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9일 일요일

덕업상권 - 덕질은 서로 권한다

5월에 쓰는 글은 계속 오디오 공작 '덕질'에 해당하는 것이다. 업무(미생물 유전체 분석)에 관한 사항은 요즘 사내에서 사용할 매뉴얼 작성에 전념하면서 나머지 절반 분야의 '글쓰기' 욕망을 배출할 통로가 약간 바뀐 상태라서 블로그에는 당분간 쓰지 못하고 있다.

공고 전자과 출신의 친구가 지난 금요일 모임에서 내가 만든 앰프의 모습을 보더니 '야, 이건 납땜이 아니지. 그냥 연결한 거지~'라고 핀잔을 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덕질의 열정에 스스로 소화기를 들이댈 것 같지는 않다. 그 친구가 학창시절에 진공관으로 앰프를 만들었더니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야! 요즘 세상에 무슨 진공관이냐? 트란지스터를 해야지!"

온 세상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떠들고 있는 2019년 5월 현재, 아직도 구시대의 기술이라고 여겨지는 진공관 앰프에 매력을 느끼고 직접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사업화까지 꾸려나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캐나다에서 Fluxion Audio Technology를 운영하는 안세영 선생님(Young Ahn)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인생에서 도전이란 끝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에 소개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의 제목은 "진공관 앰프에 관한 전자공학 전공 엔지니어의 소견"이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GVIFKQFFQ32DpVCh7qe_TI9LkZZxB84g


강기동 박사님(1934~, 신문 기사)은 반도체 개발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진공관 앰프 자작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신 분이기도 하다. 이런 분들 덕분에 나와 같은 초보 자작인이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고 도전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또한 제이앨범과 같은 커뮤니티가 있어서 그보다 한 두 세대 젊은(?) 사람들이 꾸준히 '덕질'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덕질에는 사업화 또는 두번째 커리어의 싹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의 덕질은 버려진 액티브 스피커(로지텍 X-220, 다나와 등록연도는 무려 2004년!)를 주워다가 기판 납땜용 0.5A 유리관 퓨즈를 떼어다가 재활용한 것이 전부이다. 위성 스피커와 케이블 등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서 부품을 떼어내어 재활용하는 것 말고는 다른 용도를 찾기 어려웠다.

덕질은 물건을 사들이고 즐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치고 개선하며 재창조하는 것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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