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9일 화요일

우연이 가져다주는 즐거움

크롬 브라우저의 Blogger 편집창 모습이 바뀌었다. 모바일 환경에서 쓰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화면 오른쪽에 있었던 라벨 추가 및 편집창도 예전과는 다르다. 구글 블로거의 라벨이라는 것이 글에 일종의 카테고리를 부여하는 것인가, 혹은 나중에 검색을 잘 할 수 있도록 일종의 키워드를 설정하는 것인가? 전자라면 새로 부여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하고, 후자라면 많이 달아줄수록 좋을 것이다. SNS에서 흔히 쓰이는 해시태그(#)는 두가지의 기능을 다 담고 있는듯하다.

우연히 선택한 것이 의외의 만족감을 주는 일을 많이 경험하였다. 낡은 노트북 컴퓨터를 CD 재생용으로 쓰기 위해 테스트용 중고 음반을 두 장 구입하였다. 내가 중고 CD를 고르는 기준은 아주 명확하다. 가격이 쌀 것, 그리고 되도록이면 잘 모르는 음악가일 것.

Kodály Zoltán의 'Music for Cello'(왼쪽), 그리고 European Jazz Trio의 'Saudade'.

장중하고도 서정적인 코다이의 첼로 음악, 그리고 EJT의 푸근한 재즈가 너무나 듣기에 좋다. 헝가리에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성이 앞에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코다이 졸탄, 바르토크 벨러라는 작곡가의 이름에서 코다이와 바르토크가 성에 해당한다. 단, 바르토크는 미국으로 망명하였으므로 벨러 바르토크라고 불린다. EJT는 클래식곡을 포함하여 잘 알려진 곡을 재즈로 편곡하여 연주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는데, 이 정도라면 가히 창작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곽윤찬의 앨범 Noomas를 개봉하여 들었을 때의 느낌과 아주 흡사했다. 참고로 Noomas는 중고 매장이 아니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음반점에서 구입한 신품이다. EJT의 오리지널 곡이 있다면 찾아서 들어보고 싶다.

지난 주말, 우연히 경기도 파주에 있는 헤이리 예술마을을 가게 되었다. 한반도 서북쪽 끝으로는 강화도와 인천공항 말고는 처가가 있는 고양시를 벗어난 일이 없었다. 원로 방송인 황인용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카메라타 음악감상실에서 1930년대 만들어진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는 빈티지 스피커가 울려주는 음악을 들으며 몇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 대한 방문기나 사진 자료는 인터넷에 워낙 많아서 내가 새로운 정보를 올릴만한 것은 없으니 사진 몇 장으로 추억을 남기고자 한다. 웨스턴 일렉트릭, 클랑필름, 빅터... 사진으로만 보면 스피커에서 아직도 이렇게 찰진 음악이 흘러나오다니... 필드 스피커라고 하던가? 영구자석이 아니라 전자석을 쓴 스피커라서 아직도 그 힘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진공관 싱글 앰프만 몇 대 만들어 본 나에게 이번 카메라타 방문은 새롭고도 깊은 영감을 주었다. 그렇다고 해서 돈을 모아 빈티지 오디오를 구하러 돌아다니게 되지는 않겠지만. 다음번 방문을 기약하며 동행한 아내의 사진을 몇 장 더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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