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7일 일요일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마이크로폰 구입(또?)

베링거의 Xenyx 802 믹서를 구입하여 같은 회사의 UCA-200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하던 당시의 다짐은 이러하였다.

"앞으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러한 비장한 각오로 UCA-200을 2개 더 구해 놓았었다. 하나는 라즈베이 파이(볼루미오)에 항상 연결되어 있고, 두 번째 것은 Xenyx 802 믹서의 동반자이다. 나머지 하나는 고장에 대비하여 장만한 것이라 아직 상자를 뜯지도 않았다. 마이크로폰도 이미 두 개나 갖고 있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당근마켓』이다. 심심풀이로 음악 관련 장비를 찾아보다가 Behringer U-Phoria UM2(단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전히 팔리고 있음)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조이트론 JTCM-800 콘덴서 마이크로폰이 너무나 매력적인 가격에 매물로 나온 것이 아닌가. M-Audio M-Track Solo와 더불어 초저가 + 입문용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대명사인 UM2의 성능에는 별로 기대할 것은 없지만, 최소한 헤드폰은 직접 꽂을 수 있지 않은가? Xenyx 802 믹서는 '헤드폰 앰프'로만 쓰기에는 너무 덩치가 크다. 고민은 최대한 짧게... 어제 예약을 한 뒤 오늘 저녁에 거래를 마쳤다.


노브의 조작감은 상당히 좋았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외관은 결코 허술하지 않았으며, 적절하게 묵직함이 느껴졌다.

어쩌다가 베링거 애호가가 되었다. 믹서, 오디오 인터페이스, 헤드폰...

마이크로폰 스탠드의 고정 부품 부분이 파손된 상태라 순간접착제와 케이블타이로 수선하였다. 재질은 알루미늄인 것으로 보인다. 탁상용 스탠드가 이미 두 개나 있어서 JTCM-800의 스탠드가 완전히 망가진다 해도 별 문제는 없다. 판매자는 물품의 파손 상태를 상세하게 공개하였었다. 이것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내놓았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스탠드 수리하기.

믹서는 믹서 본연의 기능이 있다. 여러 소스를 받아서 각각 EQ와 레벨 및 패닝을 조절하고, 필요하면 외장 이펙터를 삽입하고, 최종적으로 좌우 2개의 채널로 믹스한 뒤 컨트롤 룸이나 외부 앰프로 내보내는 것이다. 마이크로폰으로 들어오는 신호를 위한 프리앰프와 팬텀파워 역시 필수 조건이다. 녹음을 위해 믹스된 신호를 다른 기기로 보내거나 또는 외부의 신호를 섞기 위해서 마련된 2-TRACK 단자와 스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취미로 녹음을 하는 경우 소스는 그렇게 많지 않다. 따라서 믹서 + Behringer UCA-200의 조합은 다소 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2-TRACK 전환용 누름 스위치의 작동을 놓고 혼동을 겪을 때도 있다. 특히 이미 녹음된 트랙을 들으면서 외부 악기의 연주를 녹음(실시간 모니터링 진행)하려면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이 문제 때문에 별도의 신호 케이블을 만든 일도 있었다(관련 글 - 녹음 모니터링을 위한 보조 케이블 만들기(일종의 패시브 믹서)). 호기심과 현재 느끼는 불편함에 대한 고민이 뒤섞여서 결국은 UM2를 구입하게 된 것이다.

오디오 인터페이스 자체의 성능만 놓고 본다면 UCA-200보다 UM2가 나을 것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조작의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가상악기(트랙 1)와 보컬(트랙 2)의 동시 녹음. 이렇게 당연한 것을 U-Phoria UM2 구입 전에는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각 트랙을 차례로 녹음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으니... 트랙 1에 녹음된 것은 MIDI 신호이다. 

오늘 구입한 중고 장비는 이미 갖고 있는 것들과 기능적으로는 분명히 중복적이기는 하나 녹음 연습을 더욱 자주 하도록 도와 줄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예기치 않았던 일이 계기가 되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는 일이 가끔 있다. 오늘의 '지름'도 그러한 사건이 되리라 믿는다.

도토리 키 재기. U-Control UCA-200(왼쪽)과 U-Phoria UM2. Behringer 제품의 모델번호에 유독 'U'가 많은 것은 설립자 Uli Behringer(1961~)의 이름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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