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30일 토요일

연습용 MR 만들기

나는 '반주'(伴奏)라는 낱말을 매우 좋아하지 않는다. 주 멜로디를 연주하는 사람(독주자 또는 보컬리스트)를 제외한 모든 연주자를 전부 보조적인 수단으로 여기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노래방 반주기, 반주자, 반주법...

'반주자는 무엇을 하는가?'라는 글이 있어서 링크(버클리 음대)를 여기에 남긴다. 

노래 연습이나 노래방 기능처럼 쓰기 위해 만든 반주용 음악을 보통 MR이라고들 부른다. 나무위키의 설명에 의하면 '노래 반주를 뜻하는 콩글리시'라고 한다. Music Recorded의 약자라는 설이 있는데, 위키백과에 의하면 TJ미디어의 반주기 시리즈 명칭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MR(music recorded) - 가수가 노래 부른 부분을 빼고 녹음한 것. 노래방에서 접하는 반주에 해당한다.
  • AR(all recorded) - 모든 것이 다 녹음된 것
  • Instrumental - 가수의 보컬이 들어가지 않고 악기만 연주하여 녹음한 것. 사실상 MR과 동의어. 

이렇게 체계적으로 풀이해 놓은 웹사이트도 있다. 하지만 버클리 음대 뮤직 프로덕션 전공 수업에서는 이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공연에서 일부 악기는 라이브로 진행하되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없는 연주자를 위해 일부 악기를 사전에 녹음해 놓았다면 이를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 어차피 보컬은 라이브로 하게 되므로 이것도 MR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실제 이를 공연에서 적용하는 것은 쉬운 노릇이 아니다. 모든 악기 연주를 다 MR에 맡기고 보컬리스트 혼자 노래를 부르는 것은 가장 쉬운 케이스일 것이다. 일부 악기를 라이브로 연주한다 해도 MR에 드럼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나마 나을 것이다. 그런데 드럼을 라이브로 연주해야 한다면? 사전 녹음한 것과 완벽한 싱크로를 유지해야 하므로 신경을 쓸 일이 무척 많다. Mule 웹사이트에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질문과 답을 볼 수 있었다.

만약 드러머가 노래까지 불러야 한다면? MR과 싱크로를 유지하는 메트로놈 소리를 헤드폰이나 인이어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들으면서 드럼 연주와 더불어 노래를 하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물론 나는 그런 드러머는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런 용도의 음원을 미리 준비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Waveform FREE에서 기타를 반복 녹음하고, 베이스는 MIDI로 찍고, 드럼은 프로그램에 내장된 MIDI clip을 가져다가 대충 만들어 보았다. 기타의 톤 메이킹? 그럴 겨를도 없다. Korg AX3G의 프리셋을 골라 쓰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총 4개의 트랙에 조금씩 다른 취향으로 녹음을 한 뒤 적당히 믹스하여 사용할 생각이다.



각 트랙을 세로로 배열한 전통적인 콘솔 스타일의 믹서 뷰도 보기에 좋다. 





이 음원이 연습용으로만 쓰일지, 혹은 라이브 현장까지 가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니, 공연 자체가 반드시 성사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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