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7일 수요일

43 오극관 싱글 앰프의 개선 작업 마무리

전원 트랜스포머의 교체 및 B+ 전압 조정 작업이 얼추 끝났다고 생각하고 음악을 듣는데, 좌우 채널 전체에서 '버석 버석'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접촉 불량인가, 새로운 타입의 발진인가? 또다시 좌절감에 휩싸였다. 겨우 쌍삼극관(6N2P) 하나와 핀이 6개 달린 구형 power pentode 두 개를 가지고  점대점 결선(point-to-point wiring, 나는 하드 와이어링이라는 표현이 옳지 않다고 믿음)으로 만든 싱글 앰프 하나를 제대로 못 만들다니! 내가 X손이라니!

앰프를 뒤집어 놓고 이곳 저곳을 건드려 보았다. B+ 전원 공급을 위해 새로 만들어 넣은 기판을 움직일 때 이에 맞추어 잡음도 같이 발생하는 것을 눈치챘다. 만능기판에 납땜한 스크류 터미널의 접촉이 아무래도 문제인 것 같았다. 나사를 풀고 기판의 동박에 납땜으로 직결을 하였더니 잡음이 사라졌다.

차폐용 커버가 없는 일반(오디오용이 아닌) 전원 트랜스포머를 쓰게 되면서 전원부에서 유도되는 잡음이 이전보다는 약간 늘어난 것 같았다. 리플 제거 보드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험이 들린다는 것은 몹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전원을 넣으면 전원 트랜스 자체에서도 미약하나마 울리는 소리가 난다. 아마도 유도 잡음을 유발하는 부품의 배치 문제일 것으로 여겨진다. 실용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으므로 당장은 그냥 쓰기로 하였다.

잡음의 원인을 찾는답시고 출력관을 좀더 상태가 좋은 실바니아 것으로 바꾸어 끼웠다.
대단한 것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진공관 앰프의 기본에 대하여 이해도를 높인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앰프를 뒤집어 놓고 보면 손을 대고 싶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빨리 끝내려고 할 일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는 것, 그것이 진정한 아마추어의 자세이자 특권이 아닌가 싶다. 

아마추어는 과정을 즐기고,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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