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4일 화요일

Academia.edu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가?

얼마 전부터  Academia.edu라는 곳에서 지메일 계정으로 메일이 오기 시작하였다. '프로모션'으로 자동 분류되는 것을 보니 고상한 의도로 보내는 소식 같지는 않다. 메일 하나씩 오는 이 메일 중에서 가장 최근의 것의 제목을 보자.

Then name "Haeyoung JEONG" is mentioned in a PDF uploaded to Academia by someone interested in Microbiology and molecular genetics. 

미생물학과 분자생물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Academia에 올린 PDF에 내 이름이 있다는 뜻이다.  연구자라면 내 논문이 얼마나 인용되었는지 당연히 알고 싶을 것이다. 요즘은 Google Scholar에서 이를 할 수 있고, 좀 더 공식적으로는 SCOPUS나 Web of Science를 참고하면 될 것이다. Academia는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일까? 메일 메시지 하단에는 'View your Mentions'라는 버튼이 있다. 클릭을 해 보자. 학계에서 나를 어떻게 'Mention'하고 있는지를 알려면 업그레이드를 하라는 것이다. 한 달에 8.25 달러! 그러면 그렇지...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Academia는 원래 학술 저널 기사의 무료 공개 저장소로 시작하였기에 .edu 도메인을 얻었지만, 이제는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학계를 위한 상업 소셜 미디어이다. diggit magazine이라는 곳에 실린 기사는 다소 비판적이다. 공익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 이윤을 위한 변화이다. 그 기사의 제목은 이러하다.

The end of Academia.edu: how business takes over, again

정말 쓰기 싫은 낱말이지만, 과학계의 관종이 있다면 Academia.edu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Academia에서 보낸 메일임에도 불구하고 용케 프로모션으로 자동 분류되지 않은 메일도 있다. Genome sequences of Escherichia coli B strains REL606 and BL21(DE3) 논문(PubMed)의 첫 쪽을 보여주면서 이런 도발적인 문구를 보인다.

Want fewer recommendations like this one?

이 논문처럼 적은(fewer) 추천을 계속 원하느냐는 뜻처럼 보인다. 클릭을 해 보았다.

그 무엇을 선택하든, 내 논문인 대장균 유전체 논문의 명예를 저자가 직접 떨어뜨리는 행위가 된다.

다음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나를 위한 추천을 더욱 개선하라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택 항목 중에서 좋은 것은 하나도 없다. 그 어느 것을 선택하든, "Genome sequences of Escherichia coli.." 논문을 수준 이하의 것으로 선언을 해 버리라는 뜻이 된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이 논문은 내가 제1저자로 쓴 논문이고 나의 평생 업적 중 하나로 여길만큼 중요한 것인데... 가치에 비해서 추천수가 적으니 설정을 최적화하면(다시 말해 유료 회원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면) Haeyoung JEONG이라는 이름에 대한 추천이 올라갈 것이라는 것이 이런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일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제안이 아닐까? Want fewer recommendations for this one?에 대한 반응이라면 이 논문이 가치가 낮다고 스스로 평가를 하겠지만 말이다.

Want fewer recommendations like this one?에 담긴 뉘앙스를 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인지... Want fewer/more recommendations than this one?이라고 물었다면? 아주 짧은 문장인데 그 의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내 영어실력을 탓하는 것이 낫겠다.

잠자리에 들 시간을 늦추면서 괜히 나의 소중한 관심을 낭비했다. Unsubscribe 버튼을 눌러버렸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