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3일 월요일

[뉴욕 여행기 8] 두 번째 찾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9월 20일 금요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다시 찾아서 지난 화요일에 다 보지 못한 전시물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사실 이 미술관의 소장품 규모를 생각하면 이틀도 부족하다. 최소 사흘, 학술적인 목적으로 진지하게 둘러본다면 넉넉히 일주일은 잡아야 할 것이다.

오늘은 지하철만 두 번 갈아타고 86 Street역에 내려서 서남쪽으로 0.5 마일을 걸었다. 

Methodist church는 어떤 교회인가... 감리교를 말하는 것이었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18세기 성공회 사제 존 웨슬리(John Wesley)가 이끈 복음주의적 성공회 쇄신 운동이었던 메소디스트(methodist) 운동을 따르던 사람들이 성공회에서 분리되어 만들어진 개신교의 한 교단'이다.

스와롭스키 매자 앞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미술품을 주로 전시하는 노이에 갤러리.

Met에 도착하였다. 오늘 점심은 이 앞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어 보리라.

오늘은 1층으로 입장하여 왼쪽에 위치한 그리스 및 로마 유물을 먼저 보기로 했다. 인쇄본 지도를 들고 다니면서 길을 잃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하였다.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확대 가능한 진도를 제공한다(링크). 



우리를 가장 먼저 맞는 것은 신석기 및 키클라데스 시대의 예술품. 기원전 3300~1100년 사이에 지중해 에게해에 위치한 키클라데스 제도에서 번성한 문영이라고 한다.


단순화한 인물상이 매우 많다. 주로 무덤에서 발견되었고, 20세기 들어서 도굴되어 시장에 돌아다니는 것이 많아서 정확히 어디에서 출토되었는지 알기 어려운 것이 많다고 한다.




하프를 켜는 사람. 현대 조각이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보다 문명화된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유물을 만나보도록 하자. 

사이렌(Siren,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세이렌'이라고 함)은 이와 같이 여자의 얼굴, 몸은 새의 형상을 한 것이 원형이다. 사실상 인면조이다. 7~9세기부터 인어의 모습으로 묘사되었다고 한다.






아니... 이런 19금스러운 조형물이! 실제 크기는 가운뎃손가락 길이 정도.

손잡이가 두 개 있고 목이 긴 고대 그리스의 물병을 암포라(Amphora)라고 한다.



새와 교감하는 소녀상. 너무나 인상이 깊어서 한참을 구경하였다.





고대 로마인들은 이러한 '얼짱 각도'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으걀걀걀....' 숨이 넘어가도록 즐거운 표범.







Tiffany & Co.의 Edward C. Moore에 의한 눈부신 컬렉션(링크). 은세공품의 화려함과 크기는 시선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유리 제품 컬렉션도 정말 아름다웠다.





은으로 만든 리볼버.

1층의 American Wing에서 구경을 하다가 2층으로 올라갔더니 수많은 가구와 생활용품, 조각, 그림 등 엄청난 수의 작품을 개방형 수장고처럼 전시해 놓은 The Henry R. Luce Center for the study of American Art를 만나게 되었다.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것인지 몇 명의 사람들이 전시품을 그리고 있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의 발견이었다.








일부러 전시실을 찾아가서 관람한 미국 원주민의 작품. 아주 작은 구슬을 꿰어서 옷이나 생활용품의 겉을 장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시아 관련 전시관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압도적으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었고, 한국과 관련된 것은 너무 빈약하였다. 남아시아의 것도 볼 것이 아주 많았다.






상업과 학문의 신으로 알려진 가네샤.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하고 성공을 꿈꾼는 과학자라면 가네샤를 모시는 것도 좋으리라.



고둥 껍데기에 새긴 조각.


잠시 쉬어가는 곳에서 만난 파격적인 모습의 도자기.




다음의 2층 난간은 사진을 찍는 명소인 듯하다. 한껏 멋을 부린 젊은 여성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가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유럽 명화를 보면서 오늘의 관람을 마무리하였다. 여기를 보면 피카소, 저기를 보면 고야, 뒤로 돌면 페르메이르...

성녀 바르바라의 순교(16세기 초). 바르바라의 목을 벤 사람은 바로 아버지!

살로메와 세례자 요한.

맹인의 식사(1903), 피카소. 추상적인 작품으로 넘어가기 전, 이른바 '청색 시대(Periodo Azul, 1901~1904)'의 것이다.

자화상(1906), 피카소.

비누 방울(ca. 1733), Jean Siméon Chardin.

입장권은 당일에 한해 계속 유효하므로 건물 밖으로 나가서 푸드트럭에서 점심을 사 먹고 다시 들어오는 것이 가능하였다. 대부분의 푸드트럭이 가격표를 붙여 놓지 않아서 손님에 따라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예를 들어 뉴욕커에게는 10달러, 동양인 관광객에게는 15달러? 그것이 관광객의 숙명이라면 여행 중 한 번 정도는 받아들여도 나쁘지 않다. 어쨌든 나는 맛있게 먹었고 양도 많았으니까.

중세 예술을 대표하는 저 문은 어디에서 떼어 왔을까?

'5,000 years of art from around the world'라는 말에 걸맞는 방대한 유물의 숲에서 길을 몇 번이나 잃을 정도로 돌아다니면서 눈호강을 하였다. 다음날 자연사 박물관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이들의 관심은 모든 세계와 역사를 아우르는 것 같다. 그것이 정복이나 약탈을 통한 소유 욕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관심은 너무 국내에만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소장품 이미지는 저작권이 없다

관련 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품 사진의 저작권을 없애다

Met의 검색 링크: https://www.metmuseum.org/art/collection/search?showOnly=openA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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