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9일 일요일

독서 기록 - <허리 아래 고민에 답변 드립니다> 외 두 권

기록적인 더위로 전국이 마치 용광로에 들어가 있는듯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온대지방 대한민국에서 섭씨 37도라니. 주간 날씨 예보를 봐도 나아지기는커녕 다음 주는 더 더워질 것이라고 한다. 집에 에어콘을 설치한 이래 이렇게 자주 작동하는 것도 처음이다. 이런 날씨에는 집에 틀어박혀서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움이다. 요즘 들어서 바뀐 독서 습관이 있다면 2 주 간격으로 다섯 권씩의 책을 빌려오면서 꼭 소설을 하나씩은 보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실용서와 자연과학·사회과학 서적만 너무 편식하던 습관에서 벗어나서 정보의 습득보다는 '읽는 즐거움' 자체를 좀 더 누리려는 것이다.


허리 아래 고민에 답해 드립니다

우에노 지즈코 지음 | 송태욱 옮김. 인생의 고민은 대부분 허리 아래에서 온다고 한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상담란 문답을 엮은 책.

더 나은 사람들의 역사

아리 투루넨 지음 | 최성욱 옮김. "성공과 오만이 만들어낸 갑질사회의 흥망사".

지팡이 대신 권총을 든 노인(소설)

원제: Don't ever get old.
대니얼 프리드먼 저 | 박산호 역.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연상하게 하는 번역본 제목은 원제를 너무 앞서간 느낌이다. 전직 경찰인 87세의 버크 샤츠는 활동은 눈부시다. 믿을 것은 권총 한 자루뿐. 꽤 거친 장면을 묘사하는 범죄 소설이다. 서평은 좋은 편인데 과연 최종적으로 응징을 당하는 범죄자가 이렇게 많은 살인을 저지를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스럽다. 주인공 버크 샤츠는 유대인으로서 2차 대전 당시 포로 수용소의 책임자였던 나치 친위대 소속의 지글러로부터 폭행을 당한 바 있다. 친구가 임종하면서 죽은줄로만 알았던 지글러가 나치의 황금을 빼돌려서 달아났다는 사실을 실토하였고, '데킬라'라는 별명의 손자와 함께 이를 찾는 모험을 나선다.

샤츠? 나치? 유태인? 7월에 읽었던 로맹 가리의 소설 <징기스 콘의 춤>(독서 기록 링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의 주인공 전직 유대인 희극배우 콘은 SS 대원 샤츠에게 총살을 당한 뒤 '유령'이 되어 줄곧 그와 함께 한다. 두 소설에서 공교롭게도 주요 인물의 이름이 같다. 물론 그것은 국문으로 썼을 때 그런 것이고, 원어로는 어떤지 모르겠다.
 
사실은 오늘 이 책들을 전부 반납하고 또 한 무더기의 책을 빌려왔다. 기자 출신 소설가 장강명이 한국에서 소설가를 발굴하는 독특한 시스템인 문학상 제도를 비판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 르포 <당선, 합격, 계급>을 다 읽었으나 이 책에 대한 독서 기록은 다음번 포스트로 미루려고 한다. 매우 인상깊게 읽었던 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바로 장강명의 2015년 발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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