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2일 수요일

한컴독스를 쓰기 시작하다

많은 공공기관과 대부분의 정부 조직이 그러하듯, 업무망과 인터넷망이 분리된 현재 나의 파견 근무 환경에서는 오피스 프로그램이 설치된 업무망에서만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업무망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인터넷망에서 검색 결과물 또는 다운로드 받은 것을 파일로 전환하여 내부망으로 전송한 뒤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또는 외부망 컴퓨터에 상용 소프트웨어 설치가 가능하도록 보안 담당자에게 요청해야 한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번거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인터넷망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웹 기반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쓰면 일단 인터넷 검색 결과를 참조하면서 망 전환을 하지 않고 문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용 클라우드가 접속되지 않는 불편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 문제는 도대체 언제나 해결이 될런지... 아니, 해결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이런저런 가능성을 모색해 보다가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인 한컴독스에 접속해 보았다. 이는 2022년 9월 28일에 출시한 아주 새로운 제품이다. 한컴독스 사이트로 접속하는 것은 차단이 되지 않았다. 회원 가입을 하면 개인용의 경우 1달은 무료, 그 후로는 1년에 49,000원을 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오피스(월 8,900원)와 비교하면 매월 내야 하는 금액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안고, 내가 사용하는 PC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다가왔다. 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는 업무 환경에서 접속조차 할 수 없다. 

한컴독스 무료체험은 1달이 지나면 무조건 유료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제한된 기능에 만족한다면 계속 무료 서비스를 사용해도 되는 것 같다.

무료 체험으로 시작해 보는 한컴독스. 유료 버전으로 올리면 데스크톱 앱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다(최대 5대의 PC).


한컴독스와 한컴오피스 웹은 어떻게 다른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리고 한컴 스페이스는? 엇비슷한 서비스가 여럿이라 혼동을 유발한다. 한컴 홈페이지에서는 아래의 세 메뉴가 별개로 나타나는데, 맨 오른쪽의 한컴오피스 웹을 클릭하여 들어가면 국정원 권고에 따라 차단되었음을 알리는 불편한 메시지가 나올 뿐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구입하여 사용하던 한글과컴퓨터 제품은 2016년에 발표된 한컴오피스 NEO였다. 컴퓨터를 새로 장만하거나 Windows를 다시 깔 때마다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설치 프로그램을 내려받고 라이센스 번호를 넣어서 설치를 해 왔다. 업무 현장에서 쓰는 공식 한컴오피스는 점점 버전이 향상되는데 집에서 쓰는 한컴오피스 NEO는 더 이상 업데이트가 되지 않으니 두 제품 사이의 성능 격차(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인터페이스겠지만)이 점점 벌어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컴독스에서 문서를 만들어 보았다. 웹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고 있는 단축기는 거의 다 그대로 작동하는 것 같았다. 작성한 문서를 내부망으로 전송하여 한글2018로 열어 보니 맞추어 놓은 포맷이 약간 달라진 것이 눈에 뜨였다. 한컴독스의 버전이 내부망에 설치된 Windows용 한글보다 더 최신이라서 그런가? 한컴오피스는 2018, 2020, 2022와 같이 2년 짝수 단위로 새 버전이 나오고 있으니 그런지도 모르겠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저장공간(https://www.hancomdocs.com/mydrive)으로 이동하면 마우스로 파일을 끌어다가 넣을 수 있다. 파일 이름 변경 및 삭제는 저장공간에서 실행하면 된다. 웹브라우저 내로 파일을 끌어다 넣을 수 있는 클라우드를 업무 환경에서 쓸 수 있다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저장공간은 무료 버전의 경우 2GB에 불과하므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와 비교할 수준은 전혀 못되지만. 괜히 좋아하고 있다가 차단되면 말짱 도루막이다!

구독하여 쓰는 오피스 프로그램이라!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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