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7일 월요일

2020년의 오디오 DIY 첫 실험 - 6N2P + 43 싱글 앰프의 전원부 개선

엄밀히 말하자먄 개선이 아니고 고장 수리에 가깝다. 작년에 다른 실험을 하다가 DC-DC 스텝업 컨버터를 망가뜨린 이후 대전 집에 그냥 팽개쳐 둔 상태인 것을 수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예전 모습 그대로 되돌린 것은 아니니 개선이라 볼 수도 있겠다.

원래 이 앰프의 B+전원은 직류12V(주변에 흔한 SMPS 어댑터)에 DC-DC 스텝업 컨버터를 연결한 것이었다. 43 오극관은 트랜스포머가 없는 라디오 수신기 등에 쓰이던 것이라 +150~160V 정도만 공급하면 된다. 물론 최대 출력은 2와트 정도로 낮은 편이다. 여기에 사용했던 스텝업 컨버터를 작년에 만든 푸시풀 앰프에 시험삼아 연결하여 출력전압을 조금씩 올리다가 완전히 망가뜨리고 만 것이다.

이 컨버터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었다. 매우 작고 경량이지만 약간의 험도 들리는 문제가 있었다. 완제품 보드로 파는 리플 필터를 달아서 테스트를 하기 전에 망가졌으니...

좀 다른 방식을 택하면 안될까? 작년 6월에 미리 세워 둔 구상(링크)을 이제 실천에 옮기기로 하였다. 용량이 다소 부족하여 울림이 있던 전원 트랜스, 그리고 실수로 구입한 단권 트랜스를 직렬로 연결하면 115V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일반적인 회로로 정류한 다음 리플 필터를 달아 보는 것이다.

생애 최초로 주문제작한 40W급 전원트랜스(원래 글 링크)

두 트랜스를 직렬로 연결하자.

실험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입력 단자쪽 납땜이 덜렁거리다가 떨어진 것을 모르고 6N2P 드라이브단에 고장이 난 줄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항, 메탈 캐패시터, 그리고 진공관으로만 구성된 단순한 회로에 무슨 고장이 나겠는가. 중도에 포기하고 다 정리하여 넣어버렸다가 아쉬운 마음에 재도전하여 원인을 찾았다. 그리고 전원트랜스포머를 두 개 연결하는 실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작년에 테스트를 해 본 일이 있지만 험이 너무 심해서 쓰기 힘들었었다. 그러나 리플 필터가 들어가면서 이 문제도 완벽히 해결되었다. 오늘의 교훈: 함부로 포기하지 말자!

2020년 설 연휴의 실험. 43 오극관의 히터용 DC 24V에 감압용 컨버터를 달아서 6.3V를 만들었다. 이것은 작년까지 사용하던 구성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번에 사용하기로 결정한 전원트랜스에 히터용 2차(AC 6.3V)가 있지 않은가. 부품을 하나 더 줄일 수 있다.

주워온 와인 상자를 이번에 활용해 보려 한다.

단권 트랜스는 1차 440-380-0V, 2차 220-110-0V 구성이라서 첫번째 트랜스의 2차(230V)를 어디에 연결하느냐에 따라 다른 전압을 얻을 수 있다(50% 혹은 57.9%). 나중에 진공관의 플레이트 전압을 실제로 측정해 본 뒤 전원트랜스의 어떤 탭 조합을 사용할지를 결정하겠다.

수리 작업을 끝내고 아내와 오후 내내 튜너를 연결하여 음악을 들었다. 전원 트랜스를 개조하여 만든 싱글 출력 트랜스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들으면(라디오니까!) 그런대로 음질이 괜찮다.

나만의 섀시를 만드는 문제, 그리고 출력 트랜스를 개선하는 문제가 올해의 주요 과제이다. 출력 트랜스는 기성품 싱글 트랜스를 쓸지, 혹은 R코어를 마지막으로 생각하고(겨우 두번째인데!) 감을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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