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0일 화요일

헤드폰 앰프를 만든(솔직하게 말해서 단자만 연결함) 이유 - 공연 현장에서 사전 녹음한 음원을 틀되 드러머에게 클릭 신호를 듣게 하기

다시 고쳐 쓴 제목: click(메트로놈)과 악기의 사전 녹음이 수록된 backing track을 공연장에서 활용하되 드러머가 클릭 신호를 모니터링하게 만드는 방법

작년 5월에 MAX4410 칩을 사용한 헤드폰 앰프 보드를 3개 구입해 놓았었다. 이것 자체로 이미 훌륭한 앰프 역할을 한다. 다만 옷을 입히지 않았을 뿐이다. 출력용 헤드폰 단자는 기판에 붙어 있지만 신호 입력 단자와 전원은 연결해 주어야 한다.

출처: 내 블로그. 현재 이 보드는 개당 2,753원에 팔린다. 당연히 공급자마다 단가는 조금씩 다르다.


멋진 알루미늄 케이스를 만들어서 그 안에 보드를 수납하면 금상첨화이겠으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따라서 주변에 있는 부품을 최대한 활용하여 신호 입력 및 전원을 위한 단자 처리를 하였다. 

RCA 단자 중 1조는 아무 곳에도 연결하지 않았다. 바로 옆의 단자 1조로부터 채널을 연결하여 일종의 splitter로 사용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 2조의 단자 중 어느 것에 실제 입력 신호를 연결하든지 상관이 없게 된다. 남은 단자는 제2의 앰플리파이어로 연결하면 된다. 신호를 2~개 정도로 분기하는 데에는 이렇게 단순한 passive 방식의 splitter로도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건너온 기판용 RCA 단자를 소형 에폭시 만능기판에 고정하였다. 앰프 보드로 가는 신호선은 기판 뒤에서 납땜하지 않고 기판 위에서 무지막지한 방법으로 이어 버렸다. 전원은 DC 어댑터를 사용하도록 해 놓았으나, 현장 활용을 위해서 9V 건전지를 연결하도록 개조할 생각이다. 이를 위한 부품은 쿠팡에서 주문해 놓았다.

이 헤드폰 앰프를 만든 목적은 무엇인가? Behringer UCA200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주력으로 쓰던 시절에는 항상 헤드폰 출력 단자가 없는 것이 아쉬웠었다. 집에서는 Xenyx 802 mixer가 있어서 이로부터 모니터링용 헤드폰 출력을 사용하면 된다. 그러다가 Berhinger U-Phoria UM2를 갖게 되면서 헤드폰 앰프를 필요로 할 일은 더욱 줄어들었다.

그러면 왜 이 시점에 이런 물건을 만들어야 했나? 연말에 있을지도 모를 밴드 공연에서 드럼 연주자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워낙 멤버가 부족하여 일부 악기를 사전에 녹음해 놓아야 하는데, 메트로놈은 반대편 채널에 녹음해 둔 다음 드러머에게 직접 들으면서 연주를 하도록 만들 생각이다. 좌우 채널을 분리하여 음원을 녹음하는 과정은 어느 DAW를 쓰든 다 비슷할 것이다.

공연 현장에서 Xenyx 802 믹서를 따로 쓸 수 있다면 사실 헤드폰 앰프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구성은 창의력을 발휘하기 나름이므로, 가능한 방법을 몇 가지 구상해 두도록 하자. 실전용 음원은 click track(left) + 사전 녹음한 악기(right)라고 가정하자. 공연 현장에서 음원은 휴대폰을 통해 재생해도 되고, 노트북 컴퓨터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통해 재생해도 된다. 어느 경우이든 1조의 RCA 단자를 통해서 출력이 나오는 것으로 가정한다.

방법 1. 헤드폰 앰프만 사용하기

헤드폰 앰프를 통해서 드러머에게 클릭 트랙(왼쪽 채널)을 들려준다. 오른쪽 채널(사전 연주 녹음)까지 연결하여 듣는 것을 선호하는 드러머도 있을 것이다. 헤드폰 앰프의 입력 전 위치에서 오른쪽 채널로부터 신호를 분기하여 공연장 증폭기로 보낸다. 일반적인 믹싱 콘솔은 왼쪽 입력 단자에만 플러그를 꽂을 경우 이를 알아서 좌우 채널로 분배한다. 위에서 소개한 자작 휴대폰 앰프의 RCA 단자쪽에 약간의 납땜을 하면 신호 분기를 할 수 있다.

이는 가장 단순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RCA 단자에 대한 개조 작업을 마친 후 테스트하기. 너무나 쉬운 작업이라 테스트를 할 필요도 없지만... 40W 납땜인두는 만능기판에 작업을 하기에는 용량이 다소 높다. 개조 결과 2조의 RCA 단자 어느 것에 입력 신호용 케이블을 꽂아도 상관이 없고, 들어오는 신호는 나머지 1조의 단자에 그대로 흘러 나가므로 다른 파워 앰플리파이어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게 되었다.

단자 개조에 따른 예기치 않은, 그러나 바람직한 부작용. 입력 신호가 모노라 하더라도 동일한 것을 다른 채널에 넣어서 헤드폰 앰프의 양쪽 출력을 전부 울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방법 2. 믹서의 2-TRACK input 사용하기

음원을 믹서의 2-TRACK input에 꽂고 2-TR to Ctrl Room을 버튼 스위치를 눌러 놓는다. 헤드폰을 연결하여 드러머에게 제공하고, Main out의 R 출력을 공연장 증폭기로 보낸다. 드러머는 음원 전체(left: click, right: 악기의 사전 녹음)를 다 듣게 된다. 어차피 클릭 신호가 포함되지 않은 Right 채널 출력만 주 증폭기로 보내게 되므로, 2-TR to Mix 버튼 스위치가 눌려 있어도 상관은 없다. 이 경우에 만약 믹서의 입력 채널에 공연장에서 직접 연주할 악기(보컬용 마이크로폰 포함)도 연결된 상태라면, 라이브 입력을 드러머가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다.

방법 3. 믹서의 stero input 사용하기

이 방법을 쓰려면 음원 신호가 재생되는 장비로부터 연결된 케이블의 끝에 1/4"(6.35mm) 플러그가 달려 있어야 한다. 이를 각각 Streo channel strip(예: Xenyx 802 mixer 기준으로 3/4)에 좌우 채널을 전부 꽂는다. 사전 녹음된 음원에 대한 EQ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이다(꼭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드러머는 헤드폰을 통해서 클릭과 사전 녹음을 모니터링한다. Main out의 R 출력을 공연장 증폭기로 보낸다. 만약 FX send 단자에서 모니터링용 헤드폰 출력을 뽑는다면 좌(click) + 우 채널이 mono 형태로 믹스가 되어 드러머 입장에서는 더 듣기에 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FX send 단자와 헤드폰의 TRS 단자를 제대로 연결하는 어댑터를 자작해야 한다.

만약 믹서의 입력 채널에 공연장에서 직접 연주할 악기(보컬용 마이크로폰 포함)도 연결된 상태라면, 라이브 입력을 드러머가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다.

방법 3의 변형 - FX send 단자로부터 메인 출력 뽑기

이 방법은 stereo channel strip을 2개(3/4, 5/6)나 써야 하므로 그렇게 경제적이지는 않다. 음원 출력의 클릭(left)은 3/4 채널의 left/mono에, 악기 연주 출력(right)은 5/6 left/mono에 연결한다. 드러머를 위한 모니터링 출력은 믹서의 헤드폰 단자에서 뽑는다. 클릭 신호와 녹음된 연주가 각각 별도의 channel 스트립에 있으므로 밸런스와 음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그러면 공연장 증폭기로 갈 신호는 어떻게 하는가? FX send(모노)에서 뽑는다. 여기서 클릭 신호가 들어가는 3/4 채널의 FX send 조절 노브는 '0'으로 놓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입력은 빨간색 단자로, 출력(클릭 신호 및 악기의 사전 녹음)은 파란색 단자로. 라이브 악기 연주의 모니터링도 필요한가? Stero Aux Return 단자를 이용하면 된다.

믹서의 FX send(mono)/FX return(sterop)는 원래 신호를 뽑아서 외부 이펙터를 적용한 뒤 다시 main mix에 되돌리기 위함이 사용 목적이나, 이와 같이 보조적인 입출력 용도로 쓸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공식적인 입력 채널 수(모노 기준)은 6개이지만, '802'라는 모델명을 갖는 이유도 8개의 입력이 있는 것처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 11일 업데이트

쿠팡에 주문했던 9V 전지 수납용 케이스가 도착하여 헤드폰 앰프에 연결해 주었다. 기판과 케이스는 핫멜트로 붙여 버렸다. 전압은 5V가 채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많이 소모된 전지임에도 불구하고 헤드폰을 꽤 잘 울리고 있다. 능률이 꽤 좋은 앰플리파이어 칩이 아닌가 한다.

사진 오른편에 있는 것은 여분으로 구입한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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