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9일 수요일

일상 20191009

영조정순왕후가례도감의궤를 담은 컵. 세밀한 기록화가 상당히 디자인적이다. 화음이 없는 국악(대신 '농'이라 불리는 떨림이 있다), 그리고 원근법의 개념이 담겨있지 않는 한국화를 서양의 그것과 비교하여 어떻게 견주어야 하는가에 대해 늘 고민이 많았다.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진지하게 글로 풀어봐야 할 것이다. 아직 독서 기록을 남기지 않은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에서도 동양의 미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를 않아서 아쉽기만 하다.


시계가 사람을 섬기는가, 사람이 시계를 섬기는가? 오토매틱 와인딩의 기계식 시계를 항상 착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보관하기 위해 와치와인더라는 물건을 쓴다는 것을 알고는 참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손목의 움직임을 대신하기 위해 시계를 풀어놓은 다음에는 전기를 사용하는 기계를 가동한다니! 그러는 나는 태양빛으로 작동하는 카시오의 터프솔라 시계를 구입하고는 하루 종일 햇볕을 찾아다니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LED 스탠드에 시계를 비추기도 하고... 관리 상태에 따라 7-10년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되도록 만충전 상태(H level)를 유지하기 위해 10년 내내 이렇게 신경을 써야 한다면 차라리 2-3년에 한번 배터리를 갈아주는 쿼츠 시계가 더 낫지 않을까? 외출 시에도 소매가 시계를 덮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것도 우습다. 더군다나 팔이 짧아서 늘 소매가 길게 늘어지게 옷을 입고 다니는 나는(새 재킷을 살 때 항상 소매 길이 수선을 하지는 못하므로) 이러한 점에서는 불리하다. 어쩌면 터프솔라의 충전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것일지도 모른다.

카시오 삼형제. 구입 순서는 오른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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