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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8일 수요일

ChatGPT로 워드 클라우드 만들기

마음이 급하신 분들은 아래에 소개한 이상훈 님의 유튜브 영상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이를 통해서 충분한 정보를 얻었다면, 이 블로그 포스트의 나머지 부분은 건너 뛰어도 무방하다. 

현존 최고 AI ChatGPT-4o에서 한글 깨진 문제 해결 및 워드 클라우드 만들기

갑자기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 필요가 생겨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ChatGPT를 이용하여 약간의 '삽질'을 시도하다가, 잘 안 되는 한글 관련 문제는 위에 소개한 동영상으로 어렵지 않게 극복하였다. 그 짧은 경험과 약간의 조사 결과를 덧붙여 이번 글에 공개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ChatGPT 활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영광일 것이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정보통신용어사전에 의하면,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란 문서의 문구와 단어를 분석하여 중요도나 사용 빈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하는 표현 기법을 뜻한다(링크). 글씨로 이루어진 그림 한 장을 통해 문서 '빅데이터'의 키워드나 중요도를 한눈에 보고 이해할 수 있지만, 단어 간의 관계를 표현하지 못하고 정보가 편향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정보 편향은 사실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바로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워드 클라우드 생성은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었다. 왜 그런가 하면...

  1. 일단 분석할 텍스트를 긁어 모으는 것이 큰 일이고
  2. 이를 대상으로 핵심어를 뽑아서 워드 클라우드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느껴졌다. 특히 우리말의 경우 교착어로서 인공지능에 의한 자연어 분석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스트캠퍼스 미디어] - 자연어처리(NLP)가 한국어에서 특히 어려운 4가지 이유

국어 고유의 특성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기도록 하고, 일반인이 아주 쉽게 워드 클라우드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문득 ChatGPT를 쓰면 혹시 특정 웹사이트에 있는 글을 전부 가져다가 알아서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이를 테스트해 보고 문제점 해결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이런 기법이 이미 동영상 강좌 수준으로 인터넷에 널려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ChatGPT에서 내 블로그의 URL을 지정해 준 뒤 '이 사이트에서 2018-2020년에 포스팅한 글을 전부 모아서 분석한 뒤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어 줘'라고 프롬프트를 날렸더니 진짜 뭔가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글을 자동으로 가져다가 대략 어떤 주제의 글이 많았는지 요약을 해서 출력한 다음, 영어로 워드 클라우드를 뚝딱 만들어 내었다. 오, 놀랍군. 그러면 한글로 만들어 달라고 하면? 여기에서 그림 속 한글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구글을 검색해 보았다. ChatGPT로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 때 한글이 깨지는 문제와 관련한 정보를 찾아 보니, 다음과 같이 아주 쉽게 만들어진 동영상 설명(네이버 블로그에서 찾음)이 있었다. 프레젠테이션 전문 강사 이상훈 님이 제작한 것이었다. 유튜브 동영상은 맨 위에 이미 소개해 두었다.

ChatGPT에서 한글 깨짐 문제 해결 및 워드 클라우드 만들기(2024.6.8.)

3분이 조금 넘는 간결한 동영상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설명하고 있었다. 유튜브 동영상에 고맙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네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분석에 사용할 샘플 뉴스기사는 공공데이터포털에서 검색하여 엑셀파일을 다운로드 - 실제 상황에서는 가장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 단계일지도 모르며, 정성과 창의력도 필요함
  2. ChatGPT에 한글을 처리할 수 있는 koreanize-matplotlib을 설치(ChatGPT 창에 밀어 넣고 '이 파일을 이용해서 처리해 줘'라고 치면 됨 - 유효기간은 3시간이며... 3년 아님! 그리고 현재 열린 창에서만 유효함)
  3. 제어판을 열고 설치된 글꼴 파일 중 마음에 드는 것을 ChatGPT 창에 밀어 넣기
  4. [고급 기능] 색깔을 입맛대로 바꾸기

한글 문제를 해결해 놓은 뒤 다시 내 블로그의 글을 이용한 워드 클라우드 작성을 해 보았다.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이 입력하였다.

"blog.genoglobe.com 에서 2018-2022년 등록한 글을 대상으로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어 줘."

URL 뒤에 한글 조사를 바로 붙이면 인식을 못하므로 국문법에는 어긋나지만 띄어쓰기를 해 주어야 한다. ChatGPT는 먼저 다음과 같은 요약을 출력하였다. 이보다 더 훌륭한 비서가 있을까?

To create a word cloud from the blog posts on blog.genoglobe.com from 2018 to 2022, I've extracted key topics and terms frequently discussed across the blog during those years. These include a mix of technical topics related to bioinformatics, scientific research methodologies, and personal projects related to electronics and programming. The blog also touches on general tech trends, scientific policies, and specific case studies in fields like genomics and sequencing.

Main Themes for Word Cloud:

  1. Bioinformatics and Genomics: Terms like Nanopore sequencing, MinION, Guppy, and FASTQ files frequently appear, reflecting the blog's focus on advanced sequencing technologies and bioinformatics tools.
  2. Programming: Discussions often involve Perl, Python, and scripting for data analysis, as well as specific programming challenges and solutions.
  3. Electronics Projects: Posts frequently mention DIY electronics projects using Raspberry Pi, Arduino, and related components.
  4. Scientific Research and Publication: The blog covers topics like preventing scooping in publications, the Revised Common Rule, and discussions on scientific ethics and best practices.
  5. Technology Reviews and How-Tos: Various posts provide insights and reviews on using different software tools and platforms, especially in a scientific research context.

곧 이어서 영문으로 된 워드 클라우드가 나타났다.


"한글로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어 줘"라고 다시 지시하였다.

여기서 '미니온'이라고 표시된 것은 Oxford Nanopore Technologies의 DNA 시퀀싱용 flow cell을 물리는 장비인 MinION(보통 '민아이온'이라고 부름)을 뜻한다. <슈퍼배드> 시리즈 영화에 등장하는 귀여운 생명체 Minion이 아니다!

제법인걸?

나는 GPT-4를 활용하는 ChatGPT Plus(유료 플랜)을 사용한다. 따라서 무료 버전에서도 워드 클라우드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제와 오늘 아침에 걸친 짧은 경험을 통해 ChatGPT가 정말 여러가지 일을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워드 클라우드를 작성하기 위해 입력물로 사용할 고품질의 데이터를 긁어 모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공데이터포털에 올라 온 뉴스 자료는 실습용으로는 적당하나, '특정 기간에 발행된 모든 뉴스'와 같은 진짜 빅데이터는 아니기 때문이다. 뉴스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이미 분석된 정보와 관심거리를 알아보고 싶다면,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빅카인즈(사용자 매뉴얼 링크)를 둘러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힌트는 텍스트 마이닝(1) 뉴스 빅 데이터 수집하기에서 얻었다.

이번에는 genoglobe.com 하위의 모든 글에 대해서 영문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어 보라고 하였다.


이렇게 프롬프트를 날릴 때마다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서버에서는 전력을 소모할 것이고, 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화력발전소가 되었든, 원자력발전소가 되었든 열심히 불을 지피면서 지구 온난화에 조금씩 기여하고 있을 것이다.

(사족) 후술하였듯이 내 개인 도메인인 genoglobe.com의 구조는 약간 복잡하다. 단순히 최상위 도메인(genoglobe.com)에 위치한 문서를 분석하라고 ChatGPT에 명령을 내리면 blog.genoglobe.com(이 블로그)과 생명정보 콘텐츠에 특화된 genoglobe.com/kribb을 전부 다 뒤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의 대표 웹사이트에 해당하는 genoglobe.com으로 접속하면 개인 소개와 더불어 취미에 특화된 또 다른 위키 사이트가 나온다. 여기에 있는 글만 가져다 분석하도록 이번에는 다음과 같이 명령을 해 보았다.

"genoglobe.com 의 글을 이용하여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어 줘. 단, genoglobe.com/kribb 하위의 것과 blog.genoglobe.com 의 것은 제외해 줘."

ChatGPT는 내가 내린 명령을 100% 이해하였다.


워드 클라우드 작성 연습을 통해 평소에 내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만천하에 전부 드러내고 말았다.


2024년 8월 19일 월요일

나도 ChatGPT의 노예가 되기로 했다

여기서 '노예'라 함은 월 일정 금액을 내고 ChatGPT Plus, 즉 유료 플랜을 이용함에 동의한 자를 의미한다.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월 20달러로서 무료 플랜에 비하여 더 정교한 답변과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무료 플랜에서는 질문을 몇 개 던지면 하루에 쓸 수 있는 최대 용량에 이르렀다고 하면서 몇 시간 뒤에 다시 이용하라는 성가신 안내를 토해내고는 하였다.

원래 AI 기술을 노예처럼 부려서 인간은 더 고귀한 일을 하겠다는 것이 AI 시대의 장미빛 미래상이 아니었던가? 오히려 AI 기술의 구동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인간은 자신의 고귀한 노동으로 번 돈을 AI 기술에게 '구독제'라는 이름으로 가져다 바치게 되었다. 통신 요금을 비롯하여 도대체 몇 개의 구독제 늪에 빠졌는지 나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고요하게 살고 싶었던 나의 가치 체계를 뒤흔드는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지는 셈이다. 

ChatGPT에 질문하면... 구글 검색 10배의 전기 사용(조선일보 4월 24일)

구글 블로그에 글을 쓰고, 구글 포토에 사진을 자동 백업하며, 유튜브에 보잘것없는 동영상을 올리는 일 모두 필요 이상으로 전력을 낭비하여 탄소 배출을 증대시켜 지구를 더욱 덥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올 여름은 앞으로 인류가 만날 여름보다 가장 시원한지도 모른다... 

다음은 8월 16일 경향신문에 실렸던 '시대착오적인 전력정책 - 11차 전력계획'의 일부이다.

영국, 독일,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현재 전력소비량이 2000년 전력 소비량보다 적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에 둔감한 미국도 20여 년 전보다 10% 정도 전력 소비가 늘었을 뿐이다. 전력소비가 줄었지만, 그들이 4차 산업혁명이 뒤처졌다거나 ‘촛불 켜고 산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만큼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는 2.1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 ChatGPT에 질문을 하나 던지는 것은 구글에서 한 건의 검색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고 하니, 편의성 뒤에서 유발되는 부정적인 효과에 신경이 쓰임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의 편의를 위해 ChatGPT를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마리 퀴리가 노벨상을 언제 받았을까? 다음은 구글의 검색 결과이다. 사실 예전에는 검색어를 포함하는 웹사이트 중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에 의해 상위에 랭크된 것들이 순서대로만 표출되었을 뿐, 검색어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요약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즉, 나는 구글 검색창에 단지 '마리 퀴리 노벨상'이라고 쳤을 뿐이며, 마리 퀴리가 노벨상을 받은 연도가 궁금하여 이런 검색어를 넣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은 구글의 해석일 뿐이다. 사실 검색자의 의도를 잘 반영하였다.


만약 검색창에 '마리 퀴리는 언제 노벨상을 받았나'라고 넣으면 다음의 웹페이지가 가장 위에 나오며, 문맥 중에서 검색어와 일치하는 단어에는 강조 표시가 들어간다.



반면 ChatGPT는 보다 친절한 설명을 제공한다. 질문도 보다 구체적으로 던질 수 있다. 



이렇게 인간이 직접 자료를 조사한 뒤 자신의 생각을 더해서 만들어내는 글과 유사한 결과물을 제공해 주고 있으니, 업무를 위해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월 20달러를 지불하면서 내 손가락과 뇌의 수고스러운 활동을 약간(또는 상당히?) 덜어낼 가치는 충분히 있다. 그러나 그 뒤에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탄소 배출 또는 전력 소모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ChatGPT를 애용하게 되면 정보를 종합하여 판단을 내리는 지적 능력도 슬슬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모든 궁금증에 관한 해답을 '세 줄 요약'보다는 약간 더 확장된 형태로 얻을 수는 있겠지만, 방대한 원전(原典)을 읽고 핵심 사항을 스스로 추려내는 능력은 줄어들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 목 뒤에 케이블을 찔러 넣어서 지식을 습득하는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과 무엇이 다른가? 이러다가 감정의 영역까지 기계의 힘을 빌려서 하게 되는 사회가 된다면 - 이미 그 문턱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 아마 인류의 존속도 위태로워 질 것이다.

과연 이러한 문명의 이기를 통해 얻게 되는 자유 시간에 우리는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될까? 나도 잘 모르겠다. 철학적인 고민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본다. 


2024년 8월 28일 업데이트

조회수가 78만회에 가까운 ChatGPT 사용 요령 동영상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2024년 4월 21일 일요일

생활 주변에 스며든 인공지능 서비스 - 이제는 피하기 어렵다

우연한 기회에 (주)켈라웨이브의 김은연 이사가 진행하는 온라인 워크숍 "ChatGPT를 활용한 언어 생성 기술의 이해 및 실제 적용 사례 분석"에 참여하게 되었다. 개최 시각은 토요일 아침이라서 집에서 Zoom 미팅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Wi-Fi 접속이 너무 불량하여 오디오 전송 상태가 나빠지다가 접속이 끊어지는 현상이 반복되어 전달되는 내용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였다. 이것은 전적으로 우리집 인터넷의 문제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지금 쓰는 이 글도 노트북 컴퓨터를 공유기에 유선으로 접속하여 작성하는 중이다. 앞으로 집에서는 이더넷 케이블을 쓸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전부 치워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다.

OpenAI가 개발한 ChatGPT 무료 버전을 크롬 익스텐션(확장 프로그램)으로 설치하여 잠시 써 본 일은 있었다. 어떤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정리된 답을 얻는 정도로 체험을 하면서 꽤 흥미롭다고 여기고 있었다. 이미 유료 버전을 쓰는 동료의 말을 빌리자면 영문을 작성하거나 이를 국문으로 번역하는 성능에서는 구글 번역보다 훨씬 낫다고 하였다. 

지금은 크롬 웹 스토어 검색창에 'ChatGPT'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너무나 많은 확장 프로그램이 나와서 도대체 뭘 설치해야 좋을지 어리둥절할 정도가 되었다. 오랜만에 OpenAI 웹사이트에 직접 로그인해 보니 텍스트로부터 비디오를 생성하는 Sora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광고하고 있었다. 이것이 더욱 발전하면 상세한 시나리오를 입력하여 영화를 만들 수도 있게 될 것이다.

강좌를 통해서 AIPRM, Google Gemini, Google Colab 등의 서비스를 접하면서 내가 잠깐 체험했었던 간단한 대화식 인공지능을 이제는 훨씬 뛰어넘는 기술이 주변에 즐비함을 깨닫게 되었다. 파워포인트 요약본(명령을 내리면 보다 상세한 내용을 써 내려갈 수도 있다), 시험문제 제출(모범답안 및 배점 가이드까지), 이미지 생성은 물론, 예전 '심심이'와 같은 기계와의 대화를 직접 구현할 수 있었다. 이는 Google Colab(hosted Jupyter Notebook)으로서 기계학습 관련 라이브러리를 설치하여 코딩을 하듯이 구현하면 된다. 선생님 혹은 교수님들의 숙제 검사가 한층 힘들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내 크롬 브라우저에서 설치된 확장 프로그램을 내려 보니 '구글의 채팅GPT 플러스'가 아직 남아 있었다. 오늘은 'AIPRM for ChatGPT'를 추가 설치하였다. 이 확장 프로그램은 선별된 프롬프트 템플릿 및 고급 기능을 추가해 준다고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컴퓨터 화면 한쪽 끝 트레이에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Copilot 아이콘이 자리잡고 있음을 깨달았다. 'PRE'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아직 안정화가 되지 않은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 같았다. 저 아이콘을 본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원래 'Bing' 어쩌고 하는 대화형 서비스가 자리잡고 있던 곳이 아니었었나?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이 무엇인지 검색을 해 보니 Bing 채팅이 2023년 12월 1일에 리브랜딩된 것이라고 한다. 이를 클릭하여 창을 열고 ChatGPT가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흠, 제법인걸. 사실 구글 검색창에 뭔가를 입력하여 관련 웹문서를 찾아내는 방식으로는 내가 궁금해하는 낱말의 정확한 설명을 찾기가 어렵다.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하여 대답하는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 Copilot의 설명에 의하면 수많은 파라미터를 가진 인공 신경망으로 구성된 언어 모델) 서비스가 전통적인 키워드 검색보다 만족스런 대답을 제공하고 있으며,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웹브라우저와 OS라는 자신의 제품 영역 내에서 소비자를 더 오랫동안 붙들어 두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Copilot에게 직접 정체를 물어 보았다.

Microsoft Copilot은 기존의 빙 챗 (Bing Chat) AI 챗봇을 기반으로 하는 챗봇, 가상 비서 및 생산성 도구입니다. AI를 사용하여 질문에 답변하고, 이메일 요약하거나 프레젠테이션 초안 작성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Microsoft 365 앱에서도 Copilot을 활용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용과 개인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인공지능 기반 챗봇 서비스를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ChatGPT의 경우 2022년까지의 데이터로 학습을 했다는 것, 가끔은 거짓말을 한다는 것 등.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 주는 결과물의 저작권에 관해서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 같지 않다. 물론 이들이 데이터를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무료로(무단으로?) 가져다가 학습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실존 인물에 대한 가짜 뉴스 또는 가짜 이미지는 이미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Copilot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멋진 여자 기타리스트를 그려 줘'라고 주문을 하였더니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음과 같이 1024 x 1024 픽셀의 이미지를 뚝딱 만들어 내었다.

프렛 포지션 마크의 위치가 정확하지 않다.

피크가 없네? 손가락으로 뜯을 수도 있는 거니까...

질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꾸어 보았다. '피크를 쥐고 검정색 깁슨 레스폴 커스텀 스타일의 전기 기타를 연주하는 멋진 흑인 여성 기타리스트의 그림을 그려 줘'라고... 생성된 이미지 중 내가 의도한 것과 가장 가까운 것을 골랐다.

그러나 이런 왼손 손톱으로는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왼손 손가락의 모습도 부정확하다.

정상적인 기타 연주자의 손톱 모양이 나오도록 몇 차례 질문을 구체적으로 바꾸어서 올려 보았지만 100% 만족할 수준의 이미지는 나오지 않았다. 생성형 AI가 사람의 손을 정확하게 그려내지 못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내가 시도하여 그린 기타리스트 이미지 중에서는 엄지손가락의 안쪽에 손톱이 붙어 있는 것도 있었으니 말이다. 다음 요청 사항은 '멋진 한국인 남자 기타리스트'이다.

훌륭한데? 앨범 자켓으로 써도 충분할 수준이다. 왼쪽 뒤에 세워진 악기는 첼로 같은데 줄감개가 5개! 드물지만 5현 첼로도 있다고 한다.


이런 요청을 할 때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GPU는 돌고 있을 것이며, 전력도 소모할 것이다. 인터넷 저편으로 날리는 엔터 한 번이라는 행위가 A4 용지 서너 장에 연필로 줄만 죽 긋고 구겨서 버리는 행위와 같은 수준으로 자원을 소모한다면(실제로 계산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자제하게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림을 그려주는 DALL E-3은 역시 OpenAI의 생성형 AI 서비스이다. 원래 유료 버전($20/월)인 ChatGPT-4에서 사용 가능한데,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따라서 지금은 Copilot)에서 사용 가능한 것이다. 약간의 기능 제한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Copilot이 ChatGPT보다 편리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적으로 찾은 장점이 하나 더 있다. Copilot은 검색을 통해서 최신 정보를 찾아주는 것까지 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Copilot에게 보스톤의 현재 기온을 섭씨로 알려달라고 물으면 충실하게 답변을 제공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ChatGPT(3.5)는 그렇지 못하다.

Sure! To find out today's weather in New York City in Celsius, you can check a reliable weather website or app. As of now, I don't have real-time access to current weather data. You might want to try checking websites like Weather.com, AccuWeather, or the National Weather Service for the most accurate and up-to-date information.

앞으로 '인간의 힘으로 공들여' 만든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은 이렇게 AI가 만든 논리정연한 내용과 화려한 그림에 밀려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 아직도 스마트폰/스마트워치를 안 쓰세요?
  • 아직도 카카오톡을 안 쓰신다구요?
  • 아직도 종이 통장을 쓰세요?
  • 아직도 파워포인트에서 도형을 그리세요?
  • 아직도 손으로 글씨를 쓰세요?
  • 아직도 손으로 타이핑을 하신다구요?
  • 아직도 AI 서비스 구독을 안 하신다구요?
  • ...
  • 아직도 직접 요리를 하세요?

이러다가 '아직도 직접 숨을 쉬세요?'라고 묻는 시대가 오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미처 깨닫지도 못한 사이에 미래는 이미 우리 주변에 와 있다. 그저 재미있고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던 기술을 이제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이나 눈 앞의 이득에 대해서는 늘 철학적 고민이나 판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