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직접 만든 수동 권선기를 가지고 손잡이를 돌려가면서 진공관 앰프용 출력 트랜스에 들어갈 코일을 직접 감았던 것이다. 돌린 횟수는 총 4200 회! 보빈 4 개에 각각 1050 회씩 에나멜선을 감은 것이다. 아직 완성은 하지 못했고 진공관에 연결되는 1차측 코일을 감고 테이프로 가장 바깥쪽에만 마감을 한 상태이다. 원래 제대로 감으려면 한 층을 감고, 절연테이프를 두른 뒤 다시 두번째 층을 감는 식으로 해 나가야 한다. 더욱 고급스런 트랜스를 만들려면 1차와 2차를 번갈아 겹겹이 감기도 한다. 이를 샌드위치 권선이라고들 한다. 생전 처음 트랜스를 감는 나는 그렇게까지 정성을 들일 수는 없었다. 1차를 한번에 다 감고, 그 위에 절연테이프를 두른 다음 2차를 감는 것으로 끝내려고 한다.
처음에는 위의 사진처럼 가지런하게 정렬 권선으로 시작을 하였다. 그러나... 두 층을 넘어가면서 모양새는 점차 흐트러지더니...
R-코어에 가조립을 하여 보았다. 이 위에 2차 권선은 두 배 정도 두꺼운 에나멜선으로 각각 50 회씩을 감으면 된다. 1차용 전선 직경은 0.35 mm, 2차용은 0.7 mm이다.
R-코어 역시 도너츠 모양이지만 보빈이 끼워진 곳에서 내부적으로 잘린 형태이다. 싱글 엔디드 앰프용 출력 트랜스라서 코어가 서로 접촉하지 않게 절연체를 사이에 넣어 갭을 만든 뒤 코어를 서로 고정해야 한다. 그리고 다 만들어진 트랜스를 앰프에도 고정해야 한다. R-코어를 이용한 트랜스는 감기는 쉬운데 고정을 하는 방법을 잘 고안해야 한다. 임피던스 비율은 5 kΩ:8 Ω 되겠다.
오디오용 트랜스는 진공관 앰프를 제외하면 요즘 잘 쓰이지 않는데다가 그 이론이나 제작 기법이 널리 공유되고 있지 못하다. 나 역시 동호회에서 배운 정보와 실험 정신만으로 그냥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트랜스와 관련된 이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압비는 권선비에 비례하고, 임피던스 비는 권선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앗, 잘못 감았다! 1050:50은 5 kΩ:8 Ω이 아니라 3.5 kΩ:8 Ω용 권선 스펙이었다! 1250번:50번을 했어야 하는데... 2차를 조금 줄여서 감야야 되겠다. 5 kΩ:8 Ω = 625:1이다. 여기에 제곱근을 취하면 권선비가 된다. 625의 제곱근은 25이다. 25:1 = 1050:42이니 42회 감으면 되겠다..
오늘 글을 쓰면서 각 보빈에서 나오는 에나멜선을 어떻게 연결하는지에 대해서도 적고 싶었으나 그림을 그리지 않고서는 말로 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다음 기회로 넘기기로 한다.
댓글 2개:
안녕하세요 자작권선기에 사용된 계수기는 마그넷 방식인가요?
제품을 좀 알고 싶습니다.
맞습니다. AliExpress에서 punch counter라는 이름으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감다가 잘못된 것을 푸느라 역방향으로 돌려도 카운터는 계속 숫자를 증가시키므로 주의하셔야 됩니다^^
https://www.aliexpress.com/item/Punch-Counter-Digital-Electronic-Counters-Strong-Magnet-Sensor-Switch-Industrial-Counter/32847586792.html?spm=2114.search0604.3.1.6b397b35HghSWI&ws_ab_test=searchweb0_0,searchweb201602_10_10065_10068_10890_319_10546_10059_10884_317_10548_10887_10696_321_322_10084_453_10083_454_10103_10618_10307_10712_537_536,searchweb201603_70,ppcSwitch_0&algo_expid=9213446b-1181-46c0-bf12-ccc623ddd134-0&algo_pvid=9213446b-1181-46c0-bf12-ccc623ddd134&transAbTest=ae803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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