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2일 토요일

스피커를 5인치에서 6.5인치(삼미 HA-165B60)로 바꾸다

약 1년 반 동안 사용한 Toptone F120U73-3 스피커 유닛에 이제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그동안 정말 수고가 많았다! 아직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결정하지 못하였다.


외형 치수 300 x 200 x 200 mm 짜리 인클로저(12T MDF)에 5인치급 유닛은 너무 작다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내부에 나무토막을 채워서 용적을 줄여 보았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이 통에 어울리는 적당한 가격의 유닛은 무엇일까? 차량용 동축 스피커? 차량용 콤포넌트 스피커?(우퍼와 트위터 한 조를 이렇게들 부른다) 하지만 쓸만한 차량용 스피커 유닛 세트도 몇 만원은 주어야 한다. 

'그래, 싼 물건을 써 보자!'

서울 출장 길에 장사동 아세아전자상가의 삼미전자 대리점에 들러서 6.5인치 유닛인 HA-165B60을 한 조 구입하였다. 다나와 최저가격은 5,500원이다. 대리점에 직접 가면 이보다 조금은 더 싸게 살 수 있다. 원래의 용도는 게임기, 앰프, 방송용 등으로 가정용 오디오 스피커로 쓸만한 물건은 아니다. 포터블 카세트 라디오에 들어갈 수도 있겠으나 그러기에는 직경이 너무 크다. 대표적인 특성은 정격 출력 10 와트, 재생 대역 100-16 Hz, sensitivity 88 dB SPL이다. 말하자면 이런 제품에 널리 쓰이는 유닛이다.


잠시 진공관 앰프에 물려서 소리를 들어보았다.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시원하게 소리가 난다.


기존에 사용하던 12T MDF 통에는 직경 107mm의 구멍이 뚫려있다. 이것을 145mm까지 넓혀야 한다. 구멍 크기가 작아서 실톱대는 들어가지를 않으니 쥐꼬리톱이 적당하다고 판단하여 철물점에서 3천원짜리 중국제 쥐꼬리톱을 하나 구입해 돌아왔다. 국산을 쓰고 싶었지만 가격이...


종이에 직경 145mm의 원을 그리고 칼로 도려낸 다음 인클로저 위에 놓고 네임펜으로 잘라낼 위치를 표시하였다.


톱질은 언제나 어렵다. 요즘 오른손목이 좋지 않은데 톱질까지 하다니... 첫번째 구멍을 뚫고 나니 요령이 좀 생겨서 두번째는 훨씬 수월하였다. 최종 마무리는 조각도와 사포를 이용하였다. 똑바른 원이 만들어지리라고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만약 MDF판이 아니라 자작나무 합판이었더라면 얼마나 톱질이 힘들었을까?


작업을 밤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나머지 구멍의 가공은 다음날 아침에 마쳤다. 선을 납땜한 뒤 바깥쪽에서 유닛을 장착했다. 40와트짜리 인두를 콘센트에서 빼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 식은줄로만 알고 손으로 잡아서 화상까지 입었다.


흠... 이제야 통 크기와 스피커 유닛 크기가 잘 어울린다. 작업이 끝났으니 소리를 들어보자.


튜닝이 완료된 양산품 스피커 시스템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밀도감은 떨어진다. 풀레인지로서의 한계도 당연히 남아있다(요즘 인터넷에서 자작용으로 팔리는 저가형 유닛에 '풀레인지'라는 말이 지나치게 남용된다. 휴대용 라디오에 손바닥만한 스피커 유닛이 하나 박혀있다고 해서 그것을 풀레인지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따지면 아파트 세대용 방송 스피커도 풀레인지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사실 HA-165B60도 전문 음악재생용 유닛은 아니니 풀레인지 스피커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약간 라디오스런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나(실제로 에이징을 겸하여 튜너를 듣는 중) 이만한 가격에 만족할만한 소리는 난다. 오히려 통이 너무 고급인지도 모르겠다. 

자작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지만, 앞선 두번의 경험이 전부 만족스럽지 않았기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풀레인지에 대해 지나치게 큰 기대를 하는 것도 옳은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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