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해답은 다음 주 화요일 조직 검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이다. 전부 절제해 버렸으니 더 이상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 모낭에 세균이 감염이 되어 노란 고름이 잡히면 모낭염(folliculitis)이라고 하는데, 모낭염이 심해지고 커져서 결절(비정상적으로 커진 덩어리)이 생긴 것을 종기라고 한다. 출처
- 표피낭종은 모낭의 입구가 피부에 막히거나, 표피 부위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피부 안쪽으로 들어간 후 증식하면서 낭종의 벽을 형성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낭종의 내부는 벽에서 만들어진 케라틴이라는 물질로 채워지게 됩니다. 출처
표피낭종(epidermal cyst 또는 epidermoid cyst)을 피지낭종(sebaceous cyst)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출처). 아마도 주머니 모양의 것에 피지가 들어차는 일이 흔하기 때문일 것이다. 표피낭종은 집에서 고약한 치즈 냄새가 나는 기름 같은 것을 아무리 손으로 짜 내어도 내부의 주머니가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 방법이라고 한다. 엉덩이의 피지낭종을 제거한 사례(링크)를 하나 소개한다. 집도한 의사 선생님께서는 '월척'이라 표현하였다.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으니 용기가 없으면 클릭하지 말 것. 사실 유튜브에는 이보다 더 심한 수술 사례도 얼마든지 나온다. 피부 속에 들어 차 있는 그 무엇인가를 짜서 꺼내는 영상을 보면서 쾌감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나의 오른쪽 궁둥이에도 같이 데리고 살기에는 불편한 '덩어리'가 하나 있었다. 과거형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제 외과의원에 가서 제거를 하는 간단한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끔씩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아프고, 짜려고 노력을 해도 나오는 것은 없고, 고약을 발라 두어도 쉽게 낫지가 않는 상태로 수십 년을 그냥 두고 참아 왔다. 특히 불편한 점은 딱딱한 바닥이나 의자에 앉으려고 하면 이 덩어리가 바닥과 궁둥뼈(좌골, ischium) 사이에 눌리면서 '억' 소리가 나게 아플 때가 많았다. 이는 특별히 부풀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러하였다.
도저히 이런 상태로 살기는 너무나 불편하여 근처의 외과를 찾아서 수술로 제거하기로 하였다. 흔한 표피낭종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초음파 검사로는 특별한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 초음파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만지면 딱딱하고 아픈 것은 무엇인가? 다른 가능성에 관한 설명을 들었으나 병명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쨌든 제거하기로 하고 수술대 위에 누웠다. 마취 주사가 생각보다 꽤 따가웠지만 수술 하는 동안은 아픔을 느낄 수 없었다.
수술을 마치고 제거한 조직을 보여 주었다. 주머니 모양의 것은 없었고, 딱딱한 조직을 잘게 잘라 놓은 것만이 거즈 위에 남아 있었다.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수술은 어제 낮에 받았고, 연휴가 끼어 있어서 4일 후에 다시 병원에 오라고 하였다. 이틀 정도는 물이 닿지 않게 주의를 하라고 하였으나, 다음 내원하기 전까지 집에서 드레싱을 바꾸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꿰맨 상처는 거즈 드레싱이 더 낫다고 한다. 그리고 봉합한 뒤 삼사일이 지나 피가 나지 않는다면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고 말린 뒤 소독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때부터는 물이 닿으면 큰일 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값비싼 습윤 드레싱은 찰과상과 같이 삼출물이 많이 배어 나오는 상처를 흉터 없이 낫게 하는데 적합하다. 어차피 눈에 보이는 곳도 아니라서 흉터가 남아도 상관은 없다.
피지 분비가 남들보다 많은 체질이라서 그런지 몸 곳곳을 뒤지면 칼을 대서 제거하고 싶은 덩어리가 만져지는 곳이 있다. 수십 년 동안 아무런 증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나와 평화로운 공존을 하는 것도 있고, 건드리면 성을 내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을 전부 칼을 대서 없애기도 힘든 노릇이다. 왜냐하면 돈과 시간이 드니까! 살갗에 작게 거치적거리는 것이 있다고 하여 함부로 짜거나 손톱으로 잡아 뜯지 말아야 되겠다. 잘못하면 덧나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일이 생긴다.
요즘은 주변에 피부과가 많이 있지만 이런 질환을 수술로 제거해 주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제대로 치료를 받고 싶다면 외과를 찾을 것.
2023년 6월 8일 업데이트
어제 병원을 찾아 실밥을 뽑았다. 조직검사의 결과는 지루성 각화증이라고 한다. 엉덩이에 지루성 각화증이라니? 의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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