 하였다. 그러려면 shotgun 방색의 metagenomics가 앞으로는 더욱 중요하다는 뜻이 된다. 예전에는 assembly 기반의 shotgun metagnomic에 관심이 많았었지만 용도에 따라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느껴진다.
QIIME Installation Guide에 따르면 Miniconda에서 환경을 만들라고 하였다. 파이썬은 2.7을 쓰라고 하였다. 나는 Anaconda를 설치해 두었으니 여기에서 시작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base) $ conda create -n qiime1 python=2.7 qiime matplotlib=1.4.3 mock nose -c bioconda ... PackagesNotFoundError: The following packages are not available from current channels: - matplotlib=1.4.3
matplotlib의 버전(1.4.3)이 너무 옛날 것인가? 채널에 해당되는 버전이 없다는 에러 메시지가 나왔다. 그래서 matplotlib 뒤에 지정된 버전을 지우기도 하고, 파이썬만 있는 qiime1 conda environment만 먼저 만들어서 여기에 진입하여 qiime1을 설치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Package XYZ conflicts for:'에러가 수십개나 발생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alternative installation methods document를 확인하였다. 시스템에 원래 설치된 python 2.7에서 관리자 권한으로 pip를 사용하여 최소 설치를 하면 될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회사 환경은 SSL 인증서 문제로 프로그램 설치가 참 까다롭다. conda, git, pip... 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pip를 쓰려면 명령행에 누더기처럼 --trusted-host pypi.org --trusted-host files.pythonhosted.org를 덧붙여야 한다.
문서를 보면 먼저 numpy를 설치하란다. 이는 이미 설치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QIIME 1.9.1을 깔아보자!
# pip install qiime==1.9.1 --trusted-host pypi.org --trusted-host files.pythonhosted.org ... ERROR: ipython 5.8.0 has requirement setuptools>=18.5, but you'll have setuptools 0.9.8 which is incompatible. ERROR: ipapython 4.6.4 has requirement dnspython>=1.15, but you'll have dnspython 1.12.0 which is incompatible. ERROR: ipapython 4.6.4 has requirement python-ldap>=3.0.0b1, but you'll have python-ldap 2.4.15 which is incompatible.
이건 또 뭔가? setuptools, dnspython, 그리고 python-ldap만 수동으로 설치하면 되려나? pip install로 하나씩 설치를 해 나가는데 또 이런 에러 메시지가 나왔다.
ERROR: Cannot uninstall 'XYZ'. It is a distutils installed project and thus we cannot accurately determine which files belong to it which would lead to only a partial uninstall.
구글을 뒤져보니 이 에러는 distutils가 설치한 프로그램이라서 정확히 어떤 파일이 제거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라는 의미라고 한다(distutils는 uninstaller 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distutils로 설치하면 지우기가 어렵다고 함). 이런 경우에는 --ignore-installed 옵션을 쓰라고 한다. 즉 다음과 같이 하여 별로 필요하지 않은 requirement를 일일이 점검하지 않고 다시 QIIME을 설치하게 만들었다.
# pip install --ignore-installed qiime==1.9.1 --trusted-host pypi.org --trusted-host files.pythonhosted.org
설치가 끝났으면 테스트 스크립트를 실행한다.
# print_qiime_config.py -t
...
ImportError: No module named Tkinter
이것은 또 뭔가? Tkinter라는 Tcl/Tk 파이썬 인터페이스 패키지가 없다는 에러이다. 전에도 본 일이 있다. yum으로 tkinter를 설치하면 된다. 우분투용 패키지 이름은 python-tk, python3는 python3-tk라고 한다. 내 환경은 CentOS 7이다.
자, 그러면 다 되었겠지?
# print_qiime_config.py -t
AssertionError: Unsupported FastTree version. 2.1.3 is required, but running 2.1.10.
아이고, 별게 다 속을 썩인다. FastTree-2.1.3 소스 코드를 가져다가 컴파일하였다.
# mkdir /usr/local/apps/FastTree-2.1.3 # cd /usr/local/apps/FastTree-2.1.3 # wget http://www.microbesonline.org/fasttree/FastTree-2.1.3.c # gcc -O3 -finline-functions -funroll-loops -Wall -o FastTree FastTree.c -lm # ln -s FastTree fasttree
방금 빌드한 fasttree 바이너리가 가장 먼저 인식되도록 PATH 변수를 수정한 다음 다시 print_qiime_config.py -t를 실행하였다. 드디어 에러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다. 얼마나 반가운 OK 사인인가!
# PATH=/usr/local/apps/FastTree-2.1.3:$PATH # print_qiime_config.py -t System information ================== Platform: linux2 Python version: 2.7.5 (default, Jun 20 2019, 20:27:34) [GCC 4.8.5 20150623 (Red Hat 4.8.5-36)] Python executable: /usr/bin/python QIIME default reference information =================================== For details on what files are used as QIIME's default references, see here: https://github.com/biocore/qiime-default-reference/releases/tag/0.1.3 Dependency versions =================== QIIME library version: 1.9.1 QIIME script version: 1.9.1 qiime-default-reference version: 0.1.3 NumPy version: 1.16.5 SciPy version: 1.2.2 pandas version: 0.24.2 matplotlib version: 2.2.4 biom-format version: 2.1.7 h5py version: Not installed. qcli version: 0.1.1 pyqi version: 0.3.2 scikit-bio version: 0.2.3 PyNAST version: 1.2.2 Emperor version: 0.9.61 burrito version: 0.9.1 burrito-fillings version: 0.1.1 sortmerna version: SortMeRNA version 2.0, 29/11/2014 sumaclust version: SUMACLUST Version 1.0.00 swarm version: Swarm 1.2.19 [Aug 28 2019 11:29:13] gdata: Installed. QIIME config values =================== For definitions of these settings and to learn how to configure QIIME, see here: http://qiime.org/install/qiime_config.html http://qiime.org/tutorials/parallel_qiime.html blastmat_dir: None pick_otus_reference_seqs_fp: /usr/lib/python2.7/site-packages/qiime_default_reference/gg_13_8_otus/rep_set/97_otus.fasta sc_queue: all.q topiaryexplorer_project_dir: None pynast_template_alignment_fp: /usr/lib/python2.7/site-packages/qiime_default_reference/gg_13_8_otus/rep_set_aligned/85_otus.pynast.fasta cluster_jobs_fp: start_parallel_jobs.py pynast_template_alignment_blastdb: None assign_taxonomy_reference_seqs_fp: /usr/lib/python2.7/site-packages/qiime_default_reference/gg_13_8_otus/rep_set/97_otus.fasta torque_queue: friendlyq jobs_to_start: 1 slurm_time: None denoiser_min_per_core: 50 assign_taxonomy_id_to_taxonomy_fp: /usr/lib/python2.7/site-packages/qiime_default_reference/gg_13_8_otus/taxonomy/97_otu_taxonomy.txt temp_dir: /tmp/ slurm_memory: None slurm_queue: None blastall_fp: blastall seconds_to_sleep: 1 QIIME base install test results =============================== ......... ---------------------------------------------------------------------- Ran 9 tests in 0.026s OK
다음으로는 도커 이미지도 다운로드해 두었다.
# docker pull quay.io/biocontainers/qiime:1.9.1--np112py27_1
pip를 이용하여 개별적으로 설치하느라 괜히 고생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2021년 5월 13일 업데이트
지금은 conda를 이용하여 쉽게 설치할 수 있으니 이런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 2021년 5월에 QIIME 1.9.1이 웬 말이냐고 하겠지만, 아직 쓸모가 있는 것 같다.
2019년 8월 26일 월요일
고등학생이 제1저자로 쓴 논문 논란에 대하여 생각해 보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시절 어느 의대에서 잠시 인턴으로 일을 하고 제1저자로 낸 논문(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 링크 doi: https://doi.org/10.4132/KoreanJPathol.2009.43.4.306)에 대한 논란이 연일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 개인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현재 논란이 되는 모든 일은 일단은 조국 개인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비록 당시에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 일이라 해도, 수험생 자녀를 둔 일반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데다가 많은 국민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니 그냥 넘어가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부모로서 이 사태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음은 당연하다. 만약 이 일에 조국은 일절 관여하지 않고 그 순전히 아내가 기획한 일이라면? 일단은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 기획 과정에서 조국과 그 아내(역시 교수)의 사회적 지위가 절대적으로 작용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학술지에 출간되는 논문에 대해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너무 범람하는 것 같아서 내가 아는 한도 안에서 이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논문이란 연구자가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는 유일하고도 객관적인 결과물이다. 물론 특허라는 제도도 있지만 학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논문을 내서 자주 인용되는 것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없다. 황우석 사태 이후 연구진실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진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연구진실성·연구윤리에는 실험 데이터를 위·변조하지 않는 일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이를 논문으로 출판할 경우 저자를 부당하게 표시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구)교육과학기술부가 『연구윤리확보를 위한 지침』에서 제시한 연구부정행위의 범위를 알아보자.
일단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책임저자'라는 부정확한 용어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 책임저자란 아마도 교신저자(corresponding author)를 번역한 것으로 생각된다. 교신저자는 논문의 투고와 수정, 저널측에 대한 저작권 양도(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게재료 납부 등 저자를 대표하여 출판사 측과의 교신을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학교라면 대개 교수가 이 일을 맡게 된다. 투고와 출판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므로 그 책임이 매우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학술 논문에 점수를 매겨서 업적으로 활용하는 체계가 워낙 잘(?) 잡혀 있지 않은가? 점수에는 늘 공정성 시비가 붙기 마련이므로 매우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는 우스꽝스런 체계를 만들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제1저자 혹은 교신저자에 절대적인 가중치를 부여하고 나머지는 순서에 따라서 낮은 점수를 부여하는 계산식을 만들게 된 것이다. 따라서 모든 저자를 결정하는 권한 - 저자로 포함되는 것을 허락하고 그 순서를 정하는 - 이 있다고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교신저자는 논문이라는 업적에서 막강한 권위를 휘두르는 위치로 인식된다. 임팩트 팩터가 높은 학술지는 그야말로 성배와 같다. 하지만 이 계산식에 따르면 아무리 학술지 자체의 임팩트 팩터가 높다 해도 저자가 많은 논문(요즘은 협업이 워낙 많고 연구의 규모가 커져서 저자수가 많은 논문이 흔하다) 중 하나의 공저자라면 이 점수가 희석되므로 나의 일자리 찾기나 승진에 써먹기는 힘들다. 그래서 여러 고려를 한 끝에 그 논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사람, 즉 그 논문을 업적으로 삼아서 일자리(조 모 씨의 경우에는 대학입시였을 것이다)나 승진을 원하는 사람이 제1저자를, 지도교수의 경우는 교신저자 위치를 갖게 배려하였을 것이다. 그 교신저자가 이러한 저자 결정 - 즉 고등학생을 제1저자로 만듦으로써 - 을 통하여 직접적인 이득을 받았을 것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다만 비슷한 '계급'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자녀들의 대입에 도움이 되도록 품앗이를 하는 수준의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분나쁠 사람은 누구인가? 이러한 그들만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일반 사람들, 그리고 문제의 논문을 출판한 학술지 관계자가 되겠다. 그리고 논문을 투고할 때 모든 저자는 논문의 내용에 동의해야 한다. 여기에는 저자의 포함 여부 및 서로의 위치에 대해서 동의함을 포함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제1저자와 교신저자 이외의 사람들은 '아니 저 사람이 무슨 일을 했다고 첫/두번째 저자요? 말도 안됩니다. 난 이 논문 내는 거 동의 못해요!'라고 나서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업적 다툼을 해결하는 가장 현명하고도 교활한 방식은 공동제1저자 혹은 공동교신저자를 만드는 것이다! 두 명은 기본이며 많게는 세 명, 혹은 그 이상까지... 나는 이 치졸한 방식이 우리나라 논문에 많다고 믿는다. 뒤에서 이야기할 연구비 지원 기관의 성과 압박도 이러한 기형적인 행태에 일조를 하고 있다.
단순한 데이터의 생산이나 영문 번역으로는 저자의 자격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요즘의 보편적인 기준이다. 조 모 씨가 뛰어난 영어 실력이 있었고 이 능력을 발휘하여 영문(번역?)을 잘 써서 제1저자 위치를 주었다는 지도교수의 변명은 너무 궁색하다. 이미 수집된 데이터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분석을 실시하고, 논문의 상당 부분을 처음부터 작성해서 이 주제에 대해 다른 어느 저자보다도 잘 꿰뚫고 있어야 올바른 제1저자의 자격이 있다. 고등학생이 의학분야의 전문 용어를 몇 주 공부해서 논문을 번역할 수준이 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고(인턴을 하기 몇 달 전부터 이 분야를 열심히 공부했음을 증명할 수 있을까?), 만약 번역에서 중요한 기여를 했다 해도 이것만으로는 제1저자는커녕 공저자의 자격을 묻기도 어렵다. 이런 고마움을 표시하라고 사사(acknowledgments)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Understanding the Differences between Genome Sequences of Escherichia coli B Strains REL606 and BL21(DE3) and Comparison of the E. coli B and K-12 Genomes" 2009년도 논문(링크)의 Fig. 1은 내가 직접 그렸다. Genome sequence alignment에서 얻어진 좌표를 xfig 데이터파일 형태로 고치는 무식한(?) Perl 스크립트를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내 이름은 사사에만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는 국내저널에 내는 큰 의미없는 논문..이라면 지도교수가 제1저자와 책임저자를 다 하기는 껄끄러웠을 수도 있겠다' (기사 링크) 우종학 교수의 이러한 의견은 학술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데이터를 썼다;라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 최소한 기존의 데이터라고 표현하려면 다른 논문에서 한번 다루었던 데이터를 새로운 측면에서 바라보기 위해 다시 분석을 했다거나, 또는 아직 논문화까지는 되지 않았다 해도 공개 DB에 등록된 데이터를 다운로드하여 분석을 했을 때 비로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해당 논문을 읽어보라. 목적을 가지고 실험을 설계하여 임상 샘플로부터 DNA를 추출하여 시퀀싱을 실시했고(37명의 환자와 54명의 대조군 시료),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데이터 생산 시점과 분석 및 논문 작성에 시간차가 있다고 해서 기존의 데이터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학술지와 논문의 수준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고 하여 올바른 저자 표기 문제가 희석되리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곤란하다.
이 논문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수행된 것이라고 한다. 논문에는 이러한 점을 사사에 보통 적게 된다. 돈을 지원했으니 논문이란 성과를 내야 하고(연구비 1억원당 임팩트 팩터 얼마짜리 논문이 몇 개나 나왔는지를 가지고 연구사업을 평가하는 슬픈 현실!), 논문과 연구과제의 연관성을 보이기 위하여 사사에 연구과제의 번호를 쓰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 연구사업의 책임자가 주저자(보통 제1저자와 교신저자)가 맞는지까지 점검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연구과제의 실적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사에 포함되는 연구과제의 수가 너무 많으면 이를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우리나라가 좀 심한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연구사업에는 기간이 있고, 기간이 종료되고 나서 논문이 나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논문이 출판되기 위해 원래 연구사업에서 참여연구자로 등록되지 않은 다른 사람이 나중에 노력을 들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의 본 논문에서 사사한 KRF2006-331-E00163 과제의 책임자가 이 논문의 교신저자가 아니고 다섯번째 저자라는 것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기사를 보면 교신저자가 논문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이 과제를 사사했다는 것을 제5저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 같다. 일단 이 문제는 제외를 하고 다음의 두 가지를 살펴보자. 이는 문제가 되는가?
결론을 내리자면 이번 논문 문제는 당사자(즉 조 모 씨와 지도교수)에게 소명 기회를 준 다음, 논문을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소명 내용에 따라 철회가 번복될 것 같지는 않다. 조 모 씨가 당시 미성년이었을 것이니 이를 감안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 논문이 만약 대학 입시에서 정말로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면, 이를 어떻게 해야 되나? 입학 취소? 그러면 대학원은? 난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공주대학교와 관련한 일도 해명이 필요한 상태이다.
만약 조국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면 이 일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그들끼리만 기회를 만들어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능력있는 부모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냥 이대로 사회가 굴러가게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학술지에 출간되는 논문에 대해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너무 범람하는 것 같아서 내가 아는 한도 안에서 이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논문이란 연구자가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는 유일하고도 객관적인 결과물이다. 물론 특허라는 제도도 있지만 학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논문을 내서 자주 인용되는 것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없다. 황우석 사태 이후 연구진실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진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연구진실성·연구윤리에는 실험 데이터를 위·변조하지 않는 일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이를 논문으로 출판할 경우 저자를 부당하게 표시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구)교육과학기술부가 『연구윤리확보를 위한 지침』에서 제시한 연구부정행위의 범위를 알아보자.
연구부정행위(이하 "부정행위"라 함은 연구의 제안, 연구의 수행, 연구 결과의 보고 및 발표 등에서 행하여진 위조·변조·부당한 논문저자 표시 행위 등을 말하며 다음 각 호와 같다.
이상의 기준에서 판단하자면 이번 문제는 조 모 씨가 과연 정당한 제1저자가 맞는지에 대한 것으로 구체화하여 생각하면 된다. '책임저자'였던 단국대 교수가 만약 자기에게 돌아올 어떤 댓가를 기대하고 그러한 일을 했다면 그것은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된다. 자, 그러면 논문에 저자로서 이름을 올릴 사람은 어떠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가? 이야기가 길어지니 사이언스온에 실린 '저자의 자격': 누가 저자이며 저자가 아닌가?를 먼저 읽어보면 답은 명확하다.
- "위조"라 함은 자료나 연구결과를 허위로 만들고 이를 기록하거나 보고하는 행위를 말한다.
- "변조"라 함은 연구와 관련된 재료·장비·과정 등을 조작하거나 데이터 또는 연구결과를 변경하거나 누락시켜 연구기록이 진실에 부합되지 않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 "표절"이라 함은 타인의 아이디어, 연구내용·결과 등을 정당한 승이 또는 인용 없이 도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라 함은 연구내용 또는 결과에 대하여 과학적·기술적 공헌 또는 기여를 한 사람에게 정당한 저자 자격을 부여하지 않거나, 과학적·기술적 공헌 또는 기여를 하지 않은 자에게 감사의 표시 또는 예우 등을 이유로 논문 저자 자격을 부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 본인 또는 타인의 부정행위 혐의에 대한 조사를 고의로 방해하거나 제보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
- 기타 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현저)하게 벗어난 행위
- 타인에게 상기의 부정행위를 행할 것을 제안 강요하거나 협박하는 행위
일단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책임저자'라는 부정확한 용어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 책임저자란 아마도 교신저자(corresponding author)를 번역한 것으로 생각된다. 교신저자는 논문의 투고와 수정, 저널측에 대한 저작권 양도(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게재료 납부 등 저자를 대표하여 출판사 측과의 교신을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학교라면 대개 교수가 이 일을 맡게 된다. 투고와 출판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므로 그 책임이 매우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학술 논문에 점수를 매겨서 업적으로 활용하는 체계가 워낙 잘(?) 잡혀 있지 않은가? 점수에는 늘 공정성 시비가 붙기 마련이므로 매우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는 우스꽝스런 체계를 만들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제1저자 혹은 교신저자에 절대적인 가중치를 부여하고 나머지는 순서에 따라서 낮은 점수를 부여하는 계산식을 만들게 된 것이다. 따라서 모든 저자를 결정하는 권한 - 저자로 포함되는 것을 허락하고 그 순서를 정하는 - 이 있다고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교신저자는 논문이라는 업적에서 막강한 권위를 휘두르는 위치로 인식된다. 임팩트 팩터가 높은 학술지는 그야말로 성배와 같다. 하지만 이 계산식에 따르면 아무리 학술지 자체의 임팩트 팩터가 높다 해도 저자가 많은 논문(요즘은 협업이 워낙 많고 연구의 규모가 커져서 저자수가 많은 논문이 흔하다) 중 하나의 공저자라면 이 점수가 희석되므로 나의 일자리 찾기나 승진에 써먹기는 힘들다. 그래서 여러 고려를 한 끝에 그 논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사람, 즉 그 논문을 업적으로 삼아서 일자리(조 모 씨의 경우에는 대학입시였을 것이다)나 승진을 원하는 사람이 제1저자를, 지도교수의 경우는 교신저자 위치를 갖게 배려하였을 것이다. 그 교신저자가 이러한 저자 결정 - 즉 고등학생을 제1저자로 만듦으로써 - 을 통하여 직접적인 이득을 받았을 것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다만 비슷한 '계급'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자녀들의 대입에 도움이 되도록 품앗이를 하는 수준의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분나쁠 사람은 누구인가? 이러한 그들만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일반 사람들, 그리고 문제의 논문을 출판한 학술지 관계자가 되겠다. 그리고 논문을 투고할 때 모든 저자는 논문의 내용에 동의해야 한다. 여기에는 저자의 포함 여부 및 서로의 위치에 대해서 동의함을 포함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제1저자와 교신저자 이외의 사람들은 '아니 저 사람이 무슨 일을 했다고 첫/두번째 저자요? 말도 안됩니다. 난 이 논문 내는 거 동의 못해요!'라고 나서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업적 다툼을 해결하는 가장 현명하고도 교활한 방식은 공동제1저자 혹은 공동교신저자를 만드는 것이다! 두 명은 기본이며 많게는 세 명, 혹은 그 이상까지... 나는 이 치졸한 방식이 우리나라 논문에 많다고 믿는다. 뒤에서 이야기할 연구비 지원 기관의 성과 압박도 이러한 기형적인 행태에 일조를 하고 있다.
단순한 데이터의 생산이나 영문 번역으로는 저자의 자격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요즘의 보편적인 기준이다. 조 모 씨가 뛰어난 영어 실력이 있었고 이 능력을 발휘하여 영문(번역?)을 잘 써서 제1저자 위치를 주었다는 지도교수의 변명은 너무 궁색하다. 이미 수집된 데이터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분석을 실시하고, 논문의 상당 부분을 처음부터 작성해서 이 주제에 대해 다른 어느 저자보다도 잘 꿰뚫고 있어야 올바른 제1저자의 자격이 있다. 고등학생이 의학분야의 전문 용어를 몇 주 공부해서 논문을 번역할 수준이 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고(인턴을 하기 몇 달 전부터 이 분야를 열심히 공부했음을 증명할 수 있을까?), 만약 번역에서 중요한 기여를 했다 해도 이것만으로는 제1저자는커녕 공저자의 자격을 묻기도 어렵다. 이런 고마움을 표시하라고 사사(acknowledgments)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Understanding the Differences between Genome Sequences of Escherichia coli B Strains REL606 and BL21(DE3) and Comparison of the E. coli B and K-12 Genomes" 2009년도 논문(링크)의 Fig. 1은 내가 직접 그렸다. Genome sequence alignment에서 얻어진 좌표를 xfig 데이터파일 형태로 고치는 무식한(?) Perl 스크립트를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내 이름은 사사에만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는 국내저널에 내는 큰 의미없는 논문..이라면 지도교수가 제1저자와 책임저자를 다 하기는 껄끄러웠을 수도 있겠다' (기사 링크) 우종학 교수의 이러한 의견은 학술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데이터를 썼다;라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 최소한 기존의 데이터라고 표현하려면 다른 논문에서 한번 다루었던 데이터를 새로운 측면에서 바라보기 위해 다시 분석을 했다거나, 또는 아직 논문화까지는 되지 않았다 해도 공개 DB에 등록된 데이터를 다운로드하여 분석을 했을 때 비로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해당 논문을 읽어보라. 목적을 가지고 실험을 설계하여 임상 샘플로부터 DNA를 추출하여 시퀀싱을 실시했고(37명의 환자와 54명의 대조군 시료),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데이터 생산 시점과 분석 및 논문 작성에 시간차가 있다고 해서 기존의 데이터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학술지와 논문의 수준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고 하여 올바른 저자 표기 문제가 희석되리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곤란하다.
이 논문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수행된 것이라고 한다. 논문에는 이러한 점을 사사에 보통 적게 된다. 돈을 지원했으니 논문이란 성과를 내야 하고(연구비 1억원당 임팩트 팩터 얼마짜리 논문이 몇 개나 나왔는지를 가지고 연구사업을 평가하는 슬픈 현실!), 논문과 연구과제의 연관성을 보이기 위하여 사사에 연구과제의 번호를 쓰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 연구사업의 책임자가 주저자(보통 제1저자와 교신저자)가 맞는지까지 점검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연구과제의 실적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사에 포함되는 연구과제의 수가 너무 많으면 이를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우리나라가 좀 심한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연구사업에는 기간이 있고, 기간이 종료되고 나서 논문이 나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논문이 출판되기 위해 원래 연구사업에서 참여연구자로 등록되지 않은 다른 사람이 나중에 노력을 들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의 본 논문에서 사사한 KRF2006-331-E00163 과제의 책임자가 이 논문의 교신저자가 아니고 다섯번째 저자라는 것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기사를 보면 교신저자가 논문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이 과제를 사사했다는 것을 제5저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 같다. 일단 이 문제는 제외를 하고 다음의 두 가지를 살펴보자. 이는 문제가 되는가?
- 연구사업이 끝나고도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록 논문을 내지 않았다.
- 연구사업 신청서에 연구원으로 정식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이 사업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나중에 분석하여 논문을 냈다.
이상의 두 가지 사항은 연구부정이 아니다. 연구사업은 기간 내에 목적한 바를 이루고 '연구보고서'를 해당 기관에 제출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된다. 임팩트 팩터 몇 점짜리 논문을 몇 편 내겠다고 사업신청서에 목표치를 제시했다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을 문제시한다면 실패 가능성이 있는 도전적인 연구는 할 수가 없게 된다. 물론 아무리 노력을 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결과는 잘 나왔지만 학술지 측에서 출판할만한 일로 인정을 하지 않아서 논문화가 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아예 논문을 쓰지 않고 있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어쨌든 위의 두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는 것이 맞다고 본다. 어떤 임상의는 이 논문이 정식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기관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사람과 관계된 연구는 반드시 사전에 IRB를 통과해야 하고, 논문에도 이를 적시해야 한다. 하지만 IRB 승인을 위해 제출한 서류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은 이 연구에서 나온 데이터를 절대 들여다보거나 분석해서는 안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IRB 신청서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논문의 저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상한 결론이 내려진다. 데이터의 민감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을 분석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올라온 기사(병리학회 이사장 "조국 딸 논문, IRB통과 허위땐 취소 사유" 링크)에 의하면 이 논문은 IRB를 통과했다고 적혀 있으나 실제로 병원 윤리위를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당시에는 IRB 통과가 의무 사항은 아니었다. 그러나 열리지도 않은 IRB에서 이 연구가 통과했다고 논문에 적었다면 이는 큰 문제가 된다. 내가 알기로 요즘 논문에서는 IRB 번호를 적어야 한다. 이렇게까지 해 놓지 않으면 'IRB를 분명히 열어서 통과했었었는데 관련 문서가 모두 폐기되어 입증하기가 곤란하다'고 대충 내두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논문은 하나의 연구과제를 통해서만 이루어진 성과라고 생각하면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이다. 간혹 몰염치한 연구자가 평가만 대충 통과하기 위해 하나의 논문에 여러 연구비를 사사하는 추태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연구과제에 참여연구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만 논문 저자에 포함되어야 한다거나,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IRB 신청서에 이름이 오른 사람만 논문 저자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지나친 것이다.
다음으로는 논문에 표시된 조 모 씨의 소속기관 문제이다. 요즘 추세는 연구를 하던 당시의 소속 기관과 출간 시점의 소속 기관을 같이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사실 이것 가지고도 업적 다툼이 벌어진다. 만약 A라는 연구자가 미국 B 대학에서 포스트닥으로 일하던 시절 논문을 써 놓고 투고 등의 뒷일을 그쪽 지도교수에게 맡기고 귀국하여 C 대학에 조교수가 되었다고 가정하자. 조교수 A씨는 짧은 시일 내에 많은 논문을 내서 빨리 부교수로 승진을 해야 한다. 여기서 승진에 필요한 논문이라 함은 C 대학에 와서 한 일로 국한지어야 한다. C 대학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도중에 B 대학에서 써 놓고 온 논문이 좋은 학술지에 나갔다고 하자. 만약 그 논문에 저자의 소속을 C라고만 쓰는 것(옳지 않다!)과 B와 C를 같이 쓰는 것은 우리나라의 업적 계산기에서는 절반의 점수 차이를 가져온다. 마음 같아서는 C만을 소속으로 쓰고 싶겠지만, 대부분의 일이 이루어진 것은 B 대학 아니던가? 물론 C 대학에 와서 투고 및 리뷰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조금은 문서 작업을 했을 것이 당연하지만 말이다.
저널은 저자의 소속이 정말로 맞는지 재직증명서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일단 이것은 학자의 양심으로 믿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 여부를 검증할 의무 역시 저널측에는 없다. 이것은 전적으로 교신저자의 책임이다. 조 모 씨의 소속 기관은 단국대학교와 출판 당시의 소속(아마도 고등학교)이 병기되었어야 옳다고 본다. 단순 인턴이 단국대학교의 소속이었다고 볼 수 있는가? 만약 어떤 형태로든 단국대학교에서 이에 대한 경력 사항을 증명서 형태로 발급해 줄 수 있다면 괜찮다고 본다. 그러나 정식적이고 모두에게 열린 인턴 코스가 아니라 학부모끼리 '우리 애 한번 도와줘'의 형태로 논문을 만들기 위해 조 모 씨만을 위한 인턴 자리를 그때만 만들고 없앴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그리고 논란이 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하여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를 논문의 저자 소속에서 일부러 누락시켰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번 논문 문제는 당사자(즉 조 모 씨와 지도교수)에게 소명 기회를 준 다음, 논문을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소명 내용에 따라 철회가 번복될 것 같지는 않다. 조 모 씨가 당시 미성년이었을 것이니 이를 감안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 논문이 만약 대학 입시에서 정말로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면, 이를 어떻게 해야 되나? 입학 취소? 그러면 대학원은? 난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공주대학교와 관련한 일도 해명이 필요한 상태이다.
만약 조국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면 이 일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그들끼리만 기회를 만들어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능력있는 부모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냥 이대로 사회가 굴러가게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족
부정확한 저자 표시는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며, 사안에 따라서 소속기관으로부터 징계 혹은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사사의 부정확한 표기는 어떻게 될까? 아직까지는 사사의 부정확한 표기에 대해서는 연구부정행위로는 다루지 않는 것 같다. 부연하자면 논문에서 사사한 과제의 계획서에 작성했던 내용과 논문이 잘 부합하는지까지를 체크하지는 못한다. 만약 여기까지 실사가 이루어지고 정직하지 못한 연구과제 사사를 문제시한다면 걸리지 않을 연구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구과제계획서는 요약본을 제외하면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으며, 이를 조사하지 않으면 과제계획서의 내용과 해당 과제를 사사한 논문이 정말 연관성이 있는지 일반인 수준에서는 판명하기 쉽지 않다.
너무 급하게 쓴 글이라 앞으로도 계속 수정이 가해질 것 같다.
2019년 8월 23일 금요일
2019 CJ R&D Global Conference "생명공학 기술로 만드는 우리의 미래"
2019년 8월 22일(어제), 작년에 이어서 CJ 블로썸 파크에서 열렸던 2019 CJ R&D Global Conference(프로그램 및 연사)에 다녀왔다. 파견 근무지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라서 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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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만난 신수안 미래기술연구소장 겸 부사장님이 세션 I 좌장을 맡았다. 이분에게 암실에서 흑백 사진 인화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microbiome에 대한 발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관련 업(학?)계에 있는 나로서는 관심을 갖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인간의 장내 미생물이 면역이나 대사에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함은 잘 알려져 있는데, 신경정신과적 질환에도 연관이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다. Plenary lecture에서 첫번째로 발표(제목: The gut microbiome and neurological disorders)를 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의 Sarkis K. Mazmanian은 이러한 연구 분야의 선두 주자라 할 수 있다. 강연에서는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신경세포로 들어가서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Mazmanian 연구실의 In the News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언론에 소개된 관련 연구 성과가 나온다. 2017년 Immunity에 실렸던 리뷰 논문을 읽어봄직하다.
http://dx.doi.org/10.1016/j.immuni.2017.05.011
Plenary lecture의 두번째 연사는 합성생물학 분야의 대가로 잘 알려진 UC 버클리의 Jay Keasling은 'Engineering biology for sustainable development'라는 제목으로 미생물의 게놈 엔지니어링과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건강, 에너지, 자원 고갈 등)를 극복해 나가는 사례를 발표하였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잘 알려진 artemisinin, 맥주원료 홉을 대신할 GM 미생물, 바이오플라스틱 등의 주제는 물론 이를 어떻게 사업화로 이어가고 있는지를 소개하였다. 맥주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Brewing hoppy beer without the hops를 참조하라.
신생학문인 미생물 내분비학(microbial endocrinology)란 무엇인가? 아이오와주립대 수의학과 교수인 Mark Lyte가 주창한 이 용어는 미생물이 숙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경전달물질을 인식하거나 만드는 능력을 연구하는 분야를 말한다(Microbial endrocrinology and the microbiota-gut-brain axis, PubMed). 인간의 체내에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은 사실 자연계에도 널리 존재하며, 따라서 진화적인 관점에서 이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Understanding the role of microbial endocrinology in the microbiome"). 또한 항생제가 아닌 약물이 미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데, EMBL의 구조 및 바이오인포매틱스 그룹장인 Kiran Raosaheb Patil은 잘 설계된 실험을 통해서 대규모의 drug-bacteria interaction을 연구한 최신 결과를 발표하였다("How drugs impact our bugs"). 비록 인도식 영어 억양이라서 알아듣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럴 거라면 나도 동시통역기를 대여하여 들어볼 것을.
학술행사와 더불어 석박사 학위 취득자(예정자 포함)를 대상으로 하는 채용/직무 상담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사전에 온라인으로 신청한 지원자들이 이날 오후 개별적으로 미팅을 하여 당일 서류전형 결과를 확인하는 독특한 방식이었다. KRIBB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알던 반가운 사람들을 이 자리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개방형 연구혁신을 통해 외부 아이디어를 모집하여 지원하고(CJ제일제당 블로썸 아이디어랩 1기 개최, 뉴스 링크), 국외에서도 직접 인재를 찾기 위해 사장단이 LA까지 총출동하는 등(CJ 글로벌데이 개최, 뉴스 링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쏟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문득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선후배·동료 연구자들이 생각이 난다. 아직도 우리는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만 내는 수준으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논문 심사 후 거절 의견을 보내면서
연구자로서 누구나 논문을 써서 좋은 학술지에 출판하기를 원하지만 리뷰어로서 논문 심사 부탁을 받는 것은 참 성가신 일이다. 분야에 잘 맞는다면 봉사를 한다는 의미에서 심사를 수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말이다. 내가 힘겹게 작성한 논문이 게재 승인(보통 accept가 되었다고 표현한다)을 받았다는 것은 담당 편집인(editor)과 리뷰어가 뒤에서 숨은 수고를 했다는 뜻이 되니 내가 반대로 리뷰어의 입장이 되었을 때는 되도록이면 응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학술지가 따르는 동료 심사(peer review)가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요즘 주로 메일함을 어지럽히는 것은 리뷰 요청보다는 듣도 보도 못한 출판사에서 논문을 금방 실어줄테니 원고를 보내달라는 메일이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이런 수준 이하의 '약탈적' 출판사 혹은 학회의 실상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큰 문제가 되었던 WASET 학회 사태를 통해 이제 잘 알려진 상태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연구재단에서도 2018년 9월 약탈적 부실 학술지 및 학술대회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를 배포하였다.
부실 학술지 및 학술대회 피해 예방 관련 해외자료 소개
이야기가 좀 다른 곳으로 흘렀다. 오늘 글을 쓰려는 것은 부실 저널이나 학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심사 의뢰를 받은 매우 부실한 국외 논문에 관한 것이다. 리뷰어는 자신이 심사한 논문의 내용에 대해서 기밀을 유지해야 하므로 저자나 논문 내용을 특정할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을 제외하고 이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심사 요청을 받은 논문은 어떤 미생물 균주 4건의 유전체 해독 및 분석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이 원고의 영어 수준에 대하여 왈가왈부한다는 것이 대단히 적절치 않음은 잘 알지만, 워드프로세서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맞춤법 검사 기능도 전혀 작동시키지 않은 듯 철자 오류가 너무나 많았다. 요즘 출판되는 유전체 논문의 수준에도 한참 못미치는 분석 방법과 해석 방법도 문제였다.
하지만 정작 나의 뚜껑(?)을 열리게 한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 논문에서는 미생물 균주를 배양하여 유전체 해독을 한 것이 주된 내용의 하나였다. 균주를 어디에서 입수했는지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쓰지 않은 것은 일단 논외로 하자. 당연히 NCBI에 유전체 염기서열을 제출하여 받은 accession number도 원고에 기재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구글을 검색해 보니 똑같은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논문이 이미 2018년에 다른 저널에 출판되어 있었다. 그 논문을 보면 NCBI에서 genome data를 '입수'하여 분석을 한 것처럼 기술하였다. 균주 배양, DNA 분리, 라이브러리 제작, 시퀀싱 및 어셈블리는 마치 저자들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8년 논문과 이번에 내가 심사한 논문의 저자는 교신 저자를 포함하여 총 세 명이 일치한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게다가 2018년에 논문에는 어떤 유전자군의 분석 결과를 실었는데, 이번 논문에는 그 유전자군의 한 서브셋을 가지고 또 비슷한 그림을 그려 놓았다. 내가 보기에 이는 내용상 자기 표절에 가깝다.
두 개의 논문이 별도의 논문으로 존재해야 할 타당한 이유를 도저히 느낄 수가 없었다. NCBI에 유전체 정보를 등록하여 accession number가 발급되었다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sequencing and annotation에 해당되는 논문이 반드시 시기적으로 먼저 나와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동일 연구자 그룹이 생산하여 등록한 데이터를 마치 공개된 유전체를 입수하여 분석만 한 것처럼 첫번째 논문을 내고, 일년이 지나서 유전체 시퀀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논문을 별도로 낸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두 논문의 교신 저자도 같다. 만약 두 논문이 내용적으로 별도의 논문으로 출판되기에 충분히 독립적인 일이라 한다면(균주 세트는 동일하다 해도), 두번째 논문은 첫 논문을 참고문헌으로서 인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 2018년의 논문을 인용하는 것은 심각한 자기 모순에 빠지는 결과를 낳는다.
왜 그런가? '우리는 이미 2018년 논문에서 이 세균 균주들의 유전체 해독을 했었다'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2018년 논문에서는 유전체 서열을 NCBI에서 입수해서 썼다고 했고, 유전체 해독은 이번 논문의 주된 결과 중 하나인 것으로 기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8년 논문을 누군가 본다면 '어라?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그때 이미 그림을 그렸었네?'하고 눈치를 챌 것이 뻔하다. 저자 역시 2018년 논문에 대해서는 이번 원고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문제의 2018년 논문 URL을 여기에 공개해버리고 싶은 열망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리뷰어의 도의상 기밀은 지켜야 하므로 참기로 하였다. 단박에 reject의견을 날렸다. 한국의 학술단체에서 출판하는 논문이라 해서 우습게 알고 이런 수준 이하의 논문을 보낸단 말인가?
요즘 주로 메일함을 어지럽히는 것은 리뷰 요청보다는 듣도 보도 못한 출판사에서 논문을 금방 실어줄테니 원고를 보내달라는 메일이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이런 수준 이하의 '약탈적' 출판사 혹은 학회의 실상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큰 문제가 되었던 WASET 학회 사태를 통해 이제 잘 알려진 상태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연구재단에서도 2018년 9월 약탈적 부실 학술지 및 학술대회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를 배포하였다.
부실 학술지 및 학술대회 피해 예방 관련 해외자료 소개
이야기가 좀 다른 곳으로 흘렀다. 오늘 글을 쓰려는 것은 부실 저널이나 학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심사 의뢰를 받은 매우 부실한 국외 논문에 관한 것이다. 리뷰어는 자신이 심사한 논문의 내용에 대해서 기밀을 유지해야 하므로 저자나 논문 내용을 특정할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을 제외하고 이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심사 요청을 받은 논문은 어떤 미생물 균주 4건의 유전체 해독 및 분석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이 원고의 영어 수준에 대하여 왈가왈부한다는 것이 대단히 적절치 않음은 잘 알지만, 워드프로세서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맞춤법 검사 기능도 전혀 작동시키지 않은 듯 철자 오류가 너무나 많았다. 요즘 출판되는 유전체 논문의 수준에도 한참 못미치는 분석 방법과 해석 방법도 문제였다.
하지만 정작 나의 뚜껑(?)을 열리게 한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 논문에서는 미생물 균주를 배양하여 유전체 해독을 한 것이 주된 내용의 하나였다. 균주를 어디에서 입수했는지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쓰지 않은 것은 일단 논외로 하자. 당연히 NCBI에 유전체 염기서열을 제출하여 받은 accession number도 원고에 기재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구글을 검색해 보니 똑같은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논문이 이미 2018년에 다른 저널에 출판되어 있었다. 그 논문을 보면 NCBI에서 genome data를 '입수'하여 분석을 한 것처럼 기술하였다. 균주 배양, DNA 분리, 라이브러리 제작, 시퀀싱 및 어셈블리는 마치 저자들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8년 논문과 이번에 내가 심사한 논문의 저자는 교신 저자를 포함하여 총 세 명이 일치한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게다가 2018년에 논문에는 어떤 유전자군의 분석 결과를 실었는데, 이번 논문에는 그 유전자군의 한 서브셋을 가지고 또 비슷한 그림을 그려 놓았다. 내가 보기에 이는 내용상 자기 표절에 가깝다.
두 개의 논문이 별도의 논문으로 존재해야 할 타당한 이유를 도저히 느낄 수가 없었다. NCBI에 유전체 정보를 등록하여 accession number가 발급되었다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sequencing and annotation에 해당되는 논문이 반드시 시기적으로 먼저 나와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동일 연구자 그룹이 생산하여 등록한 데이터를 마치 공개된 유전체를 입수하여 분석만 한 것처럼 첫번째 논문을 내고, 일년이 지나서 유전체 시퀀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논문을 별도로 낸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두 논문의 교신 저자도 같다. 만약 두 논문이 내용적으로 별도의 논문으로 출판되기에 충분히 독립적인 일이라 한다면(균주 세트는 동일하다 해도), 두번째 논문은 첫 논문을 참고문헌으로서 인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 2018년의 논문을 인용하는 것은 심각한 자기 모순에 빠지는 결과를 낳는다.
왜 그런가? '우리는 이미 2018년 논문에서 이 세균 균주들의 유전체 해독을 했었다'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2018년 논문에서는 유전체 서열을 NCBI에서 입수해서 썼다고 했고, 유전체 해독은 이번 논문의 주된 결과 중 하나인 것으로 기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8년 논문을 누군가 본다면 '어라?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그때 이미 그림을 그렸었네?'하고 눈치를 챌 것이 뻔하다. 저자 역시 2018년 논문에 대해서는 이번 원고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문제의 2018년 논문 URL을 여기에 공개해버리고 싶은 열망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리뷰어의 도의상 기밀은 지켜야 하므로 참기로 하였다. 단박에 reject의견을 날렸다. 한국의 학술단체에서 출판하는 논문이라 해서 우습게 알고 이런 수준 이하의 논문을 보낸단 말인가?
2019년 8월 20일 화요일
여름 쇼핑 - 손목시계를 하나 더 구입하다
약간의 여유 자금이 생겨서 카시오 에디피스(Edifice) 브랜드의 표준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EFR-S567D-2AV(2019년 신모델)를 구입하였다.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요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적절치 않은 구매 행위라는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다.
이 시계는 커다란 초침이 없다. 보통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큰 초침이 스톱워치용 초 단위를 나타내는데(평소에는 12시 방향에 멈추어 있음), 이 시계는 12시 방향의 서브다이얼의 바늘이 그것을 대신한다. 시계가 잘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9시 방향의 파랑색 작은 바늘을 보아야 한다.
아직까지 나에겐 파란 다이얼의 시계가 하나도 없었기에 이것을 골랐다. 아내에게 줄 팔찌형 시계는 타임메카에서 오늘 배송될 예정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나는 결혼 예물 시계를 그야말로 '닳도록' 차고 다녔었다. 간간이 실용적인 전자시계를 코팅이 전부 벗겨질 정도로 차기도 했었다. 시계에 대한 관심이나 욕심은 전혀 없었고, 흠집이 나지 않게 아껴서 차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시계를 차던 버릇은 휴대폰이 보편화된 지금까지 없어지지 않았다.
오늘의 글에서 사진으로 보인 것 말고도 다섯 개의 시계가 더 있다. 그중에는 오토매틱 시계에 대한 관심 때문에 구입했던 저급의 중국산 시계도 하나 포함된다. 이런 시계를 샀었던 것을 밝히고 싶지 않은(그러나 블로그에 기록은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이런 물건을 왜 샀나 싶을 정도로 한심한 제품이었다.
시계가 점점 많아지니 지금은 거의 차지 않는 예전 시계의 관리가 문제다. 소모된 배터리를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액이 흘러나와 무브먼트를 망치게 된다. 아예 배터리를 빠 놓아야 할지, 아니면 계속 새것으로 교체를 해야 될지 고민스럽다. 현재는 서툴게 시계줄을 조정하거나 교체하는 정도만 하고 있는데, 뒷뚜껑을 열고 배터리를 직접 교체하는 수준까지 직접 해 볼 것인가?
고만고만한 시계를 사 모으지 말고 아예 한 방에 제대로 된 시계를 장만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말도 흔히 듣게 된다. 나의 선택은? 모른다.
이 시계는 커다란 초침이 없다. 보통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큰 초침이 스톱워치용 초 단위를 나타내는데(평소에는 12시 방향에 멈추어 있음), 이 시계는 12시 방향의 서브다이얼의 바늘이 그것을 대신한다. 시계가 잘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9시 방향의 파랑색 작은 바늘을 보아야 한다.
아직까지 나에겐 파란 다이얼의 시계가 하나도 없었기에 이것을 골랐다. 아내에게 줄 팔찌형 시계는 타임메카에서 오늘 배송될 예정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나는 결혼 예물 시계를 그야말로 '닳도록' 차고 다녔었다. 간간이 실용적인 전자시계를 코팅이 전부 벗겨질 정도로 차기도 했었다. 시계에 대한 관심이나 욕심은 전혀 없었고, 흠집이 나지 않게 아껴서 차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시계를 차던 버릇은 휴대폰이 보편화된 지금까지 없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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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당시 보유 시계. 2014년 7월 맨 왼쪽의 포체 손목시계를 시작으로 시계가 조금씩 늘어나게 되었다. 세번째 타이맥스 시계는 밴드를 분리하여 요리용 스톱워치가 되었다. 출처 링크. |
시계가 점점 많아지니 지금은 거의 차지 않는 예전 시계의 관리가 문제다. 소모된 배터리를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액이 흘러나와 무브먼트를 망치게 된다. 아예 배터리를 빠 놓아야 할지, 아니면 계속 새것으로 교체를 해야 될지 고민스럽다. 현재는 서툴게 시계줄을 조정하거나 교체하는 정도만 하고 있는데, 뒷뚜껑을 열고 배터리를 직접 교체하는 수준까지 직접 해 볼 것인가?
고만고만한 시계를 사 모으지 말고 아예 한 방에 제대로 된 시계를 장만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말도 흔히 듣게 된다. 나의 선택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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