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8일 금요일

업무용 이메일 - 편리와 안전 사이에서

원래 공공기관의 업무용 이메일을 외부 서버에서 불러와서 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합당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막혀있지는 않다. 나의 경우는 Gmail 환경에서 연구소의 메일을 POP3 기능으로 불러와서 읽는다. 따라서 출장을 나가거나 휴일에 집에서 쉬고 있다 하더라도 메일을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처음부터 Gmail에 업무용 메일을 연결하여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원래 우분투에서 에볼루션을 사용해 왔는데, 메일을 사무실에서 한번 읽어 버리면 집이나 바깥에서는 확인을 할 수가 없었기에 과감하게 Gmail로 전환했던 것이다.

최근 며칠 동안 연구소 메일을 Gmail로 제대로 불러오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임시 방편이라 생각하고 다시 에볼루션으로 돌아왔는데, 이러한 작은 환경의 변화가 이메일을 대하는 태도를 달라지게 하고 있다. Gmail 환경에서 메일을 읽게 되면 중요한 정보가 있는 메일도 마치 광고성 스팸 메일 대하듯이 제목줄만 대충 보고 건너뛰게 되는데, 에볼루션 메일 클라이언트에서 메일을 보게 되니까 좀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메일 자체가 일의 흐름을 막는 요소도 분명히 있다. 여기에서는 그 폐해 자체를 다루자는 것은 아니다.

돌이켜보니 내가 에볼루션을 떠나게 되었던 또다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첨부된 한/글(HWP) 파일 때문이다. 리눅스 환경에서는 그동안 한/글 파일을 직접 열 수가 없어서 다시 버추얼 박스로 들어가야만 했었다. 지금은 리눅스용 한/글 2008을 우분투에 성공적으로 성치해 놓았기에 이런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이것 외에도 에볼루션이 불편한 점이 있다. 한글화가 아직 완벽한 것을 아니라서, 마지막 글자가 완성되지 않고 메일을 보내면 제목이나 본문에서 그 글자가 잘려나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꼭 엔터나 공백을 넣는 버릇이 생겼다. 또 이메일 주소록을 따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 이러한 점에서 Gmail의 강점이 있다. 일단 편지를 한번 보냈던 사람은 자동으로 주소록에 등재되고, 다이얼로그 형태로 메시지가 관리되므로 나중에 찾아 읽을 때 이것이 어떤 메시지로부터 시작된 글타래인지를 파악하기가 좋다.

현재의 POP3 연결 장애가 일시적인 것인지, 혹은 연구소 측의 메일 정책에 변화가 생겨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사소한 일로 인해서 다시 전용 이메일 클라이언트 환경으로 돌아오기는 했는데, 다시 Gmail로 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 보안을 좀 더 중요시하는 공공기관의 정책에도 부응하고, 업무환경을 떠나서는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으려는 게으름(?)도 일조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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