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5일 월요일

ZK-502H 블루투스 앰프의 스피커 단자 처리

2023년의 마지막 오디오 관련 DIY 작업을 마쳤다. 초소형 블루투스 앰프에 스피커 연결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바인딩 포스트 단자대를 달아 준 것이다. 앰프가 너무 작고 가벼워서 케이블에 끌리는 바람에 쉽게 뒤집어지는 것도 불편하였기에, 적당히 무게를 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예전에 트위터 유닛을 거치하는 용도로 만들었던 자작나무 가공물이 다른 용도로 하나 둘 쓰여 없어지고 남은 것을 이용하여 보았다. 바인딩 포스트 역시 기존에 쓰던 것. 납이 잘 떨어지지 않아서 채워진 4 mm 볼트를 빼고 다시 끼우기가 쉽지 않았다. 고무발까지 달아서 최대한 멋을 내었다.


볼륨 노브를 바꾸어 보았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축이 너무 짧아서 갖고 있던 것을 활용하기도 좋지 않다.

2014년에 진공관 앰프를 처음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대를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위 사진에서 보인 조그만 앰프에 비해서 과연 어떤 점이 더 나았다고 말하기가 정말 어렵다. 자작에 투입된 시간, 비용 그리고 노력, 크기와 무게, 전력 소모, 출력, 음질 등... 측정기를 걸어서 냉정하게 평가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음질(또는 귀를 편안하게 해 준다고 알려진 진공관 앰프 특유의 소리) 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지 감성적인 측면 때문에 진공관 앰프가 더 멋있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을 내가 힘들여서 손수 만들어 나갔다는 이유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편견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라즈베리 파이(볼루미오)와 짝을 이룬 ZK-502 블루투스 앰프.

어차피 나의 전자공학 실력으로는 새로운 진공관을 발굴하여 오디오 앰프용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을 하기는 어렵다. 생활용품을 케이스로 이용하여 어설프게 만들어 두었던 앰프를 조금씩 건드려서 외관을 멋지게 꾸며 나가는 것 정도로 만족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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