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0일 금요일

30년이 넘도록 기타를 쳐도 정복하지 못한 릭(lick)

리프(riff)와 릭(lick)의 차이는? 글쎄...

1987년 여름에 구입한 세광음악출판사의 「일렉기타교본」. 발간일은 1985년 5월 10일. 당시에 나온 이런 종류의 취미 또는 기술 서적 중 '편집국 편'이라고 되어 있는 책은 대부분 외국의 책을 무단으로 베껴서 만든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후 몇 음악 관련 책을 세 권 정도(재즈 화성학, 제프 벡 주법, 지옥의 메커니컬 기타 트레이닝 1권) 더 구입했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길이 없다. 

세광음악출판사의 「일렉기타교본」. '일렉기타'는 잘못된 명칭이다. '일렉트릭 기타' 또는 '전기 기타'가 맞다. 이제는 여기에 소개된 곡을 전부 인터넷에서 찾아 들을 수가 있으니 얼마나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는가?


다음의 악보 일부는 이 교본의 247쪽에 나오는 「Smoke on the water」(BPM=116)의 기타 독주의 한 부분이다. 이 마디의 1~2박의 얼터네이트 피킹(alternate picking)이 나에게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특히 2박째가 매끄럽게 되질 않는다. 첫 박에서는 다운-업-다운-업(1-2-3-4) 피킹을 하는 것이 정석일 것 같은데 다운-다운-업-다운으로 치는 버릇이 들었고, 이어지는 2박째에는 왼손가락 운지와 피킹이 늘 꼬인다. 특히 빠르게 업 피킹을 할 때 줄을 가볍고도 명료하게 치면서 지나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피크가 줄어 턱 걸리면서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할 때가 많다.

이 교본에서는 얼터네이트 피킹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음악 전체를 다 들어보도록 하자.



이 릭을 30년 동안 정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렉트릭 기타를 처음 배워도 1년 반 정도면 충분히 익힐 수준의 소절이 아니던가? 실은 기타를 방치해 둔 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30년이 넘는다는 경력은 어폐가 있다.

왼손 운지보다 오른손의 피킹이 훨씬 어렵다는 것은 일렉트릭 기타를 치면서 초급을 막 넘어가려는 수준에 깨닫게 된다. 심지어 나는 피크를 올바르게 잡는 방법을 놓고서 아직까지 고민을 하고 있다. 유튜브를 보면서 피킹의 기본부터 다시 익혀야 할 판이다.


어제는 넷플릭스의 영화 「메탈 로드」(링크)를 재미있게 보았다. 헤비메탈에 진심인 반항아 헌트(에드리언 그린스미스)가 피크 탓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나 역시 피크는 매우 까다롭게 고르는 편이다. 크기, 두께, 재질 등등. 지금도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폴 길버트 사인이 있는 아이바네즈 피크(두께 1mm?)를 좋아하는 편이다. 일반적인 눈물방울(teardrop)형 피크보다는 약간 작다. 브라이언 메이는 동전을 피크 대신 쓴다 하였으니 저마다 취향이 다름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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