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8일 일요일

기타 케이블의 1/4" TS(Tip-Sleeve) 플러그 교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낙원악기상가가 있다는 것은 정말 즐겁다. 꼭 사야할 물건이 없다 하더라도 상가 복도를 걸으며 음악의 향기를 마음껏 들이켤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자꾸 이런 장비에 마음이 끌린다. 이러다가 조만간 거리에 나가서 공연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유난히 접촉이 좋지 않은 기타 케이블(5미터 길이)이 하나 있다. 아마도 내가 최초로 일렉트릭 기타를 장만할 때 같이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면 36년 동안이나 갖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기타를 처음 치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6년 전이다. 참으로 오래 전의 일이다.

얼마 전에 스쿨뮤직에서 3미터짜리 Kirlin Entry Instrument cable(IPCV-241, BK)를 하나 구입해서 요즘은 이것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Kirlin cable. 이를 '기타잭'이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악기용 (모노) 케이블'이 옳다.


그러나 낡은 예전 케이블을 그냥 내다 버리기에는 아깝다.  나는 선재 자체는 고급품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1/4인치(6.35mm) TS 플러그만를 구입하여 직접 교체하기로 했다. 이를 55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 케이블 끝에 달린 것은 플러그이고, 잭(jack)은 원래 장비에 붙은 커넥터를 의미한다. 그러면 55플러그가 맞을까? '55'라는 말이 붙게 된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주말을 맞아 아내와 함께 낙원악기상가를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였다. 종종 들르는 마이크몰에서 국산 플러그를 1조 구입하였다. 뉴트릭이나 카나레와 같은 회사의 고급품을 고르지는 못하였다. 약간의 공임을 들여서 납땜을 부탁할 수도 있으나, 그러려면 플러그 가격에 육박하는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하므로 직접 작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플러그를 열었을 때 내부에 들어 있던 짧은 투명 튜브는 열수축 튜브가 아니었다! 이를 모르고 라이터로 지지다가 그 실체를 알게 되었으니... 부득이하게 한쪽 끝은 PVC 절연 테이프를 감아 주었다. 실수 없이 작업을 마치는 일이 별로 없다.



작업 끝!


쓰레기통에 들어갈 뻔하였던 운명의 낡은 악기용 케이블을 되살리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납땜을 조금 할 줄 알면 음악과 관련한 취미의 수준이 크게 향상된다. 그러나 어디에 자랑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공돌이파파와 같은 복합적 인재가 세상에는 널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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