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7일 화요일

6LQ8 싱글 엔디드 앰플리파이어의 보수

자작 6LQ8 푸시풀(push-pull) 앰플리파이어에 이어서 같은 진공관을 사용한 싱글 엔디드(single-ended) 앰플리파이어의 보수를 마쳤다. 이번에는 딱히 문제점이 발생한 것을 고친 것은 아니었다. 외부에서 12V 어댑터를 연결하여 히터의 전원을 공급하던 것을 앰프 본체 내부에서 직접 공급하게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여분의 전원 트랜스(0/9/12/15/18V 1.2A)와 정류회로기판을 사용하였다. 6LQ8 데이터시트에 따르면 히터 전원은 6.3V 775mA가 되어야 하므로, 좌우 채널을 이루는 두 진공관의 히터를 직렬로 연결한 상태에서는 추가로 장착한 전원 트랜스의 용량(1.2A)이 부족하지 않다. 0-15V 탭에 정류회로를 연결하여 히터를 점화한 경우 최종 출력 전압은 12.5V 정도가 나와서 매우 적당하였다. 시판되는 직류 12V 어댑터를 사용하면 정격 수치인 12.6V의 95.2% 정도라서 문제는 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경우 +/- 5% 정도의 오차는 허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5%를 조금 넘어간다 해서 당장 진공관이 망가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DC로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12V 탭에서 히터 전원을 교류 상태로 공급해도 되지만, 그라운드 처리가 까다로와진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전원 트랜스 2차의 센터탭을 앰프 회로의 그라운드에 한 점에서 연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트랜스에는 센터탭으로 쓸 만한 것이 없다. 만약 0-6-12V..의 전원 트랜스였다면 6V 탭을 쓰면 된다. 탭이 없으면, 저항 두 개를 이용하여 가상 중점을 만들 수도 있다. Valve Wizard의 Heater/Filament Supplies 문서에서 "Artificial Centre Tap" 항목을 참조하라.

트랜스 쪽에 적당한 탭이 있다 하여도 이 앰프의 PCV 자체에 한계점에 의해서 쓰기 어려운 사정이 하나 있다. 보드 내에서 히터 공급선의 하나와 그라운드를 연결하여 쓸 것을 전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머리를 조금만 쓰면 직류를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가상 중점을 그라운드에 연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험을 줄이려면 직류가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예전에 만든 정류회로기판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두 번째의 개선 포인트는 두꺼운 4P 커넥터로 앰프 베이스로부터 바깥쪽을 빙 둘러서 상판으로 전원을 공급하였는데, 사실 이는 매우 거추장스런 모습이라서 상판에 구멍을 뚫고 내부에서 선을 연결하게 만든 것이다.

두꺼운 선을 여럿 연결할 때 나는 접속자를 즐겨 사용한다. DIY 오디오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기법(?)이다.

무신호 상태에서 전원을 넣고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대면 약하게 험이 들린다. 특별히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음악 감상에는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전원쪽에는 잔류 리플을 제거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예전에 전원 트랜스의 코어를 빼서 갭을 주어 싱글 엔디드 앰프용 출력 트랜스로 개조한 것이 남아 있었는데, 이를 초크 코일 대신으로 삽입하였다. 없는 것보다는 나은데, 제대로 만든 초크 코일을 사서 써 본 일이 없으니 그 효과가 어느 수준인지를 알기가 어렵다. 여력이 생긴다면 MOSFET를 이용한 노이즈 제거 회로를 만들어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출력 트랜스에는 폐 컴퓨터에서 적출한 냉각팬 관련 부품을 씌웠다. 여기에 포맥스나 아크릴 조각을 잘라서 덮으면 깔끔하게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원래는 하얀 정육면체 모양의 덮개가 있었는데 방송 촬영 후 없어진 상태로 돌려받게 되었다. 히터 점화용 DC 어댑터도 없어진 것이 이번 보수 작업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소품 대여와 관련하여 특별히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약간의 대여료를 받았기 때문에 일부 부속품이 없어지거나 망가지더라도 어차피 감수할 생각이었다.

무척 작은 출력 트랜스를 사용한 소출력 싱글 앰프이지만 밤 늦은 시간에 침실에서 조용하게 FM 방송을 듣기에는 무리가 없다. 작업을 마친 뒤 사진 기록을 남겨 본다. 내가 생각해도 참 별난 모습의 진공관 앰프이다.




아직 나에게는 8개의 6LQ8 진공관이 남아 있다. 이것을 다 쓰려면 아마도 앰프를 하나 더 만들어야 될 것이다.


언제쯤 되어야 6V6이나 EL84와 같이 유구한 역사를 지닌 오디오 신호 증폭 전용관으로 앰프를 만들어 소리를 들어 보게 될까? 그렇게 될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될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 2년 이내에?

2021년 12월 13일 업데이트

출력 트랜스 커버에 철망을 씌웠다. 스테인리스 스틸 판(10 cm x 10 cm)으로 정육면체를 만든 뒤 하얀색 시트지를 쓰워서 '두부 한 모' 형태의 커버를 만들어 씌었었는데, 방송 촬용을 마치고 나서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Shuttle 베어본 컴퓨터 XPC SG33G5에서 떼어낸 부품이 아직도 남아서 자작 앰프의 한 곳을 장식하고 있다.



나에게 XPC SG33G5를 납품했던 (주)오믹시스의 우태하 사장님! 어디 계십니까...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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