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8일 토요일

[6LQ8 PP 앰프 제작] 전원장치에 대한 생각

우리나라 돈으로 송료를 포함하여 2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는 중국제 6N1 + 6P1 싱글 앰프는 대단히 간단한 전원회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험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5 mH/120 mA의 초크 코일을 쓸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것 대신 220옴 5와트 시멘트 저항을 넣어도 실용적으로 문제는 없다.

출처: AliExpress. 판매자 스토어는 CHINA BrandExport Store.
저항으로 초크 코일을 대신하는 아이디어는 다음 회로에서 얻은 것이다. NFB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위의 것과 사실상 동일하며, 초크 코일이 R8로 대체된 상태이다.


이번 여름 프로젝트로 구상 중인 6LQ8 앰프는 푸시풀이라서 싱글 엔디드 앰프에 비하여 험 잡음이 적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공부가 부족하여 왜 그러한지에 대한 정확한 이론을 알고 있지는 못하다. 험 잡음은 교류로 히터를 점화하는 데서 기인하는 것, 전원트랜스에서 누설되는 자기장으로 인해 유도되는 것, B전원에 남은 리플 등 몇 가지의 요인에 의한다. 싱글 엔디드 앰프에 비해 PP가 험에 강하다는 것은 위에서 나열한 요인 중 어느 것이 줄어드는 것에 기인하는가? 복합적인 요인인가? 분명히 이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제이앨범에서 제공하는 PCB + 부품 세트를 활용할 계획이라서 전원부를 제외하고는 내가 크게 자율성을 발휘할 곳은 많지 않다. 제이앨범에서 제시한 전원회로는 트랜스 2차 출력(214 V)을 다이오드로 브리지 정류를 한 다음 200 uF/400 V 캐패시터로 평활시킨다. 다음으로는 135옴 저항(다소 생소한 저항값)과 200 uF/400 V으로 구성된 RC 필터를 여러 단 이어서 202 V까지 전압을 내리도록 만들었다. 내려야 할 전압의 폭이 꽤 넓어서 4~5단의 필터를 적용해야 한다. IC114에서 찾아보니 200 uF 전해 캐패시터라는 것은 없고 220 uF/400 V의 것이 있다. 가격도 2,000~2,500원 선으로 꽤 비싸고(105도 제품의 경우), 리드선 타입도 아니라서 만능기판에 꽂기가 좋지 않다.

제이앨범 이외의 웹사이트에서 제시한 6LQ8 PP 앰프 회로는 MOSFET을 이용한 리플 제거 회로를 채택하였다. 우선 KDK Labs의 Power N-type MOSFET으로 ripple 제거를 먼저 읽어보았다. 어쩌면 내 부품통에 있는 IRF740을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공개된 리플 제거 회로를 검토해 보자. 다음은 네이버 카페 [앰프를 만드는 사람들(앰만사)]에서 제공하는 기판에 대한 설명글에서 그림의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아래의 그림에서는 왼쪽 부분을 잘라냈는데, 실제 판매하는 기판에는 다이오드 회로와 첫번째 평활용 캐패시터가 포함된다. 220 uF/250 V 두 개를 직렬로 연결한 것은 배전압 정류로 사용할 것을 감안한 것이다.

출처: 앰프를 만드는 사람들
출력 전압은 어떻게 결졍하는가? 원문을 약간 고쳐서 인용해 보자.

  • 180K와 1M 저항으로 FET의 게이트 전압을 결정하고 출력전압은 보통 게이트 전압보다 5 V 정도 낮다.
  • AC 200 V를 정류한 경우 280 V가 되며 이때 게이트에 걸리는 전압은 280 V x (1M/(1M + 180K)) = 237 V가 되며, 출력 전압은 237 V - 5 V = 232 V가 된다.
다음 카페 [자작 진공관 앰프 라디오]에 실린 6LQ8 PP 앰프 회로도에서도 거의 유사한 회로가 쓰였다.

출처: 6LQ8 PP회로도(은철아빠님 작도)
이베이에서 판매하는 고전압용 교류 노이즈 필터(Tube Preamp/Amplifier High Voltage AC Noise Electronic Filter Board 400V 2A)의 회로도는 다음과 같다. 입력부가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그려져 있음을 유의하자. 다이오드 브리지를 거친 전원을 별도의 평활 캐패시터 없이 이 보드의 입력에 연결하면 될 것이다. 이 기판은 2019년 6월 11일에 두 개를 주문하였다.

출처 링크

다음으로 고려할 사항은 히터 전원이다. 6LQ8 데이터시트에 의하면 6.3 V, 775 mA가 필요하다. 진공관이 총 4개가 쓰이므로 3 A가 넘는 전원이 필요하다. 나의 계획은 보유하고 있는 24 V SMPS  어댑터에 5 A급의 스텝다운 어댑터를 연결하는 것이다. XL4015칩을 사용한 모듈이 적당할 것이다(IC114, LED 디스플레이가 있는 것없는 것)

이번 제작에서는 감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해야 되겠다. 특히 양손 조심!

2019년 6월 7일 금요일

또 트랜스포머! (6LQ8 푸시풀 앰프 제작을 준비하며)

오늘 장사동 아세아전원에서 구입한 전원 트랜스 2종 3점을 사진으로 남겼다. 오랜만에 들렀더니 골목 입구를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매장을 찾느라 약간 고생을 했다. 종로 3가역 12번 출구로 나온 다음 마을금고가 있는 큰 골목으로 들어가면 안되고 세운상가쪽으로 좀 더 걸어 내려가서 CD마트와 종로 음악사가 입구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야 한다.


왼쪽과 가운데의 것은 푸시풀 출력트랜스 대용이다. 6V 탭을 사용하면 대략 10K : 8 옴의 푸시풀 출력트랜스에 해당하게 된다. 코어는 57 mm로서 10VA급이다. 실리콘 Z 코어를 쓴 것도 아니요, 샌드위치 권선을 한 것도 아니며, 권선비는 얼추 맞더라도 권선수 자체가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UL탭이 없으니 출력관의 연결 방식과 실제로 뽑아낼 수 있는 파워에도 약간의 제약이 따른다. 그렇지만 가격이 저렴하므로 실험용으로 일단 소리를 내 보는 데에는 적당하다.

싱글앰프용 출력트랜스라면 코어를 전부 빼서 E와 I를 한쪽으로 모은 다음 갭을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출력트랜스에 공급되는 전류는 완벽한 교류신호가 아니라 직류성분이 있는 맥류이기 때문에 코어에 자기포화가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서 '전자석' 비슷하게 되어 제대로 2차로 신호가 나가지를 못한다. 그러나 푸시풀 앰프라면 이런 개조를 하지 않아도 된다.

히터는 어떻게 점화할 것인가? 마침 24V SMPS 어댑터를 하나 갖고 있으니 여기에 스텝다운 컨버터를 붙이면 된다. 우선은 나무판 위에 기판과 트랜스를 대충 고정하여 소리를 내 보는 것까지를 진행해 볼 것이다. 그래서 가능성이 보이면 제대로 된 섀시를 꾸미면 되고, 오디오용 출력 트랜스를 연결하는 것은 그 다음에 생각해 볼 일이다. 57 코어 출력 트랜스는 하나에 25,000원이나 한다. 오늘 구입한 전원트랜스에 비해 다섯 배가 넘게 비싸다!

6LQ8은 원래 TV용으로 개발된 것인데 오디오 앰프 용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서 자작에 종종 쓰인다. 6LQ8과 히터 전압은 같지만 특성이 같은 관에는 11LQ8, 10KR8, 8KR8, 6KR8가 있다. 이 진공관은 발진을 일으키기 쉬워서 오디오 앰프로 쓰기에는 다소 까다롭지만 소리는 매우 좋다고 한다. 푸시풀로 꾸미면 채널 당 5와트 정도가 나온다.

구글을 뒤지면 강기동 박사님, 제이앨범, 그리고 다른 인터넷 카페에서 만든 6LQ8 앰프 회로(싱글 엔디드 및 푸시풀)를 구할 수 있다. 아직 철저하게 확인을 한 것은 아니지만 6LQ8을 사용한 오디오 앰프는 한국인에 의해서 주도된 것 같다. 강기동 박사님이 2008년에 처음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링크)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제이앨범과 활발한 공동작업을 펼쳐나가서 PCB+부품키트로까지 개발되었다. 또한 R코어를 이용한 진공관 앰프용 출력트랜스도 이 과정에서 널리 알려진 것 같다. 나는 제이앨범에서 제작한 PCB와 부품 키트를 사용할 예정이다. 다음은 6LQ8 및 이를 사용한 푸시풀 앰프에 관한 정보 링크이다.
  • 제이앨범(각 링크로 들어가려면 회원 가입 필요)
  • 다음 카페 자작 진공관 앰프 라디오
  • [KDK Labs] 강기동 박사님 제작기 <= 여기는 인터넷이 흩어져 있던 강기동 박사님의 글을 다른 분(아마도 제이앨범 방장님)이 수고롭게 정리한 곳이다. 주옥같은 글들이 많이 있는데 일부 이미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강기동 박사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사이트는 My Audio Lab이다.

2019년 6월 3일 월요일

한강은 너무 넓다

구글플러스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면서 뉴스나 사진에 간단히 글을 곁들여서 올릴만한 곳이 눈에 뜨이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원래 쓰지를 않는다. 매번 블로그를 활용하자니 평균적인 글의 길이가 너무 짧아져서 문제이다. 충분히 자료를 조사하고 생각을 가다듬어서 블로그를 쓰고 싶은데 자꾸 짧은 글을 쓰게 되면 내실을 기하기가 어려워진다.

여담이지만 SNS를 잘 쓰지 않으니 다른 사람으로부터 불편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특히 카카오톡). LinkedIn은 탈퇴했다가 재가입을 했는데 이메일로 날아오는 각종 요청에 아직은 거의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LinkedIn에서는 '누구누구를 아십니까?'류의 질문을 계속 보내면서 Connect 버튼을 클릭하기를 유도하지만 이것이 당사자에게 불편함을 유발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모처럼 나의 생각과 같은 기고문을 발견하여 소개해 본다. 삭막한 도시의 생태에 강이 가져다주는 낭만적 요소를 떠올리기에 한강은 너무 넓다. 강남북을 연결하는 수많은 다리는 한강을 단지 극복해야만 하는 물리적 경계로만 인식하게 만든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어느쪽에서 비롯되든, 자동차 도로를 넘어서 둔치로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인력이나 인공물로써 이를 극복할 방법은 없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 경계를 하루에도 몇번씩 다니지 않으면 생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경향신문 [손아람 작가의 다리를 걷다 떠오르는 생각](1) "천만 도시 관통하는 아름다운 강, 그 적막함에 이방인들은 놀란다"

그 규모에서 비교를 할 수는 없으나 대전의 유성구와 서구를 가르는 갑천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곳의 문제가 수도권에 비하여 더욱 심각한 것은 사람과 기업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설립 40년을 넘는 대덕연구단지(요즘은 대덕연구개발특구라 부른다)은 여전히 유성구 내의 섬이나 다를 바가 없다. 좋은 인프라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대전으로 오지 않는다. 갑천 북쪽 지역은 출퇴근 시간에만 반짝 교통체증이 일어나는데, 남쪽으로는 갑천으로 막히고 북쪽으로는 산과 개별적인 연구소에 막혀서 우회를 할 곳이 없다.

수도권에 사람이 몰리고 경제 활동이 집중되면서 모든 투자 역시 수도권에만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사람을 계속 수도권으로 모이게 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그리고 후손이 지불해야 하는)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모두들 오르는 집값에 만족하고 있을 뿐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은 없는 것인지?

다이오드를 이용한 납땜인두의 파워 1/4 전환 장치(50%가 아님)

새로 구입한 세라믹 히터 납땜인두는 40W짜리라서 자작 용도로 트랜스나 커넥터 등에 납땜을 하기에는 아주 적당하다. 반면 기판에 반도체 부품을 납땜하기에는 열량이 좀 큰 편이라서 부품을 망가뜨릴까봐 부담스럽다. 20W가 조금 안되는 납땜인두는 대전 집에 있는데, 좁은 숙소에서 용도에 따라 인두를 두 개나 보유하고 있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새 인두를 사면서 터보 기능이 있는 것을 살 것인지를 놓고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했었다.

인터넷을 뒤지면 정류 다이오드를 이용하여 납땜인두의 파워를 "1/2"로 줄이는 아이디어가 흔히 나온다. 아래에 보인 유튜브 동영상 제목은 a dual-wattage soldering iron: an example circuit that uses a diode이다. 전환용 스위치가 아닌 일반적인 2핀 스위치를 쓴다면 두번째의 회로도에 보인 것처럼 다이오드 양 끝을 단락시키는 방식으로 스위치를 연결하면 된다.



출처: Tips and tricks pencil-type soldering iron

너무나 간단한 아이디어라서 따라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사용한 다이오드는 1N4007이다. 다이오드를 통하면 반파 정류가 된 220V가 납땜인두에 전달되니 전력은 1/2이 되겠거니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20와트에서 기대되는 열량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일단 40와트로 달구어 놓은 상태에서 적절히 스위치를 전환해 가면서 쓰면 저열량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왜 생각보다 덜 뜨거울까? 중학교 저학년 수준의 물리(우리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물상'이라고 불렀다) 또는 기술 과목에서 배운 지식을 떠올려 보았다. 이 회로에서 다이오드는 납땜인두에 공급되는 실효전압을 1/2로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전류도 1/2로 줄어든다. 전력은 전압 곱하기 전류이므로 결국 납땜인두는 다이오드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와 비교하여 1/4 수준인 10와트로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50%로 파워를 줄이는 장치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인터넷에 공개된 것들은 50%로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단 말인가? 기본적인 사항을 잠깐 놓치면 이렇게 엉뚱한 결론이 나게 된다.

40와트에 어울리는 두툼한 인두팁을 10와트 수준으로 달구고 있으니 얼마나 늦게 온도가 올라가겠는가? 실제로 온도를 측정해 본다면 땜납을 충분히 녹일 수준에 살짝 못미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만약 납을 녹이지 못할 수준이라면, 작업 대기 중에 인두팁이 지나치게 뜨거워지지 않도록 만드는 장치로 쓸 수는 있겠다.

2019년 6월 16일 업데이트

1/4 용량으로 설정하여 인두를 켠 다음 한참 두면 어쨌든 납이 충분히 녹을 정도까지는 온도가 올라감을 확인하였다.




2019년 6월 2일 일요일

6월의 첫 DIY - LM1876 앰프 보드를 고무나무 쟁반에 담기

쟁반에는 음식을 담은 그릇을 받쳐 들어야 하는데 가끔은 이렇게 앰프를 꾸미는 받침대로 쓰이기도 한다. 다이소에서 크기가 비슷한 손잡이 달린 쟁반과 나무 도마를 하나씩 구입하여 쟁반을 최종적으로 선정, 간단한 주말 공작을 마쳤다. 담긴 물건은 40VA 전원트랜스(2차: 12-0-12V)와 LM1876 앰프 보드이다. 상판을 만들어 덮을 일도 없고, 기껏해야 나무 재질로 된 것에 전동드릴로 구멍만 몇 개 뚫으면 그만이니 이보다 편할 수는 없다. 입출력 단자가 고정된 알루미늄판과 전원스위치 보드는 예전에 만들어 둔 것이다. 절연처리도 적절히 된 상태라서 감전의 위험도 없다.


이번 여름의 실험 목표는 리니어 전원장치에 FET를 사용한 리플 제거 회로를 응용하는 것, 그리고 최초의 푸시풀 앰프(아마도 6LQ8)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섀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등 돌리고 앉아서 같이 외출한 시간 이외에는 주말 내내 작업에 몰두한 무뚝뚝한 남편을 이해해 준 아내에게 감사를!

2019년 6월 3일 업데이트

네이버 카페 [앰프를 만드는 사람들(앰만사)]에서는 정류회로가 포함된 리플필터 PCB를 부품과 함께 공급한다. 이 링크에서 사진 및 회로도와 함께 상세한 설명을 수록하고 있다. 자작인들의 영원한 동반자 ebay에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거의 모든 회로를 당연히 완제품으로 만들어서 판매한다. 아래 제품은 리플(노이즈) 제거 필터만 구현한 것이므로 일단 DC를 만든 다음 입력해야 된다. 출력 전압을 바꾸려면 적절히 전압 제한용 저항을 달거나 회로를 개조해야 한다.


ebay 판매자 정보: best-for-cell

전주 Cafe JB Blue는 이제 추억 속으로...

우리 가족이 전주를 즐겨 다니기 시작한 것은 2014년 5월에 열린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부터였으니 벌써 5년째가 되었다. 초보 전주 관광 시절에는 한옥마을의 엄청난 인파에 놀라고, 외지인으로서 너무나 뻔한 코스만 돌아다니기도 하였으나 점차 방문 횟수가 늘어나면서 치명자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로 한옥마을에 도착한 다음 그 주변과 객사길(고사동)을 돌아다니는 법을 알게 되었다. 지나는 길에 전라북도예술회관에서 전시회를 보기도 하고, 남부시장 청년몰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물론 아직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전주의 아름다움은 글로 다 적기 어려울 것이다.




때로는 번잡한 한옥마을을 잠시 벗어나서 아픈 다리를 쉬면서 들고 간 책을 읽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전동성당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앞에 위치한 Cafe JB Blue였다. 널찍하게 자리잡은 테이블, 저렴한 가격, 청결하고 센스 있는 인테리어, 그리고 늘 친절한 직원들.. 거의 한달에 한번 정도 꾸준히 전주를 방문하면서(주말 이틀을 연이어 간 적도 있었다!) Cafe JB Blue를 들르지 않는 적이 없었고 점주(매니저?)도 우리를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맞고는 했었다. 점주인지 매니저인지는 확인하지 못하였으나 편의상 매니저라고 해 두자.

길 건너편의 전북은행(2층) 건물 1층에 Cafe JB Blue가 있다. 왼편으로 전동성당이 보인다.

마지막 방문은 작년 11월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필이면 인테리어 공사 중이라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 이후 딸아이의 대학입시와 파견 근무 등으로 생활 근거지가 바뀌면서 한동안 전주를 가지 못했다가 대전 집에서 주말을 보내게 되면서 어제 모처럼 다시 전주를 찾았다. 헤아려 보니 거의 반년 만의 방문인 셈이었다. 늘 가던대로 치명자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세워진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갑자기 전주의 인기가 줄어들었나? 오목대 앞 기린대로 노상 주차장에 차를 대기로 하고 이동을 하였다. 주차관리원 말씀으로는 노상 주차장은 관리인이 직접 요금을 징수하던 것으로부터 주차요금 정산기에서 시간제(30분 1천원, 일일 최대요금 12000원)로 요금을 내는 것으로 바뀌었고, 시에서 임차하여 사용하던 치명자산 주차장은 계약이 만료되어 약간 더 멀리 위치한 대성동에 공영주차장을 지어서 2019년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전북일보 기사 링크). 새로 지은 주차장에서는 아직 요금은 받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셔틀버스는 운행 중이라 하였다. 그래서 차를 돌려서 대성공영주차장으로 향하였다.

한옥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사진을 찍으며 구경을 하다가 Cafe JB Blue로 향했다. 매니저 역시 오랜만에 이곳을 찾은 우리 부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다음날(6월 2일), 그러니까 바로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오전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는다는 것이 아닌가! 은행이 카페가 있던 1층으로 내려오고, 카페는 면적을 줄여서 테이크아웃 업장으로 바뀔 예정이라 하였다. 그러고 보니 카페 안쪽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간을 내 준 것 같았다. 아마 작년 11월의 공사가 이것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우리 부부가 늘 앉던 자리. 늦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먹고 싶었던 빙수는 재료가 동이나서 주문을 할 수 없었다.

우리 부부가 한동안 오지 않아서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문을 닫기 바로 전날 방문해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늘 와서 책을 읽고 있어서 좋은 모습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매니저는 카페가 문을 닫으면 좀 쉬면서 다른 일을 찾아본다고 했다. 인테리어 철거공사를 맡기로 한 업자로 보이는 사람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는 많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듯하였다. 잠시 허락을 구하고 우리 부부가 늘 앉아있던 쪽 벽의 낙타 그림을 배경으로 같이 사진을 찍었다. 아마 이 카페를 즐겨 찾은 사람은 아래 사진 가운데에 선 매니저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JB Cafe Blue의 점주였다면, 매니저로 오해한 것을 용서하시길!

JB Cafe Blue 영업 종료일 전날(2019.6.1.).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전주에 얽힌 우리 부부의 추억 한 토막이 이렇게 막을 내려야 한다. 여기 못지않게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공간을 다시 찾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새롭게 발견한 맛집 [고자루] 앞에서. 발로 밟아서 반죽을 만드는 족타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전주성결교회 옆골목에 있다.



2019년 5월 31일 금요일

이영건 선생님의 신작 6V6 싱글 앰프

오늘 아침 소리전자 판매장터 게시판에서 보았던 이영건 선생님의 신작 6V6 앰프 판매글의 사진을 캡쳐해 두었다. 앰프가 팔리고 나면 즉시 글을 지우시는 스타일이라서 이렇게라도 해 놓지 않으면 인터넷에서 다시 사진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6V6 싱글앰프. 이영건 선생님 제작. 출처는 소리전자(사진은 현재 삭제된 상태).
예전에는 가정용 오디오 시스템을 전축이라 불렀고, 나무로 주변을 둘러서 가구의 하나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었다. 이를 흔히 장전축이라고 한다. 왜 '장'인지는 모른다. 옷장, 서랍장, 책장처럼 장롱을 뜻하는 '欌'을 앞에 붙여서 장전축이라고 한 것일까? 6V6은 장전축에서 매우 흔히 쓰이는 출력관이었다고 한다. 70년대 이문동 집의 거실을 차지하고 있던 전축 - 아마 독수리표가 아니었을까 - 에도 6V6이 쓰였었을지도 모른다. 현재도 많은 사람이 자작용으로 즐겨 제작하는 6V6 싱글 앰프는 소리전자에서 '돌쇠'라는 키트로도 팔리고 있다.

만들기가 쉽다는 이유로 두어 대의 싱글 앰프를 만들거나 주문제작한 경험이 있는데 여기에 연결하여 충분한 음량이 나올 능률 좋은 스피커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푸시풀 앰프를 한번은 만들고 싶다. 작년에 구입한 이영건 선생님의 6J6 푸시풀 앰프(링크)는 아무래도 소리가 좀 작고 마이크로포닉 노이즈가 심한 편이다. 이 노이즈 문제는 6J6 진공관 자체의 특성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차피 오디오용 진공관이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