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3일 금요일

진공관 테스터 자작을 위한 가변 바이어스 공급회로 공부

제목은 대단히 거창하나 글 내용은 매우 간단하다. 끝에 다다르면 옴(Ohm)의 법칙이 모든 것을 지배함을 알게 될 것이다.

진공관 테스터를 만들려면 바이어스 전압을 바꾸어 가면서 공급하는 회로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앰프를 만들 때 널리 사용하는 자기 바이어스 회로를 쓸 수는 없다. 가장 간단하게는 30V 정도의 DC를 얻어서 가변저항(포텐셔미터)을 통해 컨트롤 그리드에 연결하면 된다. 단, (+)극에 해당하는 선을 주 회로의 그라운드에 연결한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그렇게 해야 그리드에 마이너스 전압이 걸린다.

B 전원(HT)을 만드는 파워 트랜스포머의 2차 탭에서 선을 따서 마이너스 수십 볼트의 직류를 만드는 기법도 있는데, 회로를 이해하기가 조금 까다롭다. 상세한 설명은 The Valve Wizard의 Bias supply 항목에 잘 나온다.

나는 소용량 전원 트랜스포머(220V:15-0-15V)를 여분으로 갖고 있기에 이를 가변 바이어스 공급회로에 사용할 예정이다. 흐르는 전류량은 매우 적으므로 작은 용량의 트랜스포머로도 충분하다.

The Valve Wizard 웹사이트에서 소개한 기본적인 바이어스 공급회로를 잠시 들여다보자. 빨간 글씨는 내가 추가한 것이다. R2와 R3이라는 저항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공관 테스터를 자작하는 정도의 수준에서는 생략해도 큰 문제는 없다. C2는 여러 진공관이 이 바이어스 공급회로를 같이 사용할 경우 grid leak current를 디커플링하는 동시에 P1과 같이 평활 필터의 역할을 한다. 전류량이 적어서 주 평활 캐패시터(C1)와 마찬가지로 큰 용량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략 10~100uF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림 출처: The Valve Wizard - Bias supply(링크)

먼저 R2의 역할을 생각해 보자. 이것이 없다면, 가변저항을 끝까지 돌렸을 때 0V의 전압이 얻어질 것이다. 바이어스 전압이 0V이라면 플레이트 전류가 과도하게 흐를 것이다. 이를 차단하기 위한 역할이다.

R3은 일종의 pull-down resistor에 해당한다. 만약 가변저항의 회전자 접촉이 좋지 않아서 허공에 뜬 상태가 되면, 그리드에는 아무런 전압이 가해지지 않는다. 바이어스 전압이 0V인 상태보다 더욱 위험하다. 이럴 때 바이어스 전압을 최대의 마이너스 값으로 붙들어 매는 역할을 한다. 아주 품질이 좋은 가변저항을 사용한다면 R3를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군다나 진공관 테스터는 앰프처럼 장시간 켜 두는 것이 아니므로 생략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R2와 R3은 안전장치의 역할을 한다. 다만 P1 와이퍼의 회전 각도에 따라 실제로 몇 V가 나오는지 계산하는 것이 조금 귀찮아진다. R3을 P1의 열 배 정도 값으로 해 놓으면 최종 출력 전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정류 직후 -30V(Vin)가 만들어졌다고 하자. P1 = R2 = 10K라면, 출력되는 전압의 조절 범위는 -15V~-30V가 된다. 초단관이라면 바이어스 전압을 0V에 가깝게 만들어야 하므로(이를 '높은 바이어스 전압'이라 표현하는 것은 좀 어색하고, '얕은 바이어스 전압'이라고 하는 것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일반 자작인들은 어떻게 표현하는지 모르겠으나...) R2에 더 작은 값의 저항을 써야 한다. 다음의 원칙을 이해하면 가변저항 회전 각도에 따른 바이어스 전압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 P1의 와이퍼 위치에 따라 저항값은 A와 B로 나뉜다.
  • 정류회로 양 끝에 걸리는 전체저항은 (A와 R3 병렬연결) + B + R2이다.
  • (정류회로에서 출력되는 전압) x (B + R2)/전체저항 = (바이어스 전압)이 된다.

-30V, P1 = 10K, R2 = 100R, R3 = 100K의 조건에서 조절 범위는 -0.6~-30V로 계산이 되었다. 다른 것을 그대로 두고 R2 = 1K로 하면 -3V~-30V가 된다.

Vin = -30V, R3 = 100K인 조건.

진공관 테스터의 스크린 그리드 및 플레이트 공급용 전원은 최대 300V 정도가 나오는 DC-DC boost converter를 쓸 계획이라서 적당한 DC 전원만 마련되면 제작 자체는 매우 간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머릿속에서만 설계하고 납땜을 하다가 그냥 꼬리를 내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만 바이어스 공급 회로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6LQ8 SE amplifier의 신호입력용 RCA 단자 바꾸기

앰프의 신호 입력 단자(RCA)에 고질적인 접촉 불량 문제가 있어서 이를 교체하기로 하였다. 품질이 좋은 패널용 RCA 단자는 상당히 비싸므로, 언젠가 쓸 일이 생길 것이라 생각하고 미리 사다 놓은 기판형 단자를 쓰기로 하였다. 이 부품은 엘레파츠 품목번호 EPX33T9T(RCA 401)로서 개당 가격은 450원에 지나지 않는다. 패널에 붙이기는 별로 적당하지 않다. 일반적인 자작인이라면 보통 한 조에 5천원 혹은 그 이상 가격이 나가는 패널용 RCA 단자(예: DGS-델트론의 RCA-NA, 오디오파트 링크)를 쓸 것이다.


플라스틱 부분을 실톱으로 잘라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기존의 단자는 그대로 두고, 새 단자는 핫멜트를 이용하여 옆판에 붙여버렸다. '멋'보다 '실용'을 추구한 셈이다.



교체 후에는 아무리 건드려도 소리가 났다 안 났다 하는 접촉 불량 증세가 완전히 사라졌다. 기존의 단자를 해체해 보니 접촉 불량의 원인은 부품 자체의 불량이 아니라 납땜 불량이 주요 원인인 것 같았다. 정확한 재조사 후 기존의 단자를 다시 사용할 가능성이 있어서 이전의 RCA 단자를 그대로 남겨 둔 것이다.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양질의 부품을 이용하여 좋은 접촉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2023년 1월 6일 금요일

그래서 올해는 뭘 만들 것인가?

연초에 세운 계획이 항상 100%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도중에 흥미를 잃어서 그만 두기도 하고,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도중에 대폭 계획이 바뀌기도 한다. 작년 말에 감은 R-코어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해서 6V6 싱글 앰프를 만들어 보겠다고 어렴풋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을 꼭 올해 안에 달성할 필요는 없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진공관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이고 있을까? 화장실 백열등이 '퍽'하고 끊어지듯이 돌연히 사망하는 일도 있겠지만, 대개는 조금씩 성능이 감퇴되기 때문에 언제 교체를 해야 할지 정확히 판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측정을 통해 데이터시트에 표기된 수치의 50~60% 정도로 열화되었을 때 교체하는 것이 현명할 터인데, 그저 취미로 앰프를 이따금 만드는 사람이 진공관 테스터(기성품)를 갖추기는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간단한 수준의 진공관 테스터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 소위 '에미션'의 정도를 재면 된다. 진공관을 오래 쓸수록 주어진 플레이트 전압과 바이어스 전압에서 흐르는 플레이트 전류가 점점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3 power pentode의 특성 곡선을 보자.

데이터시트는 The Valve Museum(링크)에서 가지고 왔다.

빨간색 세로선은 플레이트 전압이 125V인 상황이다. 바이어스 전압이 -10V라면 32 mA(파란색 점)가 플레이트로 흘러야 한다. 그러나 성능이 떨어진 진공관은 동일 조건에서 더 적은 전류가 흐를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조건에서 20 mA(녹색 점)이 흐를 것이다. 정상적인 43 pentode는 동일 플레이트 전압에서 바이어스를 더 깊게(-15V) 걸어야 이런 전류값이 측정될 것이다. 

이상은 단일 조건에서 측정한 결과만을 논한 것이다. 플레이트 전압을 고정한 상태에서 바이어스 전압 변화에 대한 플레이트 전류 변화분을 구하면 상호 콘덕턴스(mutual conductance, gm)가 된다. gm은 저항의 역수이므로 ohm을 뒤집은 'mho'를 단위로 쓴다.

바이어스 전압이 1V 올라갔더니(-10V => -9V) 플레이트 전류가 1mA 더 흘렀다면, gm은 (플레이트 전류 변화분)/(바이어스 전압 변화분) = 1mA/1V = 1 millimho = 1,000 micromho가 된다. 물론 진공관의 작동이라는 것이 모든 영역에서 선형적인 것은 아니니 지나치게 극단적인 플레이트 전압/바이어스 전압 조건에서 플레이트 전류를 측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터넷을 뒤지면 진공관 테스터 DIY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심지어 curve tracer를 만드는 방법도 이따금 보이는데, 그런 수준까지는 필요하지 않다. 간단한 진공관 테스터 자작 정보를 찾아 보았다.

[Valve Heaven] A low cost, easy to build diy valve/tube tester

이것이 매우 적당해 보인다. 배전압 정류회로를 사용하여 스크린 그리드 및 플레이트 전압을 몇 단계로 조절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면 된다. 가령 내가 사용하는 진공관은 히터 전압이 6.3V, 12V, 25V로 다양하니 DC 어댑터와 조절 가능한 컨버터를 조합하면 될 것이다.

진공관 테스터 제작 매뉴얼을 인쇄해 놓고 여가 시간에 읽어 나가면서 나의 상황에 맞추어 아이디어를 다듬어 나가야 되겠다.

웹호스팅 서버의 PHP 버전을 5.2에서 7.2로 업그레이드하다

나는 호스팅어라는 업체의 싱글 웹호스팅 서비스를 통해서 공식 홈페이지(http://www.genoglobe.com/) 및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위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위키 엔진은 DokuWiki인데, 서버에 설치된 PHP 버전(5.2)이 낮아서 2020년 7월 배포된 Hogfather 버전부터는 엔진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하고 있었다.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다음 화면처럼 지저분한 알림이 계속 뜬다. 최신 버전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임은 당연하므로(가끔 업데이트 배포 직후 bug에 대한 hotfix가 나오기도 하지만)이므로, 업데이트가 나오는 대로 적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바로 오늘까지도 호스팅어의 PHP를 업그레이드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면 운영진에 물어보면 되지 않겠는가? 지금껏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

오랜만에 호스팅어에 접속하여 홈페이지를 수정한 뒤 PHP 업그레이드에 대한 도움말을 찾아보니 대쉬보드의 PHP Configuration 메뉴에 버전을 올리는 메뉴가 있다고 한다. PHP 7.2로 아주 손쉽게 업그레이드를 한 뒤 다시 위키 사이트로 접속하여 Wiki Upgrade 기능을 사용하여 최신 엔진을 설치하였다. 이렇게 쉬운 것을 2년 반 동안이나 질질 끌고 있었다.

교수신문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2022년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것은 논어에 나오는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음)였다(링크). PHP 버전을 올리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할 것은 아니지만, 최적의 상태가 아님을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하지 않은 채 그냥 두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2023년 1월 5일 목요일

약간 헷갈리는 GDPR 조문 체계, 그리고 또 포괄적 동의(broad consent)!

GDPR, 즉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일반개인정보보호규칙 또는 일반데이터보호규칙)은 유럽연합의 데이터 보호와 관련한 법이다. 지침이 아니라 법이므로 강제성이 있으며, 2018년부터 실행되고 있다.

GDPR에서는 포괄적 동의(broad consent)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Recital 33에 이러한 문구가 있다.

[Consent to Certain Areas of Scientific Research] It is often not possible to fully identify the purpose of personal data processing for scientific research purposes at the time of data collection. Therefore, data subjects should be allowed to give their consent to certain areas of scientific research when in keeping with recognised ethical standards for scientific research. Data subjects should have the opportunity to give their consent only to certain areas of research or parts of research projects to the extent allowed by the intended purpose. (구글 번역 결과: [과학 연구의 특정 영역에 대한 동의] 데이터 수집 시점에 과학적 연구 목적을 위한 개인 데이터 처리의 목적을 완전히 식별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데이터 주체는 과학 연구에 대해 인정된 윤리 기준을 준수할 때 과학 연구의 특정 영역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 주체는 의도된 목적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연구의 특정 영역 또는 연구 프로젝트의 일부에 대해서만 동의할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이 문구가 바로 GDPR이 포괄적 동의를 허용하는 근거로 인식되고 있다. 적법한 동의(consent)의 조건은 Article 7 Conditions for consent에서 설명한다.

Recital이라... 이를 우리말로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전문(前文) 또는 설명조항이라고 번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전문이라고 하면 preamble이 떠오른다. 즉 법령 등에서 첫째 조항 앞에 적어서 그 법령의 목적이나 기본 원칙을 밝히는 글(다음 사전 링크)을 말한다.

이런 '리사이틀'이 아니라... 그림 출처(링크)

GDPR의 Recital은 그런 의미의 전문은 아니다. GDPR의 공식 웹사이트(https://gdpr-info.eu/)를 방문해 보자.


가장 왼쪽을 원문이라고 해 두자. Article 1~99가 11개의 장(chapter)로 구분되어 있다. Chapter 2, Article 7 'Conditions for consent'(링크)를 방문하면 1에서 4까지의 조문이 있고 그 아래에 suitable recital(32, 33, 42, 43)이 나열되어 있다. 이제 대략 이해가 간다.

GDPR을 17개 국어로 설명하는 GDPR-TEXT.COM을 방문하면 한글로 번역된 친절한 설명을 만나게 된다. 본문의 각 조를 찾아가면 이를 설명하는 전문(recital)이 연결되어 보인다. 이것 역시 OK!

자, 그러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GDPR 대응지원센터(링크)를 방문해 보겠다. GDPR을 처음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당연히 GDPR의 '원문', 즉 Article 1~99과 Recital에 해당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료실 -> GDPR 조문(링크)을 찾아가 보면 원문과 번역문이 같이 게시되어 있다.

엥? Recital이 먼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참을 지나서 2/5쯤 넘기니 비로소 Chapter 1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왜 이렇게 헷갈리게 만들어 놓았는가? 그리고 각 article을 설명하는 recital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좀 불편하다. 

공부할 글을 두 편 소개하는 것으로 오늘의 글을 마치고자 한다.

Life Science, Society and Policy (2020). Broad consent under the GDPR: and optimistic perspective on a bright future 링크

EDPB Document on response to the request from the European Commission for clarification on the consistent application of the GDPR, focusing on health research (2021) 링크 (EDBP = European Data Protection Board)

UNESCO (2017), Report of the IBC(International Bioethics Committe) on big data and health 링크 <= Broad consent의 개념을 소개한 문구가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52조는 broad consent에 대한 오해를 잘 설명하고 있다. Broad consent란 specific consent(설명 동의)에 대한 반대 개념이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연구의 범위에 동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법에서는 동의 사항을 세분화하여 각각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 개정 커먼룰에서 공식적으로 도입한, 그리고 GDPR에서도 간접적으로 인정한 포괄적 동의를 금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포괄적 동의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3년 1월 13일 업데이트 - 포괄적 동의에 필요한 요소

45 CFR § 46.116 "General requirements for informed consent"에는 설명 동의가 갖추어야 할 요소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포괄적 동의에 관한 것은 (d) 항목 "Elements of broad consent for the storage, maintenance, and secondary research use of identifiable private information or identifiable biospecimens"에 나열되어 있다.

  1.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일반 동의 내용
  2. 연구 유형에 대한 일반적 설명
  3. 정보나 인체유래물의 공유가 발생할 수 있는 기관이나 연구자의 유형에 대한 기술
  4. 이들이 보관되고 관리할 수 있는 기간('무기한'도 가능)과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무기한'도 가능)에 관한 설명
  5. 특정 세부 연구의 상세 내용에 대해 연구대상자나 법정대리인에게 고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술
  6. 연구 결과가 연구대상자에게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진술
  7. 연구대상자의 권리와 개인 식별 가능한 정보나 인체유래물의 보관 및 사용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연락처

포괄적 동의서의 템플럿은 다음을 참고하라.

Attachment D - Recommendations for a Broad Consent Template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보호법이 과연 포괄적 동의를 허용하고 있는지 법조문을 들여다보고 몇 군데 질문을 해 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2022년에 개최된 정부 어느 위원회의 심의자료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현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민감)정보의 처리 시 구체적 동의 원칙이며 포괄동의는 불허, 인간대상연구에 관한 법령인 생명윤리법은 포괄동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음...(중략)...IRB는 포괄적 연구목적 동의와 연구 승인에 대한 구체적 법적 근거가 부재하여 이에 대해 보수적으로 심의함

우리나라 법에서 포괄적 동의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학계와 산업계에서 불거지고 있는데, '포괄적 동의'라는 단어를 놓고 떠올리는 의미가 서로 다른 것 같다. 일단 포괄동의는 구체적 동의의 반대편에 서 있는 개념이 아니라고 UNESCO 보고서(링크)에서 말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포괄적 동의는 '바이오뱅크'의 역사적 맥락을 놓고서 대두되었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에 대한 도움이 될 논문은 한국의료윤리학회지(2012)에 실린 「바이오뱅크와 포괄적 동의」(링크)이다.



2023년 1월 4일 수요일

LTspice에서 오극관(pentode) 심벌 편집하기

43과 같은 오극관은 대개 억제 그리드(suppressor grid, G3)가 관 내부에서 캐소드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바닥면의 핀에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오극관에 대한 특허권은 필립스가 갖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기업에서는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이와 동등한 진공관을 개발하려 노력한 끝에 빔 사극관(beam tetrode)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최초의 실용적인 빔 사극관은 RCA의  6L6이라고 한다. 이상의 내용은 제이앨범('초보자를 위한 지식(11): 5극관, 빔관'링크)에서 발췌하였다.

LTspice에는 다음과 같이 딱 세 개의 진공관 심볼이 내재되어 있다. Pentode 심벌에서는 캐소드와 억제 그리드의 내부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기존의 심벌을 편집하여 제대로 된 오극관 심벌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심벌 위에 마우스 포인터를 놓고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Component Attribute Editor 창이 열린다. 가장 위의 'Open Symbol'을 클릭하여 심벌 편집창을 연다.

흠... 마치 요즘 복습하고 있는 LibreCAD의 화면과 비슷한 것이 열린다. 선을 그려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니 'Draw' 기능이 나왔다. 선, 사각형, 원, 호 등을 그릴 수 있다.

수정 완료한 모습

새로운 연결선을 넣고 마무리하여 최종 완성 심벌을 만든 뒤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였다. 



참 쉽다. 그렇지 않은가?


2023년 1월 1일 일요일

딱 필요한 만큼만 공부하는 진공관 앰프 자작인용 전자기학 생기초(R-코어 출력 트랜스포머)

2023년 1월 1일부터 또 진공관 앰프 이야기를 써 본다. 나는 진공관 싱글 엔디드 앰프용 출력 트랜스포머(R-코어 사용, 5K:8 ohm)를 딱 두 번 만들어 본 사람으로서 공부를 해야 얼마나 했겠고 지식의 깊이는 또 얼마나 되겠는가. 솔직하게 밝히자면 2018년 코어 한 조에 에나멜선을 감아서 몇 년 사용하다가, 2022년에 이를 다 풀어내고 같은 코어에 다시 선을 감아 사용하는 것이 전부이다. 더군다나 앞으로는 트랜스포머를 새로 감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분할감기니 인덕턴스니 부유용량이니 투자율이니 에어 갭이니 하는 전문적인 용어를 설명하기 위한 글이 아님을(이를 설명할 정도로 이해하지 못한다) 미리 밝혀 둔다.

단지 부귀환(negative feedback, NFB)을 걸기 위하여 출력 트랜스포머의 2차 권선 두 가닥 중 어느 것에서 선을 따야 하는지에 관하여 이론적으로 아주 조금 알아보고 궁리한 것을 기록하기 위하여 오늘의 글을 적는다. 기성품 출력 트랜스포머를 쓰는 경우는 고민할 일이 전혀 없다. 2차측에 8(또는 4)옴과 0옴으로 라벨이 붙은 것 중에서 가장 큰 숫자가 적힌 탭을 쓰면 된다. 출력 트랜스포머를 직접 감은 경우에는 이 글을 읽어나가면서 해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흔히 앰프 자작인이 NFB라고 말하는 것은 좀 더 정확하게는 global negative feedback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음 그림과 같이 local NFB라는 기법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국내 웹문서에서 다루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global NFB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Local negative feedback의 사례(출처:Tube Amplifiers Explained, Part 11. Negative feedback(링크)

Global NFB를 걸어 주려면 입력 신호와 같은 위상의 출력 신호를 저항으로 적절히 감쇠시켜서 초단 캐소드 저항 근처에 연결(자기 바이어스 회로의 경우)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캐소드와 캐소드 저항 사이에 연결을 하거나, 또는 캐소드 저항과 그라운드 사이에 저항을 하나 더 삽입한 뒤 그 사이에 연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아래 그림). 고정 바이어스 회로를 채택한 경우에는 어떻게 NFB를 거는지 잘 모르겠다. 출력이 높아지면 캐소드와 그라운드 사이의 전압 차이가 커져서 바이어스가 더 깊게 걸리고, 이에 의해서 입력 신호가 낮아져서 부귀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인....가? 라고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다.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림 출처: VTADIY - Vacuum Tube Amplifier DIY 4.4 Global Negative Feedback in a vacuum tube amplifier(링크). 진공관을 거칠 때마다 출력쪽에는 입력과 위상이 180도 다른 증폭된 신호가 나온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그 다음에 공부할 것은 트랜스포머의 극성(polarity) 표시이다. 아래에 소개한 회로도(여러 차례 언급할 것이므로 출처를 따서 VIAS라고 부르겠다)를 보면 트랜스포머의 1차 및 2차 단자쌍 중 어느 하나에 검은색 점이 표시되어 있다. 1차 권선의 검은 점 쪽으로 전류가 들어가면, 2차 권선의 검은 점 쪽으로 전류가 흘러 나옴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자면 검은 점이 찍인 1차와 2차 탭은 위상이 같다. 거창하게 렌쯔의 법칙 같은 것을 암기할 필요는 없다. 권선을 어느쪽부터 감기 시작했는지는 제작자 나름이지만, 트랜스포머를 제작할 때 1차와 2차의 감은 방향을 같게 배치했다면 시작 혹은 끝에 해당하는 1차 및 2차 권선의 가닥은 위상이 같다.

그림 출처: VIAS, Virtual Institute of Applied Science(링크)

VIAS 그림에서 1차(PRI)와 2차(SEC)의 권선 방향은 전부 left-handed로서 동일하다. 권선의 감은 방향은 어떻게 판별하는가? 전자기학과는 관련이 없지만 압축 용수철의 방향을 설명하는 문서(링크)를 잠시 방문해 보라. 마치 잭 스패로우가 망원경을 들여다보듯 코일의 축 방향을 들여다보면서, 코일에 손가락을 대고 오른쪽(시계방향)으로 돌릴 때 손가락이 당신의 눈에서 점점 멀어진다면 바로 그것이 right-handed coil이다. 일반적인 나사(오른나사)를 돌려서 재료에 박아 넣을 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Handedness는 코일을 180도 돌려 놓아도 달라지지 않으며, 1차 권선과 2차 권선의 handedness가 동일하다면 둘 다 시작 또는 끝에 해당하는 곳의 위상이 같으므로 여기에 검은 점을 찍어 표시하면 된다.

다음에 공부할 것은 R-코어 트랜스포머의 제작 실제에 관한 것이다. 우선 제이앨범 한병혁 님의 유튜브 동영상('진공관 출력트랜스용 R-코어 소개', 15분 29초 분량)을 통해 R-코어 트랜스포머가 무엇이고 왜 음질이 우수한지 복습해 보자. 제이앨범이 진공관 앰프 자작에 관하여 내게 미친 영감과 실질적 도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두 번째 그림(VIAS)에서는 1차 및 2차 권선을 따로 그렸지만, 실제는 하나의 보빈(원형의 실패와 같은 구조물)에 두 종류의 권선을 감는다. R-코어 출력 트랜스포머 자작에서 흔히 그렇게 하듯이 하나를 다 감고 나머지를 감는 단순한 방법도 있고, 번갈아 감는 방법도 있다. 다음 그림과 같이 똑같은 규격의 보빈에 1-2차 권선을 함께 감은 것을 두 개를 마련한 뒤 R-코어 하나의 양 팔에 하나씩 끼워 넣어야 된다. 그리고 두 보빈의 동일 차수 권선(1차와 1차, 2차와 2차)을 직렬로 연결해야 한다. 즉 자연스럽게 '2분할 감기'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연결을 해야 하나?

오른쪽의 것이 1-2차 코일을 다 감은 완성된 보빈이다. 절연테이프를 두른 뒤 왼쪽처럼 두 개를 하나의 코어에 끼워 넣는다. 보빈에 코일을 다 감은 것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나도 모르게겠다. 

일단 1차 권선을 서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생각해 보자. 2차 권선도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 VIAS 그림에서 보인 이론적인 트랜스포머에서는 보빈의 양 끝에 에나멜선이 각각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두 개의 보빈에 분할하여 감은 권선을 직렬로 연결하려면 R-코어를 따라서 서로 가깝게 향한 선을 연결하면 된다. 권선을 180도 돌려서 장착해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R-코어 권선을 감을 때에는 보통 보빈의 한쪽 끝면에 시작과 끝 선이 전부 나오게 만든다(꼭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 그림에서 굵은 점선 아래쪽 절반에 그린 것이 일반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각 그림에 대하여 왼쪽의 것은 권선의 직렬 연결을 보기 쉽게 나타낸 것이지만, 실제 R-코어에 권선을 이렇게 끼우지는 않을 것이다. 오른쪽 그림과 같이 코어의 양 팔에 권선을 하나씩 끼우게 되는데 방향이 헷갈릴 것이다. 위의 경우는 이미 설명했듯이 바로 끼우나 뒤집어 끼우나 상관이 없고, 서로 가까운 선(코어를 따라 마주보는)을 연결하면 직렬이 된다. 그러나 권선작업을 한 뒤 보빈의 한쪽 면에 에나멜선의 시작과 끝이 같이 나오도록 마감을 하였다면, 고정 방향은 하나로 결정되어 버린다. 노출된 양 끝선이 전부 한 면을 향하도록 코어에 끼운 다음, (끝-끝)을 서로 연결하면 된다. (시작-시작)을 서로 연결해도 되지만 편의상 나는 (끝-끝)으로 통일하기로 한다.

R-코어용 권선 두 개를 서로 연결하는 법. 1차 권선 및 2차 권선 전부 동일하다. 빨간 X자 표시는 실수로 넣었다. 원본 그림을 남겨 두지 않아서 수정을 하지 못하였다.

지금까지 기본적이면서도 꽤 중요한 사항을 알아 보았다. 그러나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것이 있다. 2차 권선 두 가닥 중 어느 것을 NFB 연결에 사용할 것인가? 사실은 이렇게 고민할 필요는 별로 없다. 2차 권선에서 나오는 두 가닥의 리드선 중 어느 하나를 초단 캐소드 저항 아래에 연결해 본 뒤 굉음이 나거나 소리가 더 커지면, 반대편의 것을 연결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접근한 것과 실제 실험 결과가 일치하는지 확인하지 않고는 못견디는 성미라서,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를 추론해 보기로 한다. 일단 두 개의 진공관을 연이어 거치게 되므로 플레이트를 거쳐 출력 트랜스포머 직전에 다다르는 증폭 신호는 입력과 동일한 위상일 것이다. 그리고 VIAS 그림과 같이 1차와 2차의 감는 방향이 같을 경우, 시작(또는 끝) 리드선은 위상이 같다고 하였다(즉 검은 점). 그렇다면 1차 권선의 시작점을 플레이트에, 2차 권선의 시작점을 8 ohm 위치라 생각하고 이를 NFB 포인트로 삼아 초단쪽에 연결하면 될 것이다.

S와 E는 감은 코일의 시작(start)과 끝(end)을 의미한다. 두꺼운 빨간색은 1차, 나머지는 2차 코일의 직렬연결을 뜻한다. 1차와 2차 코일은 전부 보빈 위에 같은 방향으로 감아야 한다. 여기에서는 E와 E를 연결하였지만, S와 S를 연결해도 된다. Global negative feedback을 걸기 위한 배선은 2차의 8옴 측에서 따면 된다. 출처: 내 블로그(링크)

실제 앰프에 연결하여 테스트한 결과는 내 추론과 잘 일치하였다. 출력 트랜스포머에 극성을 표시한 회로도를 다음의 그림에 보였다. 다음번 제작을 꿈꾸는 회로도에 맞추어 그린 것이라 진공관 형번과 다른 부품의 수치는 정확하지 않다.

본문에서는 트랜스포머의 극성을 '검은 점'으로 표시한다고 설명했는데 LTspice로 그린 회로도에는 속이 빈 작은 원으로 극성이 표시되었다.

대충 시행착오로 해도 될 일을 변변치 못한 이론을 곁들여 부정확하게 설명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글이 나와 비슷한 수준의 진공관 앰프 자작인에게 고민을 덜어주는 기회를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은 없다.

오류가 있다면 얼마든지 지적 바랍니다!


더 알아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읽을 거리

내가 바이블로 삼는 The Valve Wizard는 출력 트랜스포머 관련 사항은 다루고 있지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