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2일 월요일

소출력 진공관 앰프에 쓸 만한 고효율 스피커 드라이버

스피커의 여러 사양 중에서 SPL(sound pressure level)이라는 것이 있다. Sensitivity 혹은 efficiency로도 표현되는 이 수치는 1 와트의 신호를 공급했을 때 스피커의 정면 축에서 1 미터 떨어진 곳에서 측정한 소리의 크기를 dB로 나타낸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dB/W(m)라고 표기하는 것이 옳다. 보통 다음 그림과 같이 입력 신호의 주파수를 변화시켜가며 측정을 한다. 주파수를 나타내는 가로축은 로그 단위로 그린다.

출처: Fluance 웹사이트(https://blog.fluance.com/read-spl-graph/)

트랜지스터 앰프가 대중화되면서 가정용 앰프에서 수십 W를 뽑아내는 것은 아주 일상적인 일이 되었기에 요즘의 스피커는 85-87 dB 정도의 낮은 효율의 것이 많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진공관 앰플리파이어는 출력이 낮기 때문에(싱글 엔디드 앰프의 경우 채널 당 3 와트가 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임) SPL 수치가 높은 스피커를 요구한다. 이런 스피커는 주로 풀레인지(full range) 스피커라 부르는 것, 즉 하나의 드라이버(유닛)가 모든 대역을 담당하는 스피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진공관 싱글 앰프에서는 90 dB는 훨씬 넘는 스피커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Song Simian] The 4 Best High Efficiency Speakers - Kit Reviews 2018

호기심으로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를 장만했지만 보유한 SPL 87 dB 근방의 스피커 시스템으로는 만족할만한 레벨의 소리를 얻기 힘들다. 그래서 효율이 좋은 풀레인지 스피커에 눈을 돌리게 되고, 이것을 또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한 마디로 악순환이다.

[AnalogStyle] 풀레인지 스피커에 대하여
[소리샵] 풀레인지 스피커의 재미와 매력(1편, 2편)

빈티지 스피커를 제외한다면 완제품 투웨이 스피커로서 효율이 높은 것은 Klipsch R-15M (94 dB)가 가장 저렴한 수준인데 다나와 가격으로 최저가가 26만원 정도이다. 10만원 조금 넘는 가격에 구입한 진공관 앰프(사실 말이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다)을 위하여 이만한 투자를 한다는 것은 쉬운 노릇이 아니다. 그래서 능률이 좋은 풀레인지 스피커 드라이브를 별도로 구입하여 적당한 통에 담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지만, 이것 역시 총 제작 비용을 생각하면 부담스런 수준이다. 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마음이 변할지는 알 수 없으니 8옴, 4.5인치~6.5인치 급의 유닛으로서 SPL이 90 dB가 넘는 것을 조사해 보기로 하였다.

Klipsch R-15M monitor smeaker. 출처: www.klipsch.com

Fostex FE126En과 같은 검증된 드라이버(PDF 파일 자료)를 생각해 보자. 4.5 인치 급이라서 저역 재생에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인클로저의 설계에 따라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다. SPL은 93 dB이다. madisound 기준으로 하나의 가격은 $57.50이다. 스피커라는 것이 원래 무거운 물건이라 항공 배송료도 만만하지 않고, 1 조를 구하려면 곱하기 2을 해야 한다.

Fostex FE126En. 출처: https://www.fostex.jp/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놀라게 하는 알리익스프레스를 뒤져보자. 염소 가죽으로 테두리를 둘렀다는, 과거의 유명했던 미쓰비시의 Diatone P610(실용오디오 자료; 일본 자료)을 흉내낸 제품이 나오고 있다. 6.5 인치 급은 SPL 93.6 dB이다(링크).  배송비를 포함한 가격은 $140 정도이다. 5 인치 급도 효율은 비슷하다(링크).



Fostex의 것과 유사해 보이는 4.5 인치 급의 iLouder 제품은 감도가 94 dB이다(링크). 가격은 한 조에 $44이다. 판매글에는 공칭 임피던스가 4 옴이라고 하였으나 사진에는 8 옴이라고 되어있다. 뭐가 맞는 것인지?



가장 흥미로운 드라이버는 kapton이라는 재료를 사용한 Sounderlink의 6.5 인치 스피커이다(링크). kapton은 듀퐁에서 개발한 폴리아미드 필름으로서 매우 열에 강한 재료라고 한다. 이것을 스피커의 콘(진동판)에도 사용하는 것이다. 이 스피커의 SPL은 무려 96 dB이다! 4 옴 제품은 98 dB에 달한다. 가격도 배송료 포함하여 하나에 $40 수준으로서 매우 저렴하다. 음악 감상을 위한 스피커가 맞는지 모르겠다. 혹시 가라오케(노래방 장비)용은 아닌지?


iLouder에서도 같은 콘 재질을 이용한 6.5 인치 드라이버를 판매한다. 고음 재생을 위하여 가운데에 총알 형태의 것을 부착해 놓았는데, 바로 위의 Sounderlink 제품과 모델번호 및 specification을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 뭔가 좀 이상하다. 분명히 특성이 약간은 다를 터인데...

독일 브랜드인 Visaton의 BG17-8 6.5 인치 스피커 드라이버도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성능을 보이는 것 같다(Parts Express 링크).

만약 새로운 스피커 시스템을 또 만들고자 한다면 배송료를 포함하여 10만원 이내, 인클로저는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사용하자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언제 저지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무실 책상 위에서는 볼륨 놉을 높이고 스피커를 가까이 배치하는 것으로 음량 부족을 극복해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8인치 풀레인지 스피커로 선택의 폭을 넓힌다면...

가격을 감안하여 삼미 ME08B40,  Visaton BG20-8, GRS 8FR-8 정도가 고려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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