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3일 토요일

[6LQ8-6П6С SE amplifier 제작] 끝이 보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걸렸다는 것은 개인 위생에 주의하고 잠시 몸을 쉬라는 의미일 것이다. 출근도 하지 못하는 이 소중한 휴식 시간 동안 나는 매일같이 택배로 들이닥치는 부품을 맞이하고 부지런히 납땜질, 톱질, 드릴질을 하였다. 고열이나 전신 증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집에서 이 정도의 일을 하는 데에는 부담이 없었다. 그 사이마다 짬을 내어 Bergey's Manual of Systematics of Archaea and Bacteria에 투고한 챕터의 리비전 작업을 하였고, 더욱 미안한 일은 아내에게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옮기고 말았다는 것이다. 파견 근무를 하면서 방 하나짜리 오피스텔에 같이 살고 있으니 제대로 격리를 할 수가 없다. 아내가 회복되는 동안 내가 다시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터이니 앞으로 며칠 동안은 내가 집안일을 도와야 한다.

Bergeys' Manual에 2018-2019년 무렵에 투고했던 챕터 원고는 무슨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몇 년이나 제대로 리뷰가 되지 않고 있다가 올해 들어서 갑자기 속도가 붙었다. 그 사이에 새로운 genome이 계속 등록되었으니 이를 반영하느라 분석을 거의 완전히 새로 실시하였다. 그렇게 보낸 revision이 벌써 두 번째이니 그 정성에 감복해서라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제대로 게재 승인이 나면 이에 관한 스토리를 써야 되겠다. ComplexHeatmap 패키지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느라 새로운 기능을 꽤 많이 익혔었는데,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잘 정리해 두어야 될 것 같다(2023년 2월에 쓴 글 링크).

닥스훈트가 그려진 나무 상자에 진공관 회로를 꾸며 넣기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오늘 드디어 완성에 가까운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음의 사진은 5월 10일부터 작업한 것을 찍은 것이다.



가구 DIY용 삼각 평철에 음량조절용 가변저항과 네온램프를 달기로 했다. 닥스훈트가 네온램프의 냄새를맡는 것처럼 보인다. 전원 스위치를 고정한 구멍은 매우 거칠게 가공이 되었다.

재활용 전선을 많이 사용했더니 색상이 다양하지 않다. 나중에 보수를 하려면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사전에 몇 번이고 그림으로 그려 보고, 배선을 하면서도 계속 확인하였다.

오늘 작업은 여기까지.


RCA 단자와 가변저항을 연결하는 최종 마무리 작업은 망가진 출력관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 주문한 진공관이 배송된 뒤에 하기 위하여 남겨 두었다. 진공관의 배송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YNT는 옌타이(중국 산둥성 동북부의 항구도시), PTK는 평택항이라는 설이 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국내에는 들어왔지만 아직 세관을 통과하지는 못한 상태라고 이해하자.

Parcel status:Delivering
nation:Mainland China -> South Korea

2023-05-10 12:00:00    -PTK-Linehaul Arrival:Arrived PTK
2023-05-09 20:00:00    -YNT-Linehaul Departure
2023-05-09 17:00:00    Leaving from departure country/region
2023-05-09 13:38:55    Export clearance success
2023-05-09 07:53:29    Arrived at departure transport hub
2023-05-06 21:39:11    Outbound in sorting center
2023-05-06 21:12:36    Inbound in sorting center
2023-05-06 20:42:36    Accepted by 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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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업에서는 한쪽 채널에서 소리가 잘 나는 것까지 확인하였다. 가조립을 한번 했었기 때문에 실수는 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어떤 싱글 앰프를 만들더라도 첫 연결에 소리를 잘 낼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번 제작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부품은 IC114에서 구입하였다. 20 mm 유리관 퓨즈는 1 암페어 규격의 것이 가장 적당한데, IC114에서는 유독 이 제품을 200개 단위로만 팔고 있어서 0.5 A와 1.5 A를 같이 소량으로 구입하여 보았다. 0.5 A 퓨즈는 어제 테스트한 결과 전원을 넣기가 무섭게 끊어져 버렸다. 혹시 배선에 실수를 하여 단락이 일어난 것은 아닌지 몇 차례나 확인을 하였다.

진공관 히터는 서로 직렬로 연결하여 12 V 5 A 어댑터로 작동하였다. 어댑터가 너무 커서 플라스틱 케이스를 전부 벗겨내야만 했다. 어댑터는 별도의 3구 AC 파워 케이블을 꽂아서 쓰는 형태이다. 파워 케이블이 차지하는 공간도 상당하므로, 어댑터쪽 소켓의 접접에 굵은 전선을 직접 납땜한 뒤 열수축 튜브로 마감하였다.

예전에 43 오극관 싱글 앰프를 만들 때에는 히터 점화용 어댑터에서 유도되는 잡음이 상당하여 앰프 내에서 위치를 잡느라 무척 애를 먹었었다. 이번에 사용한 어댑터는 용량도 꽤 크고 잡음을 차폐하기 위한 방책도 마련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게도 꽤 나간다.

이 어댑터의 출력쪽 마이너스극과 220  V 접지는 내부적으로 서로 연결된 상태이다. 히터 전원의 마이너스극과 앰프의 마이너스는 연결이 반드시 되어야만 하는데, 이것이 전원부의 안전 접지에 연결될 경우 혹시 잡음이 유도되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이번 작품은 Corona Amplifier라고 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앞으로 일주일 안에 어떻게든 완성이 될 것이고, 공구와 남은 부품도 슬슬 정리를 해야 되겠다. 대전에서 납땜인두를 들고 서울에 왔을 때에는 과연 이번 파견 근무 기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던 것을 생각하면, 의미 있는 작품을 하나는 남기게 되었다.


2023년 5월 14일 업데이트

최종적인 앰프의 외관은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될 것이다. 임시로 배선했던 네온 램프를 제대로 납땜하여 연결하였다. 네온 램프는 LED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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