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3일 일요일

참치캔 앰프 꾸미기

최종 결과물 사진을 맨 위에 올린다. 인터넷에서 tuna can amplifier 또는 tuna tin amplifier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실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다. 심지어는 참치캔 직경에 딱 맞는 원형 PCB를 사용한 키트도 있을 정도이다().


초미니 TDA2030A 앰프 보드(구매 당시 포스트, 제조사 링크)를 담기 위해서 일부러 대용량 참치캔까지 사서 내용물을 싹 비우고(참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음) 주말을 기해서 가공 작업에 돌입하였다. 앰프 보드와 주변 부품(입출력 단자, 전원 단자, 볼륨 포텐셔미터) 사이의 배선은 주중에 이미 완료한 상태였다. 전날까지의 준비 상태는 다음 그림과 같다.



그런데... 참치캔에 실장을 하는 과정에서 한쪽 채널에서 심한 잡음이 나면서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칩에서 열이 나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가 없었다. 배선이라고 할 것도 없고, 각 보드에 있는 4개의 핀에 신호 입력선과 전원을 연결하는 것이 전부였다. 테스트를 계속 하는 과정에서 보드가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왜 그런 것일까? 기껏 장만한 참치캔을 어떻게 해서든 활용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TDA7266D 앰프 보드(케이벨 KB20W)를 넣기로 했다. 이 보드는 3.5mm 스테레오 폰잭과 전원 어댑터 잭이 달려있어서 이를 케이스에 넣으려면 약간의 추가 배선 작업을 해야 된다. 일단 케이스에 넣어버리면 보드에 붙은 단자에 직접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보드는 스마트폰에 직결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기에 자체적인 음량 조절 기능이 없다. 따라서 입력 신호는 케이스에 고정한 입력단자 - 볼륨 폿 - 3.5mm 스테레오 플럭을 경유하여 보드로 연결해야 된다. 이 보드는 깡통, 반찬통, 수납상자 등 다양한 케이스를 들락거린 전력이 있다.

작업 도중에 TDA2030A 보드가 말썽을 일으킨 이유를 알게 되었다. 스피커 연결을 위한 바인딩 포스트의 고정 너트가 참치캔과 접촉을 하고 있었다. 절연체로 쓸만한 적당한 플라스틱 조각을 구해서 이를 닿지 않게 한 다음, 배선 작업을 마쳤다.

외관은 이렇다. 지금까지 입혀온 어느 케이스보다 마음에 든다.


내부는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다. 합선이 되지 않게 부품들을 잘 꾸려넣은 뒤 쏟아지지 않게 핫멜트로 적당히 고정하였다.


실제 작동되는 모습은 이러하다.


비록 천 몇백원에 불과한 가격이지만 앰프 보드를 하나 날리면서 실패로부터 또 하나의 교훈을 얻웠다. 요즘의 오디오 전력 증폭기 칩은 합선 등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보호 기능이 내장되어 있지만 이것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전도성 재료를 가지고 앰프 케이스를 꾸밀 때에는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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